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말, 글과 행동이 일치하는 삶 속에 있는지 자신을 뒤돌아 보았다
일주일 전 whalestar 작가님의 패러디 동화 [현자는 말이 없다]를 읽고 깊은 생각에 빠졌었다.
단단한 내면의 힘과 세계관에 영감을 받아서 글을 쓰게 되었다고 했다.
패러디 동화의 마지막 문장이다.
"현자의 돌은 오늘도 장미 숲에 고고히 혼자 숨 쉬며 말없이 존재하고 있다. 자신을 찾는 이들에게 전할 메시지를 품고."
상념을 정리해서 글로 적었다.
다른 이의 글을 읽고 영감을 얻는 whalestar님의 내공이 부러웠다.
내 글이 남에게 영향을 준다는 사실에 글쓰기 자세가 신중해졌다.
생각, 말, 글과 행동이 일치하는 삶을 사는지 주기적으로 복기해야겠다.
어젯밤엔 하루 일을 뒤돌아보며 자숙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다른 이의 험담이나 했던 '모난 돌멩이'였다. '현자의 돌'과는 아주 거리가 먼.
그의 험담을 왜 했었는지 생각해 보았다.
험담의 주인공에게 느꼈던 무례한 감정을 친구에게 전달하려 했던 것 같다.
좋게 보면 간접 경험을 통해 친구가 그런 무례함을 맛보지 않게 하기 위함이었다.
그래서 험담을 피하는 소크라테스의 [세 개의 채]로 나의 험담을 걸러 보았다.
우선 [세 개의 채]에 대한 얘기를 먼저 해야겠다.
어느 날 한 친구가 소크라테스를 찾아와서 말했다.
"이보게! 방금 자네 친구 ㅇㅇㅇ에 대해 어떤 얘기를 들었는데 말일세."
소크라테스가 그의 입을 막고 말했다.
"잠깐만! 내게 그 친구 얘기를 하기 전에 먼저 세 가지 시험을 통과해 주면 좋겠네."
"세 개의 채라는 시험일세."
"난 다른 이에 대한 얘기를 듣기 전에 우선 말의 내용을 걸러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네. 세 개의 채 시험을 통해서 말이야."
소크라테스가 첫 번째 질문을 던졌다.
"첫 번째 시험은 '진실의 채'를 통과하는 것이라네."
"자네가 나에게 얘기하려는 내용이 진실인지 아닌지 확인해 보았나?"
친구가 말했다.
"아니! 난 그저 사람들이 얘기하는 것을 옆에서 들었을 뿐이야."
소크라테스가 두 번째 질문을 던졌다. 친구의 첫 번째 답변에 대한 평가와 함께.
"그렇다면 자넨 그 얘기가 진실인지 거짓인지 잘 모른다는 말이군!"
"두 번째 시험은 '선의 채'를 통과하는 것일세."
"자네가 ㅇㅇㅇ에 대해서 말하려는 내용이 좋은 것인가?"
그 친구가 대답했다.
"천만의 말씀이야! 아주 좋지 않은 소문일세."
소크라테스가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그의 두 번째 답변에 대한 평가를 하면서.
"그러면 자넨 ㅇㅇㅇ에 대해 나쁜 소문을 내게 말하려고 했군! 그것이 진실인지 아닌지도 모르면서 말이야."
"마지막 시험은 '유용성의 채'를 통과하는 것이라네."
"그때 사람들이 ㅇㅇㅇ에 대해서 했던 말을 나에게 전하는 것이 유익한 일이라고 생각하나?"
그가 대답했다.
"뭐 꼭 그렇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네만."
소크라테스가 친구에게 단호하게 말했다.
"자네가 ㅇㅇㅇ에 대해 내게 하려는 말이 진실도 아니고, 선한 일도 아니고, 유익하지도 않다면, 왜 굳이 그 얘기를 나에게 하려고 하는가?"
첫째, 진실의 채에 걸러보았다. 내가 겪은 일이므로 진실이다.
둘째, 선의 채에 걸러보았다. 험담 주인공에겐 좋지 않고, 친구에겐 좋은 일이다. 하지만 내가 얘기하지 않았어도 친구는 그에 대해 이미 잘 알고 있었다. 굳이 얘기할 필요는 없었다.
셋째, 유용성의 채에 걸러보았다. 친구에겐 유익한 일이다. 하지만 친구도 그의 성향을 잘 알고 있었다. 굳이 얘기할 필요가 없었다.
결국 어제의 험담은 진실이긴 하지만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얘기를 한 셈이었다.
요즘 아내가 말조심하라는 얘길 간혹 하곤 한다.
청년 시절엔 과묵해서 좋아했는데, 나이가 들면서 말이 점점 많아진다고 했다.
말을 많이 하다 보면 실수도 하게 되는 법이다.
whalestar 작가님의 패러디 동화 마지막 문구를 되새겨본다.
현자의 돌은 오늘도 장미 숲에 고고히 혼자 숨 쉬며 말없이 존재하고 있다. 자신을 찾는 이들에게 전할 메시지를 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