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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트럼프 정부의 MFN 행정 명령 관련 시나리오

제약바이오산업 및 보건의료체계에 미칠 수 있는 영향

by 호두골

지난 5월 12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존 IRA의 메디케어 처방 의약품 약가 협상 프로그램에 의해 설정된 약가인 MFP (Maximum fair price)가 여전히 기타 선진국 대비 59%(Stelara)에서 289%(Jardiance) 가량 높다는 점을 지적하며 일부 의약품에 대한 미국 내 약가를 주요 선진국 중 가장 낮은 약가와 동일 한 수준으로 낮추는 약가 정책을 골자로 하는 MFN (Most favored nation) 관련 행정 명령을 발표했다.


물론 이번 행정 명령에 대한 실현 가능성, 가능하다면 방식과 적용 범위 및 실효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확실 하지만, 고려해 볼 만한 몇 가지 시나리오와 제약 바이오산업 및 보건의료시스템에 미칠 직, 간접적 충격에 대해서 살펴보자.


Scope

우선 어떠한 보험 채널 (Commercial, Medicare, Medicaid 등)에서의 약가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지에 대해 살펴보면, 이번 행정 명령에서 MFN 약가가 CMS을 중심으로 한 관련 기관들을 통해 제약사들에 통보되도록 한 만큼 기존 IRA 에서와 유사하게 메디케어 채널을 통해 실행될 가능성이 높다. 메디케어의 약가가 사보험 시장 및 기타 채널에서의 약가에 직접적으로 연동되어 있지는 않지만 미국 내 주요 보험사 (MCO; Managed care organization)들이 메디케어 어드밴티지 (Medicare Advantage)를 통해 이미 50% 이상의 메디케어 플랜을 제공,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메디케어 채널의 MFN 약가를 기준으로 사보험 시장에서도 제약사들에게 추가적인 리베이트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 보면 MFN은 일차적으로는 메디케어, 이차적으로는 사보험 시장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다음으로 어떠한 의약품들이 MFN약가 정책의 대상이 될지에 대해 살펴보면, 모든 처방 의약품에 대해 무작정 MFN 약가를 적용하는 것은 그 파급 효과와 궁극적으로 연방 정부의 재정 지출을 낮추고자 하는 트럼프 정부의 큰 틀에서의 정책 방향성 측면에서도 효과적이지 않기 때문에 IRA약가 협상 프로그램과 유사하게 메디케어 지출액 상위 의약품을 대상으로 우선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행정 명령 발표에서 MFP가 여전히 MFN 기준 약가 대비 비싸다는 점을 지적 한 만큼 이미 가이드라인과 법률적 근거가 어느 정도 마련된 IRA 약가 협상 프로그램에 추가적인 가격 협상 메커니즘으로 MFN reference pricing을 활용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미 두 차례에 걸쳐 발표된 IRA 약가 협상 대상 의약품들에 대해 추가적인 약가 인하 압력이 존재하는 만큼 관련 제약사들이 MFN에 의한 충격을 가장 크게 받을 수 있다 (그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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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IRA 메디케어 처방 의약품 약가 협상 대상 의약품 목록 (출처: CMS)


마지막으로 어떠한 국가들이 MFN 약가 결정에 포함될 지도 굉장히 중요한데, 특히 유럽 주요국 및 캐나다가 International reference pricing의 주요 벤치마크로 활용되고 있는 만큼 이들 국가의 약가가 MFN 벤치마크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참고: Simon-Kucher report)


Impact

MFN 행정 명령의 제약바이오산업에의 영향에 대해 살펴보면, 가장 직접적인 일차 충격은 MFN 약가 정책의 대상 의약품들의 약가가 현재 수준 대비 10-20%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고, 이에 따른 제약사들의 매출 및 이익 단에서의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하지만 처방 의약품에 대한 지출이 미국 내 전체 의료비용 지출의 10% 미만이라는 점을 고려해 볼 때 4.9조 달러에 달하는 미국 내 연간 의료비용에 미치는 일차적 영향은 미미하다고 볼 수 있겠다.


이차적으로는 주요 블록버스터 의약품들의 약가가 낮아짐에 따라 보험사의 리베이트 수익이 하락함으로써 이미 인구고령화에 따른 의료 비용 부담이 심화되고 있는 주요 보험사들이 제공하는 의료 보험들의 보장폭을 줄이거나 (예를 들어, 현재 한 가지 적응증에 대해 다섯 가지 의약품을 커버했다면 이후에는 세 가지 또는 두 가지 의약품만 커버) 보험의 가짓수 자체를 줄임으로써 비용구조를 효율화하고자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글로벌 제약사의 입장에서는 말 그대로 Best-in-class가 아니면 보험등재가 불가능할 수 있기 때문에 연구개발 및 포트폴리오 전략을 보수적으로 수정*할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추가적인 파이프라인 조정 및 라이센싱 및 인수합병 측면에서도 임상적, 과학적 근거뿐 아니라 상업적 요소들도 중요한 고려사항으로 대두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5/14일 로슈는 MFN 약가 인하 정책이 실행된다면 올초 발표했던 미국 내 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힘


보험사와 제약사뿐 아니라 340B 프로그램을 통해 낮은 가격으로 의약품을 공급받고 표시약가 기준으로 보험 급여를 지급받는 80% 이상의 미국 내 의료기관들(IDN 및 community clinic 등)이 이러한 구조 속에서 간신히 수익을 내고, 유지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MFN에 의한 주요 의약품의 약가 감소는 이들 의료기관의 이익 폭이 감소하면서 다수의 미국 내 의료기관이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마지막으로, 가능성은 낮지만 최악의 경우 제약사의 입장에서 일부 국가에서는 특허만료까지 신약을 출시하지 않음으로써 MFN기준 약가를 최대한 높게 유지하는 등의 전략도 고려될 수 있는 만큼 MFN 행정 명령에 따른 영향이 미국을 넘어 전 세계의 제약의료시장 특히 신약 접근성 측면에서의 양극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도 중요하게 고려해보아야 할 것 같다.


또 각 나라의 보건의료체계는 '시간'과 '돈'이라는 사회적 자원을 국민의 건강을 위해 지불하게 되는데, 예를 들어 영국의 보편적 의료 체계(Universal heathcare system)의 경우 의료비용의 전부를 국가에서 지불하고 이로 인한 막대한 재정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사회구성원들이 부득이하게 ‘시간’을 지불해야 한다. 맹장 수술을 위해 1년 이상 기다린다는 영국 의료 시스템의 일화는 유명하다. 반대로 미국은 지금까지 어느 정도 ‘시간’보다는 ‘돈’을 지불함으로써 모든 신약이 출시되는 유일한 시장이자, 보험에만 가입되어 있다면 비교적 빠르게 양질의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지속적인 고령화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도달하는 의료비용 수준을 고려해 보면, IRA, MFN와 같은 정책기조는 앞으로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이고, 따라서 앞으로는 미국에서도 어느 정도 ‘시간’을 지불해야 하는 시기가 가까워져 올 수 있겠다.


향후 MFN 행정 명령이 어떻게 시행될지, 파급효과가 앞서 논의한 영역 중 어디까지 도달할지는 두고 보아야 하겠지만, 보건의료체계의 정교한 생태계를 무너뜨릴 수 있는 만큼 매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겠다.


주요 시장 의약품 P&MA 전략 AI 챗봇:

https://chatgpt.com/g/g-685e05fb0a388191a9a34fba688069ac-pharma-pricing-and-access-advis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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