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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부신 날 Jul 04. 2024

[골밀도 검사를 하며-건강관리는 건강할 때]

[건강관리는 건강할 때 해야 한다]


오늘 고지혈증 약이랑 칼슘제가 떨어져서 다니던 내과엘 갔다. 골밀도 검사한 지가 1년 정도 되었다고 오늘 해보자고 하신다. 일반적으로 허리 척추 부근과 골반 부위 두 군데 검사를 한다. 나는 50대 초반에 -2점대를 기록하며 골밀도 감소증을 앓았는데, 그때 보건소 선생님이 깜짝 놀라 펄쩍 뛰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남자 50대에 이런 골밀도 수치는 처음 본다는 것이었다. 정상과 골밀도 질병의 경계였지만 점수는 곧 약을 먹어야 할 수치 턱 밑까지 다다르고 있었다. 골밀도 진단이 나온 게 아니어서 약 처방은 할 수 없지만 뼈를 강화하는 근력 운동과 칼슘제 복용 등 식습관 조절을 당부했다.


내가 스스로 보건소를 찾아가 골밀도 검사를 해보자고 한 건 차량을 운전할 때 정강이뼈가 너무 아팠기 떄문이다. 정형외과에서 검사를 다 해보았지만 모두 정상이었고 약을 먹어도 특별히 증상이 나아지지 않았다. 인터넷으로 검사를 다 해 보았지만 정강이 부분에 대한 골밀도 검사를 하는 곳은 없었다. 나는 골밀도를 의심했다. 결과적으로 내 의심, 추측이 사실로 판명되는 순간이었다.


1년 뒤 모 정형외과에서 다시 실시한 검사에서 나는 빨간색 지표에 들어가는 -2.5 이하의 점수로 골다공증 환자가 되었다. 자기 병원에서 50대 남성 중에 골다공증 환자는 처음이라며 축하아닌 축하를 했다. 이런 임상 사례를 만나서 기쁜 것일까. 내가 보기에 그는 만면에 웃음을 띠고 있는 듯했다. 이렇게 나의 골다공증 질병은 시작되었다.


1년 동안 꾸준히 골다공증 약을 먹고 그 다음 해 다시 골밀도 수치를 검사했다. 그런데 맙소사. -3.0을 넘어선 수치가 나왔다. 말 그대로 충격이었다.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니 이 수치는 노인분들이 살짝 넘어졌는데 골반이 부러지거나 해서 사망에 이른다는 공포의 골밀도 수치였다. 


1년 동안 꾸준히 약을 먹었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병원에서도 깜짝 놀랐고 처방 용량을 높이고 다시 1년을 기다렸다. 골다공증 검사는 1년에 한 번만 보험 적용을 받는다. 그래서 병원에서도 가능하면 1년에 한 번 실시한다. 자주 하려면 비보험으로 자기 비용을 내야 한다. 내가 처음에 보건소를 찾아간 것은 보건소가 가장 저렴했기 때문이었다.


그 뒤로는 계속 좋아져 정상 수치 범위로 돌아왔다. 나는 병원 처방을 받아 칼슘제를 꾸준히 먹고 있다. 그런데 2년 전부터 다시 골밀도 감소증 수치로 경계선에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걷기 운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던 터라 오늘 수치는 정상 범위에 들어가 있기를 기도했다.


그런데 여전히 경계선에 속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1점대로 경계선 중에서도 양호한 편에 속한다는 사실이었다. 골반 부위는 거의 정상쪽에 근접해 있었다. 하지만 결론은 아직 내 골밀도는 정상 범위가 아니라는 것이다. 뼈에 구멍이 송송 뚫려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조금 심하게 넘어지면 골절이 일어날 확률이 높다. 노인 분들이 낙상으로 사망하는 것은 골밀도 저하에 따른 골반 골절로 인한 이유가 매우 높다.


오늘 피검사, 소변검사, 골밀도 검사까지 해서 8만원 넘게 나왔다. 급여생활자가 아닌 사람으로서 8만원이 주는 부담감 매우 크다. 6월도 보릿고개를 겨우 넘어왔는데 7월이라고 현재로선 별로 나아진 게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내 건강을 알아보고 충격을 받고 더 건강해지기 위해서 내가 노력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건 8만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본다.


그동안은 당뇨 수치를 떨어뜨리기 위해 채식 위주의 식단과 걷기 유산소 운동 중심으로 해 왔는데, 이제는 골밀도 증가를 위한 대책도 마련해야겠다. 건강이란 건강할 때 관리할 수 있다. 오늘 순서를 기다리면서 병원에서 틀어놓은 당뇨병에 대한 영상을  봤는데 정말 무서웠다. 외가쪽 친적분들이 모두 당뇨 합병증으로 돌아가셨기 때문에 나 역시 긴장하고 있다.


 오늘은 8만원어치 중요한 공부를 했다. 아니, 아직 골밀도가 경계선에 있다는 결과는 8만원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지는 것이다.


무엇을 하든 건강해야 할 수 있다. 건강해야 글도 쓸 수 있고, 책도 읽을 수 있다. 건강해야 걸을 수 있고, 건강해야 취미활동도 할 수 있다. 그러니 아직 조금 더 건강할 때 남은 삶의 건강을 위해 알아보고 계획하고 준비하고 실천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내 인생, 내 건강, 다른 사람이 챙겨주지 않는다. 나이 들어 신장 투석을 하거나 당뇨 합병증으로 다리를 절단하거나, 뇌졸중으로 신체 한쪽이 부자연스러워지거나, 치매로 인해 기억을 잃거나, 암으로 투병을 하거나, 하는 일들이 주변에는 너무 자연스럽게 많다. 내가 어디에 속할지는 모르겠다. 소망하기는 건강하게 늙다 하늘나라를 가는 것이지만, 그게 사람 뜻대도 되지는 않을 것이고, 최대한 자녀에게 짐이 되지 않는 모습으로, 추하지 않는 모습으로 살다 존엄한 죽음을 맞이하면 좋겠다.


건강은 하루라도 더 건강할 때 관리하고 지켜야 한다.

무엇을 먹을까, 어떤 운동을 할까,를 고민하고 투자하는 데 드는 시간을 아까워하지 않아야 한다. 다른 욕심을 내기보다 건강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자. 오늘이 내게 주는 교훈은 이것이다. 건강할 때 건강을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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