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독서단상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봄부신 날 Sep 22. 2016

<노란 불빛의 서점>

루이스 버즈비

글쓴 이 : 루이스 버즈비
옮긴 이 : 정신아
펴낸 이 : 문학동네
총 쪽수 : 293


한 줄로 제목을 만든다면 : 

한 탐서주의자의 광활하고 따뜻한, 서점과 책과 출판과 작가에 관한 이야기


책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무심하게 지나갈 수 없는 제목의 책들이 있다. 바로 책 그 자체 또는 책을 품고 있는 서점에 관한 책들이다. 


책돌이 책순이들은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것처럼, 서점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여기 <노란 불빛의 서점> 저자 역시 그러했는데, 그는 아예 책방 점원으로 취직을 해 버렸다. 그는 운명적으로 책과 떨어질 수 없는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중년이 훌쩍 넘어선 지금에도 산티아고 순례자들처럼 경건하게 서점 순례를 하며 다양한 서점들의 노란 불빛에 취하고 비틀거린다. 이 책은 그 노동의 집약체, 과거와 현재를 잇는 책과 작가들에 관한 뒷이야기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정체성은 딱히 무어라고 꼬집어 말하기가 어렵다. 역자도 후기에서 여러 장르가 한데 어우러져 읽을수록 흥미를 더한다고 했다. 평범한 일기처럼 시작한 소소한 에피소드는 어느새 탐서주의자가 된 주인공의 성장소설로 탈바꿈하고, 나아가 출판 비즈니스의 숨겨진 역사를 소설보다 더 재미있게 풀어놓기도 한다.


특히 이 책은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즈』가 금서로 지정되는 가운데 어떻게 출간되고 독자들에게까지 나누어지는지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그러나 이 책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은은하고 따뜻한 책방의 이미지, 서점에 대한 자신의 회고담이다. 탐서주의자. 책사랑꾼, 책돌이 저자의 책에 대한 사랑 이야기이다.


후기를 쓰는 나 역시, 청년 시절엔 밥을 굶으면서 서점만 보이면 들어가 책을 사곤 했다. 책을 산다는 것은, 책을 만든 저자에 대한 위로와 격려이다. 책 한 권이 만들어지기까지 작가들의 노력과 힘듦이 얼마나 큰지 알기에, 나 하나의 책 선택은 작지만 그들에게 큰 위로가 될 줄 믿는다. 


물론 그 이면적 이유 외에 기본적으로 책을 만질 때 느껴지는 촉감, 책 표지를 쓰다듬을 때 전해져 오는 감동, 책을 후르륵 넘겨볼 때 바람결에 실려 나오는 향기 등이 나를 기쁘게 한다. 물론 책 속에 숨겨져 있는 이야기의 즐거움은 논외로 하고 말이다.


서점, 
마음은 뜨겁게 불타오르는데 
몸은 조용히 가라앉는 그 비밀스러운 곳.


책 뒤 표지에 소개된 ‘서점’에 대한 정의가 전혀 어색하지 않다. 서점은 바로 그런 곳이다. 작가는 바로 그 서점을 그리워하며, 그 서점들에 대한 얘기를 쉬지 않고 재잘거린다. 


내게도 독립서점의 꿈이 있다. 옆지기는 필시 망할 거라며 반대하지만, 작은 책방 하나 노란 불 켜두고, 찾아오는 손님들과 하루 종일 책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 노란 소망은 아직 촛불처럼 조용히 타오른다. 이룰 수 있는 꿈인지는 잘 모르겠다. 


노란 불빛의 서점. 

맨 마지막에 노란 색지가 포함되어 있다

참 따뜻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는 고흐의 자연을 다시 본다>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