카페동네
노력 대비 훌륭한 경치를 볼 수 있다는
지미봉에 올라간 건 정말 잘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 여름날 등산으로 땀 한 바가지를 쏟고나니
우린 급격히 당이 떨어짐을 느꼈다.
달달한 커피나 먹자고 우연히 들어간 동네 카페에
모든 테이블이 의심스러운 주황색 빙수를 먹고 있었다.
생 당근 특유의 비린내를 싫어하는 나였지만
그날은 호기심에 당근 빙수란 걸 시켜보았다.
부드럽게 갈려져 나온 당근 눈꽃얼음 위엔
호두 등의 견과류들이 한 웅큼 뿌려져 있었다.
입안이 얼얼하도록 크게 한입…하는 순간
당근의 상큼하고도 건강한 맛이 느껴지면서
물로도 해결 못한 갈증이 사르르 가셨다.
고소한 견과류와는 어쩜 이리도 잘 어울리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