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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nny Sep 14. 2022

40년 만에 다시 그림을 그리다

어릴 적에 그림을 제법 그렸던 기억이 있다.

국민학교 때 반에서 내가 제일 잘 그린다고 생각했는데, 담임선생님이 어린이 그림 같지 않다며 최우수상은 줄 수 없다고 했던 기억이 있다.

중학생 시절엔 화가인 교장선생님이 봄가을 소풍 때마다 그림을 그려내라고 하셨다.

실컷 놀다가 끄적거려서 내면 나중에 학교의 복도 벽면에 특선이나 가작이란 딱지와 함께 그림이 걸려있었다.

고등학교 2학년 무렵엔 미술 선생님이 미대 진학을 권유한 적도 있다.

이런저런 기억을 떠올려보면 그림을 정식으로 배운 적은 없지만 소질은 조금 있었던 것 같다.

중년의 나이가 된 후 언젠가부터 다시 그림이 그리고 싶었다.

교보문고 같은 대형서점을 갈 때마다 화구가 있는 곳에 자주 눈길이 갔다.

편리하게 사용하도록 만든 수채화 용품을 들었다 놓길 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

하지만 다시 그림을 그릴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어쩌면 30~40년 동안 그림을 그리지 않다가 다시 그릴 용기가 없었는지도 모른다.

나 자신에게 실망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미루고 미루다가 조금 전에 만년필을 들고 오늘 낮에 산책하면서 찍었던 사진을 그려봤다.

만년필로 밑그림을 그리고 형광펜  자루로 색을 .

그림이 썩 마음에 들진 않지만 40년 만에 다시 그림을 그렸다.

자꾸 그리다 보면 점점 더 잘 그릴 수 있겠지!

 

https://brunch.co.kr/@yonghokye/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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