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요나로그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요나 Dec 15. 2022

책 사는 게 취미인 사람

Born to read

요 근래 고전 및 근대문학에 꽂혀서 지나치리만큼 책을 사들이고 있다. 그에 따라 공간이 협소해진 바, 원래 있던 책들 중 영 손에 감기지 않는 것들을 처분해야만 했다. 다소 속이 상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모두 다 끌고 갈 수만 있다면야 지금보다 훨씬 행복했겠지만, 나는 여의치 않은 환경에서 최선의 선택을 해야만 했다. 총 20권 정도가 판매 처분을 받았고 오늘 밤 애틋한 마음으로 정리해둘 예정이다. 그중에는 10년 넘게 예뻐라 한 책도 있다. 정말 좋아하는 책은 열 번 스무 번도 훨씬 넘게 읽기 때문에 낡고 닳아 허름하기 짝이 없는 모양새다. 내 시간이 녹아들어 있다고 생각하면 또 마음이 아려온다.

하지만 책장도 다이어트가 필요한 법. 새로운 책을 채우기 위해선 헌책은 슬슬 퇴장을 해주어야 한다. 이렇게 나의 공간은 또 한 번의 순환 주기를 거친다. 이번에는 몇 년이 갈지 나조차도 예상할 수 없다. 읽은 것보다 읽어야 할 것이 더 많지 않나 생각되는 요즘, 사소하면서도 커다란 변화는 새로운 생동감을 주고 있다.

요즘 독서 기록 블로그 활동에 막연한 불만이 생기고 있다. 불만이라기보다, 나 자신이 충족되지 않는다고 보는 게 더 맞겠다. 무언가 새로운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미 나는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있다고 여겨지기도 한다. 이 이상의 시간을 투자하면 일상이 더 빠듯해지고 만다. 어쩌면 지쳐 나가떨어질 확률도 높을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읽은 책들 모두를 리뷰하기보다는 정말로 내 기준에서 무척이나 좋았고 또 읽고 싶은 책들만 독후감을 쓸까 한다. 그동안은 마음에 들지 않아도 검색량과 조회수를 늘리기 위해 억지로 써낸 리뷰가 (솔직하게) 많았다. 어느 정도 안정화가 된 지금, 조금 더 내 진정성을 담아도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다. 그저 순수하게 읽고 즐기던 예전이 그립기도 하다. 시작한 이상 내 한 몸 다 바쳐 할 수 있는 데까지 하겠지만 그만큼 부담이 되기도 하여 항상 조심스럽다. 어쨌든 오늘도 책을 샀다. 다 진심으로 리뷰를 올리고 싶은 책이기를 간절히 바란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는 몇 번의 정리를 더 해야 할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