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함에 대하여

깨달음과 반성

요즘 '오만함'에 대해서 탐구 중이다. 예전보다 훨씬 날카로워진 사회라 그런지, 거리낄 것 없이 자신의 오만함을 발설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되었다. 그들은 항상 자신이 우월하다고 여기는 점을 은근히 뽐낸다. 티가 나지 않는다고 생각하겠지만, 글쎄, 타인의 장점보다 결점을 비교적 쉽게 발견하는 인간 특유의 본능은 그이의 뻔한 의도를 너무나도 쉽게 파악할 수 있게 하지 않겠는가. 

그들은 자처하여 스스로를 처형대에 올리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스스럼없이 남을 무시하는 발언. 사실 자신도 별 볼 일 없으면서, 마치 비범하고 우월한 존재라는 양 뻐기는 자만심 넘치는 태도. 그야말로 근거 없는 비대한 자의식. 이토록 뽐내고 싶어 안달복달하는 사람들을 보면, 오히려 속에 수많은 허점을 갖고 있는 게 아닐지 한 번 더 살펴보게 된다. 마치 포장만 잘 된 빈 선물상자처럼 한없이 가볍고 내용 없는 자아는 아무 것도 매듭 짓지 못한 채 그저 허공만을 둥둥 떠다닌다.

생각하는 것처럼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다. 그리고 생각 외로 특별한 사람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냥, 다 똑같다. 저 사람도 어중이떠중이가 아니고, 나 자신도 특히나 뛰어난 사람이 아닌 것이다. 다른 사람을 멍청하다고 표현할 때, 또 다른 상황에서 나 역시 멍청한 사람이 될 수 있음을 항상 자각하고 있어야 한다. 오만으로 무너지는 사람을 많이 본 지금에서야 깨달았다. 불필요한 말은 언제나 독이 될 수 있고 타인을 향한 비난은 칼이 되어 내게 돌아올 수도 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