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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 병용 May 02. 2020

보내다.

아주 사소한기록

오랜 시간 같이 살았으니 놓아줄 때도 되지 않았나 싶다.

사대문 안 출입금지당하는 수모를 겪으면서도 불평 없이 버텨왔다. 

급기야 언제부턴지, 아래에서부터 신음소리가 올라왔지만, 

애써 외면하면서 조금만 더 버텨주기를 바랐다.


同苦同樂이라는 말은 이런데에 쓰는 말이다.

객지 생활에 적응하고부터 같이 했으니, 강산이 정확히 두 번 바뀌는 동안   

내 균형 잡힌 일상을 위해 힘을 써 왔다.  


늦었지만 지금이 그를 보낼 적절 한때라 생각하고,

막걸리 한잔 극진한 예를 갖춰 올리고, 이별을 고한다.


그러나 멀어져 가는 뒤를 보니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울컥하기까지 했다.

누구를 보낸 들 이렇게 허전하고 가슴 시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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