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아카이브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요나 Mar 23. 2023

아름다운 것만이 아름다운 게 아님을

의외로 끌리는 추

근무하는 출판사의 프로젝트로 작성한 글입니다.




안녕하세요, 욘케터입니다. 

인사를 드린 지 벌써 일주일이 흘렀네요. 모두 한 주 행복하고 건강하게 보내셨는지요? 


저는 불현듯 코앞으로 다가온 마케터 브런치 업로드 일자에 살짝 어깨가 무거웠지만, 한편으로는 독자님들과 자유로이 생각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설레기도 했습니다. 어떤 글을 써야 할지, 많이 부족하지는 않을지 고민만 줄곧 하다가 드디어 노트북을 켰습니다. 마케터의 공식 첫 글이니 마케팅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까요. 커피 한 잔과 함께 가볍게 즐기실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


아름다움은 보기에 모난 데가 없으며 순수하고 만족스러운 기분을 느끼게 해 줍니다. 세상에는 아름다운 게 참 많습니다. 꽃, 하늘, 보석, 감독의 감성이 가득 담긴 영화 장면, 사랑하는 사람 등이 그러하겠죠. 미적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개체들은 여러 주체의 다채로운 관념과 시선을 통해 구체적인 형태로 나타납니다. 워낙 다양한 기호가 오가기 때문에, 개중에는 특이취향이라고 할 만한 것도 존재합니다. 저는 그 특이취향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어요.


마케팅, 즉 무언가를 남들에게 소개하고 권할 때 대개 '아름다움'의 관점에서 제품을 홍보합니다. 시선을 사로잡는 디자인, 편리하고 좋은 기능, 제품의 선한 영향력 등 온갖 좋은 면을 내걸어 추천하지요. 하지만 이와는 정반대의 괴기스럽고 엽기적인 느낌의 광고를 살면서 단 한 번이라도 보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그로테스크 마케팅'이라고 하는데요. 순한 것들 사이에서 박차고 올라오듯 떠오르는 기괴한 이미지는 오히려 충격적이고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기 마련입니다. 게다가 나도 모르게 한 번 더 보게 되는 효과도 있으니 금상첨화죠. 이러한 종류의 마케팅은 좋아 보이는 것들만 난무하는 세상에서 너무나도 명확히 새로운 자극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혐오스러움만을 두서없이 남발한다면 그저 불쾌하기만 할 뿐이니, 사람들의 관심을 끌 정도만의 적정선은 필요로 할 것입니다.


꼭 예쁘고 좋은 것이 아니어도 홍보 효과가 있다니, 참 색다른 접근입니다. 얼마 전에 <극한 식물의 세계>(김진옥, 소지현 저)라는 책을 읽었는데요. 괴이한 생김새와 꽃이라고 하기엔 상당히 거대한 크기, 그리고 말로 표현하기 힘든 악취로 곤충과 사람들의 방문을 유도하는 타이탄 아룸, 자이언트 라플레시아에 관한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저는 이 이야기에서 '그로테스크 마케팅'이 떠올랐습니다. 물론 식물들은 자기를 홍보할 생각도 없고 그래야겠다는 의지와 목표도 없겠지만, 지극히 인간중심적인 관점에서 바라보았을 때 이 식물들이 자신의 부정적인 면모를 내세워 오히려 다른 생물체의 관심을 이끌어냈다고 볼 수 있으니 배울 점이 가득하지요. 물론 역겨움을 역겨움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세상의 궤를 달리하는 생물이라는 그 자체로 숭고한 아름다움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테고, 그 악취와 기괴한 외모가 순수하게 마음에 드는 사람도 있을 테지요.


어쩌면 아름다움이란 쉽사리 정의 내릴 수 없는 개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지구상 모든 것들은 그 자체로 존재할 뿐 미추의 가치판단으로 따질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미추를 구분해야겠다면, 그곳에는 객관성이 적용되기 어렵다고 봐야 합니다. 무조건 개개인의 주관적인 취향이 반영되기 마련이니까요. 추의 영역에서의 높은 주목도 역시 그저 불쾌함에 기반한 일시적인 흥미일 수도 있겠지만, 분명 추를 미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정말이지 가지각색의 취향과 개성을 목격하며 세상은 의외로 극히 일반적인 관점에서 '평범'하게 흘러가지는 않는다는 걸 여실히 느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에겐 모든 편견과 틀에서 벗어나 아주 다양한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여러 분야에서 색다른 시각이 의외의 효과를 불러일으켰다는 사실은 역사적으로도 꽤 많은 사례로 기록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제품을 더더욱 좋게 포장하여 남들에게 소개해야 하는 마케터의 경우에는 이러한 융통성 있는 사고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편향된 의식의 굴레를 넘나드는 것, 그것이 바로 마케터로서의 중요한 자세이지 않을까 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평소라면 끌리지 않을 것들 혹은 남들이 다 이상하다고 말하는 것에 끌린 적이 있나요?

매거진의 이전글 나의 보물 창고, 서울책보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