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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 시 인성검사 200% 활용법

인성검사, 필터링만 하기에는 아깝습니다.

대개 채용인성검사는 스크린 아웃, 즉 필터링 목적으로 많이 이용한다. 인성 항목 점수/등급으로 줄을 세운 뒤, 일정 기준 하에 탈락시키고 나머지 선발 인원을 면접 등 다음 채용 단계로 넘기는 식이다. 굳이 인성검사를 더 활용한다면 면접에서의 참고자료일 것이다. 장점/약점 인성을 기반으로 질문을 던진다거나 할 때 인성검사 결과지가 도움이 되기도 한다.



채용담당자는 얼마나 꼼꼼히 결과지를 볼까?



채용담당자는 바쁘다. 특히 수많은 지원자가 몰리는 중견 이상 기업의 채용담당자일 경우, 인개별 지원자의 인성검사 결과지를 일일이 보기가 어렵다. 어차피 필터링이 가장 중요한 목적이다 보니, 개별 프로파일이나 패턴은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떨어진다. 그 대신 주목해서 봐야 할 곳은 결과지의 첫 부분, ‘종합 점수/등급/백분위’ 부분이다. 결국 이 부분을 중심으로 하여 필터링을 시도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단순히 필터링 목적으로 운용하기에는 인성검사에 들이는 돈이 너무 아깝다. 대개 인성검사에는 자기소개서나 면접 등 한정적인 기회를 통해서는 얻어낼 수 없는, 개개인에 대한 정말 많은 정보들이 담겨 있다. 우수하냐/아니냐, 몇 등이냐 수준을 넘어 성격 패턴은 어떤지, 직업가치관은 어떠한지, 평소에 잘 들여다보기 힘든 내면의 가치관/신념은 어떠한지 등 지원자에 관한 정말 많은 정보들을 찾아낼 수 있다. 


인성검사는 생각보다 잠재력이 많은 채용도구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인성검사를 더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1) 채용담당자가 인성검사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한다.

심리측정 평가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고까지는 말 않겠다. 그런 전문가가 되려면 통계학을 배웠어야 하고, 적어도 석사 이상의 고급 지식을 익히고 훈련했어야 한다. 인성검사 더 잘 활용하자고 대학원까지 가는 것은 솔직히 과잉 투자다. 하지만 비전공자라도 인성검사에 대한 견문을 넓힐 방법은 있다.     


첫째, 기초통계 공부 정도는 해도 된다. 최소한 원점수, Z점수, T점수, 스탠(스테나인), 백분위, 평균, 표준편차, 정규분포 등의 개념은 알고 있는 게 도움이 된다.


결국 대부분 인성검사의 점수 체계, 알고리즘은 ‘표준화’라는 절차가 핵심이다. 원점수를 T점수, 백분위, 스테나인 등 표준화 점수/등급으로 반환하며, 이 상대 비교 점수인 표준화 지표의 정확성/우수성은 비교 준거, 즉 심리검사 업체가 보유한 누적 응시 데이터의 양과 질에 달려 있다. 인성검사의 품질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비교 준거 데이터에 관한 정보도 필요하고, 결과지에 출력되는 점수 체계가 표준화 지표가 맞는지, 어떤 알고리즘으로 산출되는 것인지 모니터링하고 비판/제안할 수 있는 식견이 요구된다.


둘째, 검사 해석에 관한 상담/특강을 받아본다. 일단 시중에서 MBTI, MMPI, 성격5요인, Holland 검사, 기타 성격검사, 학습동기검사, 진로검사 등등 일반인이 접할 수 있는 심리검사가 많이 있다. 그리고 이들 검사를 서비스하는 업체들은 대개 해석상담/강의 등을 병행하고 있는데, 인사담당자 입장에서는 평소에 이런 심리검사들을 직접 해보고 상담/강의를 들으며 심리검사에 관한 지식을 넓힐 수 있다.



아니, 전문가를 괜히 쓰나? 바빠죽겠는데 왜 내가 해야 돼?
→ 그럼 외주업체에 적극적으로 요청이라도 해보자. 많이 달라진다.



셋째, 채용대행/용역사를 통해 인성검사를 실시하고 있다면, 해당 업체에 소속된 연구원들과의 긴밀한 소통이 요구된다. 그간 여러분의 심리검사에 관한 경험/지식을 바탕으로, 현재 우리 회사에 서비스 중인 심리검사에 대해 이것저것 묻고 개선을 요구하라. 만약 심리검사 관련하여 아는 것이 없다면 단순 궁금 해결 차원에서라도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지식을 넓혀도 괜찮다.


규준 집단의 특성에 대해 알려줄 수 있나요?

표준화 절차는 어떻게 되죠?

검사의 신뢰도/타당도에 관한 자료를 보내주세요.

검사가 실제로 고성과자를 잘 예측하는지 검증해보고 싶어요?

결과지 내 항목들이 서로 중복되는 건 없나요(변별타당도 문제)?

가중치 지정은 어떻게 되어 있나요?



2) 인성검사로 ‘FIT’을 계산할 수 있다.

단순히 인성 점수/등급이 높은지, 낮은 지만을 가지고 우수 인재를 선발하는 것은 일차원적이다. 산업/조직심리학계에서는 일찍부터 ‘개인-직무 부합’, ‘개인-조직 부합’ 등 ‘FIT’의 문제에 관심을 가져왔다. 그리고 인성검사는 이 ‘FIT’을 알아보고 검증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도구의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인성검사로 구현할 수 있는 FIT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여기, 매우 다양한 종류의 'FIT'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지원자 - 고성과자/저성과자와의 FIT

지원자 – 회사와의 FIT

       : 인재상과의 FIT

       : 조직문화와의 FIT

       : 핵심가치와의 FIT

지원자 – 직무와의 FIT

       : 대표직무들과의 FIT

       : 우리 회사에만 있는 특수직무와의 FIT


     

만약 여러분 회사에서 이용하고 있는 인성검사에 ‘FIT’에 관한 지표가 없다면, 검사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결과지를 고도화할 수 있다. 우리 회사에 가장 잘 맞는 인재는 과연 누구일까? 이 질문은 인성검사를 단지 ‘필터링’ 용도로만 쓴다면 해결할 수 없는 질문임을 기억하자. 여러분이 심리검사에 대해 아는 만큼, 그리고 요구하는 만큼 인성검사는 더 나은 가치와 효율을 보여줄 것이다.



** 이 글은 HR 커뮤니티 인살롱에도 게재하였습니다.

https://hr.wanted.co.kr/insights/psytest_sel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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