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의 문법-기업인수(3)

한국의 문법(2)

by 스털링

종속적인 거버넌스 구조와 불안정한 리더십


한국의 많은 기업은 대기업 그룹의 의사결정 체계 안에서 움직인다.
전략적 판단보다 **“윗선의 결재”**가 우선이며,
한 기업의 방향성은 독립적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IT 계열사는 기술 전략을 세우기보다
그룹의 전사 전략에 맞춰 실행만 담당한다.
IT 계열사 CEO라 해도 독립적인 의사결정은 어렵다.
특히 M&A처럼 재무 구조를 변화시키는 결정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여기에 잦은 리더십 교체가 더해진다.
한국 대기업의 연말 인사 시즌은
업무 공백이 일상이 된 풍경이다.
대표이사의 거취가 불분명해지면 조직 전체가 멈춘다.
임명 전날까지도 자신의 거취를 알 수 없는 경우를 흔히 본다.


반면 글로벌 기업의 CEO는
실적 부진이나 비윤리적 문제 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장기적으로 자리를 지킨다.
내가 근무했던 A사만 해도 지난 20년 동안 대표 교체는 단 두 번뿐이었다.
한번은 대표이사의 은퇴, 또 한번은 사망에 따른 새로운 CEO의 임명이었다.

대부분의 CEO는 5년, 길게는 10년 이상 자리를 지킨다.


대표의 임기가 성과에 따라 보장되어야
비즈니스도 계획을 세우고 실행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의 리더들은 매년 자신의 거취를 걱정해야 한다.
이런 환경에서 누가 중장기 비전을 세울 수 있을까?


결국, 종속적 거버넌스와 불안정한 리더십이 결합되면
기업은 ‘비즈니스다운 비즈니스’를 하기 어렵다.
조직은 전략 대신 지시에 반응하고,
리더는 혁신보다 생존을 택한다.
이것이 한국 기업이 여전히 **“이벤트형 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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