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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nny Jul 13. 2020

아내의 기도와 며느리의 성경필사

아내와 며느리가 영적으로 통한 것 같다.

얼마 전 아내가 나를 위한 자기의 기도 제목을 알려 줬다. 남편의 입술에 파수군을 세워 달라고 기도한다고 했다. 젊을 때의 과묵하고 점잖은 남편이 좋았는데, 나이가 들면서 말이 너무 많아졌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몸의 기운이 발에서부터 머리까지 점점 올라간다는데, 지금 그 기운이 가슴을 넘어서 입까지 올라온 모양이다.


어릴 땐 발에 기운이 있어서 잘 돌아다니고, 그 기운이 몸의 중심부에 있을 때 결혼해서 자녀를 낳는다. 기운이 가슴에 올랐을 때 뜻을 이루고, 입으로 올라오면 말이 많아지며, 정수리에 오르면 세상을 떠날 시간이 된다는 설이 있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그럴듯하다.


오늘은 며느리에게서 카톡이 왔다. “아버님! 성경 필사 해 주실 수 있나요?” 요즈음 교회에서 성경 필사 릴레이를 한다고 들었는데, 며느리가 바통을 넘길 차례가 된 모양이다. “네 남편도 같이 하자고 해라!”라고 카톡 회신을 했더니, 거부하더라고 답이 왔다.


며느리의 요청으로 시편 141편을 필사하던 중 깜짝 놀랐다. 필사하는 구절 가운데 “여호와여! 내 입에 파수꾼을 세우시고 내 입술의 문을 지키소서!”가 있었다. 아내와 며느리가 영적으로 통했던 모양이다.


성경 필사를 마치고, 며느리에게 결과물의 사진을 찍어서 보냈다. 그리고 다시 읽었다. “여호와여! 내 입에 파수꾼을 세우시고 내 입술의 문을 지키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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