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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nny May 28. 2020

일출과 일몰의 차이를 꼭 알아야 하나요?

어둠에서 나오는가, 어둠으로 들어가는가?

어느 날, 인스타그램에 창밖으로 본 일출 사진을 올렸다. 친구 아내가 댓글을 달았다. “일몰이 참 멋지네요!”


다른 날, 페이스북에 창밖으로 본 일몰 사진을 올렸다. 외국인 친구가 댓글을 달았다.  “멋진 일출 광경이구나!”


일몰과 일출의 차이는 누구나 안다. 해가 어둠 속으로 들어가는가, 어둠에서 나오는가? 하지만 사진으론 구분하기 어려운가 보다.


일출과 일몰의 차이, 인터넷 검색을 해보았다. 유명 화가나 사진작가의 작품에도 일출과 일몰을 담은 것이 있었다. 작품을 보는 이에 따라 일출을 일몰로 또는 일몰을 일출로 해석한다는 얘기가 있었다.


어떤 이는 빛의 파장으로 일몰과 일출 사진을 구분하였다. 일몰은 파장이 긴 빨간색이 강하고, 일출은 그보다 파장이 약간 긴 노란색의 느낌이 난다고 한다. 일몰은 동심원이 펼쳐진 듯한 느낌의 빛을 발산하고, 일출은 빛의 모양이 뻗어가는 느낌이라고 한다. 일출이 훨씬 부드러운 그러데이션을 보인다고.


다른 이는 해의 색깔과 하늘의 색으로 구분하였다. 해의 색이 일몰 때는 노란색, 일출 때는 거의 흰색에 가깝다고 한다. 하늘 색깔은 일몰 땐 노을색과 대비되는 짙은 파란색, 일출 때는 주변이 환해서 하늘의 색도 거의 하얀색이라는 것이다.


글을 쓰다 보니, 내가 이런 글을 왜 쓰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일출을 일몰로 보든지 일몰을 일출로 보든지 뭔 상관인가? 사진이든 그림이든 작가의 의도와 무관하게 보는 이가 자유롭게 감상하면 되는데!


예전 같으면 친구 아내와 외국인 친구의 댓글 밑에 다시 댓글을 달았을 것이다. "당신이 본 사진은 일출이 아니라 일몰입니다 또는 일몰이 아닌 일출이에요"라고. 하지만 이젠 "좋아요"만 누른다. 노사연 씨의 노랫말처럼 나도 "조금씩 익어가고" 있기 때문인가?

https://youtu.be/oDVG1R5wMrU​​ 노사연 [바램]

노사연 [바램]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겁니다


우리집 창밖으로 본 일출@kenny



우리집 창밖으로 본 일몰@kenny


서해 연평도의 일출@kenny


남해 신안군 증도의 일출@kenny


속초 마레몬스 호텔에서 본 일출@ke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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