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사소한기록
오랜 시간 같이 살았으니 놓아줄 때도 되지 않았나 싶다.
사대문 안 출입금지당하는 수모를 겪으면서도 불평 없이 버텨왔다.
급기야 언제부턴지, 아래에서부터 신음소리가 올라왔지만,
애써 외면하면서 조금만 더 버텨주기를 바랐다.
同苦同樂이라는 말은 이런데에 쓰는 말이다.
객지 생활에 적응하고부터 같이 했으니, 강산이 정확히 두 번 바뀌는 동안
내 균형 잡힌 일상을 위해 힘을 써 왔다.
늦었지만 지금이 그를 보낼 적절 한때라 생각하고,
막걸리 한잔 극진한 예를 갖춰 올리고, 이별을 고한다.
그러나 멀어져 가는 뒤를 보니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울컥하기까지 했다.
누구를 보낸 들 이렇게 허전하고 가슴 시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