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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부신 날 Sep 26. 2023

(책꼬리단상) 내 인생의 팬은?

인새은 스포츠

[인생은 스포츠다 - 내 인생의 팬은?]

내가 야구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 안에서 인생을 보기 때문이다. 스토리와 감동이 없는 스포츠가 어디 있겠냐마는 야구는 우리가 사는 세상과 가장 닮았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구기 종목이 어떤 상황에서든 한 골을 넣으면 똑같이 한 점을 주지만 야구는 그렇지 않다. 똑같은 코스의 안타를 쳐도 앞에 주자가 없으면 0점이고, 주자가 득점권에 있어야만 점수를 얻을 수 있다.


똑같은 비거리의 홈런을 쳐도 상황에 따라 어떨 때는 1점이고, 어떨 때는 한꺼번에 4점을 얻는다.


우리 인생도 그렇지 않은가. 노력에 따른 성과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돌아가지는 않는다. ‘도루’처럼 잠깐 방심하면 내 자리를 훔쳐가는 경우도 있고, 유독 심판의 재량이 커서 오심(誤審)의 가능성도 많은 야구처럼, 살다 보면 억울하지만 참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일도 생기는 게 인생이다.


(한 번에 되지 않는 사람 : 쉽게 얻은 사람은 모르는 일의 기쁨에 관하여

 김경호)



요즘 시간대가 비슷한 아시안게임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는 분이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저도 축구 게임을 몆  번 봤습니다만.  우리나라 선수들이 너무 잘해서 긴장감이 없어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스포츠는 인생이다.

뭐, 인생이란 무엇이든 갖다붙여 비유해도 다 들어맞겠습니다만, 스포츠만큼 딱 맞는 비유는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특히 저자가 말한 것처럼, 승리한 것처럼 보이는 야구의 홈런도 어떨 때는 1점밖에 못 얻고 어떨 때는 4점을 얻으니 이보다 더 노력에 대한 결과가 뒤죽박죽인 것이 어디 있을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1점으로 만족하고 웃을 수 있는 게 스포츠이고 인생아니겠습니까.


나아가, 홈런을 때렸음에도 불구하고 팀이 결국 패배했을 때, 그 홈런의 기쁨이나 가치는 패배의 아픔에 뒤로 감춰질 수밖에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홈런이지만 팀으로는 패배할 수도 있고, 딱 1점만 냈는데 그 1점으로 승리를 할 수도 있기에, 기쁨과 슬픔을 동시에 안고 가야 하는 애증의 삶이란 게 바로 이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지 않는 게 스포츠이고 인생입니다.

그렇지만, 노력한 만큼 그 결과가 드러나는 게 또 스포츠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땀을 흘리며 운동하고 연습하고 훈련을 하는 것이죠. 기회가 왔을 때 점수를 내기 위해서, 기회가 왔을 때 그걸 놓치지 않기 위해서, 항상 뛸 준비를 하고 있는, 그 긴장과 떨림.



개인적으로 저는 스포츠를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몸을 움직이는 운동경기는 젬병이기도 하고, 그것보다는 책 읽는 게 훨씬 신나고 재미있는 일이니까요. 하지만 국가대항전이나 이렇게 올림픽, 월드컵이 벌어지면 또 신나게 내가 뛰어다니는 것처럼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관람을 한답니다. 그쵸. 운동경기 보는 건 좋아합니다. 직접 하는 건 못하구요.


저자는 야구에서 늘 하위팀에 머문 LG트윈스 팬이라고 말하네요. 저는 스포츠에서 딱히 어느 팀의 팬이 되어본 적이 없어서 그 기분을 잘 모르기는 합니다만, 어떨땐 팬의 그 마음이 절절히 공감이 갈 때가 있습니다.


팬이 된다는 것은 인생에 있어서 누군가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과 같습니다. 1점에 질 수도 있고 이길 수도 있지만, 팬이 있다면 그 점수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초심으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팬이 있다면, 내 인생, 끝까지 완주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당신 인생의 팬은 누구인가요?

가족인가요?

친구인가요?

형제 자매인가요?

종교 공동체인가요?


아니면, 당신 자신인가요.


인생에 팬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어딘가에서 당신을 위해 눈물을 흘리고, 당신을 위해 기도하고, 당신을 위해 응원하는 누군가는 반드시 있답니다. 당신이 모를 뿐이지요.


추석 명절, 잘 보내시고,

건강하고 밝은 모습으로 다시 만날 수 있길 소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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