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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nny May 27. 2022

빠탱이와 마탱이

아! 옛날이여!


빠탱이, 마탱이!

당신은 뭔가 떠오르는 것이 있나요?


오십 대 중반의 직장 동료가 있다.

그에겐 친구처럼 지낸다는 두 딸이 있다.

그의 딸은 모두 유튜버다.


동료가 보내 준 딸들의 유튜브 채널을 보고 깜짝 놀랐다. 연예인이 따로 없다. 광고 수익도 있고, 협찬 화장품이 차고 넘쳐서 두 딸은 물론 아내까지 화장품을 사지 않는단다. 정말 대단한 딸들이다.


아빠는 빠탱이, 엄마는 마탱이


그 딸들이 아빠를 빠탱이, 엄마를 마탱이라고 부른다. 그중 한 딸의 유튜브에 댓글로 "빠탱이 친구예요"라고 썼더니, 그날 저녁 집안에서 박장대소가 터졌다고 한다. 도대체 이분은 누구시길래, 우리 식구만 사용하는 빠탱이란 말을 아냐고 했다나.


빠탱이, 마탱이! 참 정겹고 친근한 말처럼 들린다. 그 말이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 생각했다.


철없던 청소년 시절, x탱이, x탱구리란 말을 썼던 기억이 난다. 친한 친구끼리 별 의미 없이 사용하긴 했지만 좋은 말은 아니었다.

동료의 딸들이 애교로 사용하는 빠탱이와 마탱이, 5080세대가 어릴 때 썼던 x탱이, x탱구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면 좋겠다.


그런데 엊그제 마탱이가 *탱이로 바뀌었다고 한다. 엄마 이름이 ㅇ*ㅇ이라서 *탱이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나의 기우(杞憂)가 현실로 나타난 듯한 느낌이 들었다.


동료가 이 글을 보면 기분이 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나와 내 아내는 괜찮은데 당신이 뭔 참견이냐고.


요즘 아이들은 매우 맛있다거나 매우 좋다고  , "! x 맛있어! x 좋아!" 말을 자연스럽게 사용한다. 시대에 따라 의미가 변할  있지만, 예전엔  말이 욕이었던  알고 사용하는지 그렇자 않은 건지는  모르겠다. 여하튼 듣기엔 편치 않다.


뭐든지 빨라야 하는 5G 시대의 풍조 때문인지 요즘엔 기성세대가 잘 모르는 말도 많다.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 꾸안꾸(꾸민 듯 안 꾸민 듯)......


어쩌다 보니 빠탱 마탱에서 꾸안꾸까지 왔다. 아침부터 쓸 때 없는 걸로 트집을 잡는 걸 보면 역시 난 꼰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기타 가수들이 부르던 아름다운 유행가 가사가 그립다.


아! 옛날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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