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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봄날 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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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부신 날 Jul 18. 2023

타향의 거리

[타향의 거리]




파송의 노래를 부르며

나는

눈물을 삼켰고

너는

눈물을 흘렸다.


파주

태양이 가장 아름답게 떨어진다는

낙조마을


태양은 날마다

혼자 떨어지는 연습을 하고

나는 날마다

그 옆 공터에서

혼자 늙어가는 연습을 하였다.


일을 마치고 돌아가면

또 다른 가족인 양

1.5평의 감옥같은 쪽방이

시커먼 입을 벌리며 나를 삼켰다.


사울왕을 피하여

막다른 동굴 속에서 노래를 부른

다윗을 닮기엔

내 신앙이 너무 열악했다.


그래도 기도하며

마지막 시간을

낮달 반달과 함께 한

곱디고운 낙조처럼

그렇게 저물게 하였다.

그렇게 아름답게 하였다.


결코

물러서지 않았다.


(후조 요나단, 이태훈, 2009)


시편기자 : 

1년여간 파주에서 주말부부를 한 적이 있습니다.

주말부부가 아니라 주말가족이었죠.

그때 불가피하게 고시원에서 생활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내가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지 깨달았습니다.


물러서지 않았다,는 마지막 시편은

그랬다라기보다는 그랬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이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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