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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 병용 Dec 13. 2019

타지마할

천상의 것인 듯...


주황색 큰 문을 열고 들어서니
멀리 햐얀구조물이 눈에 들어왔다.

인간이 만든 건축물을 보고 이렇게 가슴이 떨려본 적이 있었던가....


천상의 것인 듯  
또렷한 듯 희미한 듯 먼 듯 가까운 듯 하얗게 빛나는 게
마치 신기루 같다.


멍한 눈을 지그시 하고 한참을 눈의 초점을 맞추고서야
비로소 형체가 선명해진다.


한 여성을 향한 사랑과 집착이 만들어낸 결과물, 그 속에 녹아있을 수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

역사는 영웅이 만들고, 그 영웅의 똘끼(?)가 희대의 아름다움을 남겼다.


첫눈에는 신기루 같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던 것이
정작 일상에 돌아와서야
문득문득 뇌리에 선명하게 떠오른다.


타지마할
지금도 첫 대면을 생각하면 그 눈부심에 가슴이 뜨거워지지만
난 그것을 보면서 인간의 문화와 문명, 종교, 제도, 

아니다.

계급이란 것을 생각했었다.
그 가슴 떨리는 아름다움을 보고도 기껏 계급이라니...

전생에 내가 저공사장에 있었다면 내 계급은 무엇이었을까..


역시나 노동자나 노예가 아니었을까
아무리 후하게 처도 하급 기술자 이상이  떠오르지 않는 걸 보면 

현실이 전생까지도 규정하지 않나 싶은게 몹시 씁쓸하다.


다시 저곳을 갈 수 있다면  저 괴물 같은 건축물만 쳐다보며.. 더러 사람들만 바라보며

며칠을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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