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enny Jun 24. 2021

6.25 전쟁과 호국전몰용사 공훈록

“아~ 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 날을~.” 청소년 시절, 매년 6월이면 즐겨 부르던 노래의 첫 소절이다. 해마다 학교에선 ‘상기하자 6·25’를 주제로 글짓기 대회, 포스터 그리기 대회, 웅변대회를 개최했다. 그 시절 나는 학교에서 주관한 행사에 직접 참가하는 방식으로 호국영령을 추모했다. 올해는 새로운 방식으로 추념 행사에 참여하게 됐다. 6·25호국전몰용사 공훈록을 작성하는 일에 동참하고 있기 때문이다.


https://youtu.be/6tryQ1fnuxg

6.25의 노래


6·25전쟁 당시 전사한 군인과 경찰은 모두 14만 1,113명이다.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는 창군기부터 6·25 전쟁과 베트남 전쟁기를 거쳐 대침투작전까지 총 16만여 명의 호국전몰용사 공훈록을 작성하는 사업을 주관하며, 매년 약 7~8천 명의 공훈록을 작성하고 있다.


호국전몰용사 공훈록


공훈록 작성을 위해 개인별 기본 정보인 소속·계급·군번·성명, 출생 일자·장소, 전사 일자·장소를 토대로 전투기록과 부대역사 등의 관련 군사사료를 집중 연구한 후, 그 결과를 정리해 호국전몰용사의 군경 복무시절 주요 활동과 참가했던 전투 경과, 전사 경위, 안장 위치, 무공훈장 수훈 내역 등을 찾아 기록한다. 호국전몰용사의 공적을 기리고  나라사랑 정신을 후대에 전한다는 취지에 맞게 한 분씩 차례차례 공훈록을 작성하고 있다.


개인별 공훈록을 작성하면서 특별히 기억나는 분들이 있다. 1950년 9월 칠곡전투에서 전사한 고(故) 염 모 경사는 만14세(1936.10~1950.9), 1952년 12월 장단지구전투에서 전사한  유 모 해병은 만16세(1936.6.~1952.12)의 꽃다운 청춘에 위국 헌신했다. 한반도의 북동단인 함경북도 삼해군에서 출생한 양 모 경사는 남서단에 위치한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에서, 제주도에서 태어난 양 모 해병하사는 함경북도 영흥만에 위치한 양도전투에서 호국의 별이 됐다. 어머니의 품이 여전히 그리울 10대 중반의 나이에 장렬하게 산화했거나, 한반도 북단과 남단지역의 고향으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진 반대편 끝단에서 전사한 호국영령들이다. 전몰용사 중엔 시신이나 유해를 찾아서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한 경우도 있지만, 대다수의 용사들은 그 이름만을 위패에 새겨 추모하고 있다. 호국전몰용사들의 명예를 드높이고 후손들의 자긍심을 고취시키기 위한 공훈록 작성과 자료 구축이 국가 차원의 연례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과거 경험했던 6·25 글짓기나 그림그리기 행사보다 보훈의 격이 한층 더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지난해 국가보훈처가 주최한 6·25 전쟁 70주년 행사는 ‘영웅에게(Salute to the Heroes)’란 주제에 걸맞게 조국의 품으로 봉환된 국군전사자 유해 147구에게 바치는 한편의 감동적 영화같았다. 정부 주관 기념식이나 호국전몰용사공훈록 DB 구축같은 국가적 사업은 물론 오래전의 글짓기나 그림 그리기 같은 학교 행사도 위국헌신하신 호국영령을 추모하고 그 뜻을 본받는다는 기본 취지는 다르지 않다. 호국전몰용사의 공적을 기리고 추모하는 각계 각층의 사업이나 행사가 정치 논리나 이해관계에 휘둘리지 않고 본래 목적에 맞게 잘 진행되길 기대한다.


https://youtu.be/3bpABygz9Hk

6.25전쟁 70주년 행사




위 글은 국방일보(2021.6.24. 18면)에 게재된 기고문에 관련 영상과 사진을 추가하여 재편집했습니다.

https://kookbang.dema.mil.kr/newsWeb/m/20210624/1/BBSMSTR_000000010052/view.do

매거진의 이전글 21세기 미중 패권 경쟁과 지정학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