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고무풍선이 두 개 있었다. 하나는 크고 탄력 있어 보이는 풍선, 다른 하나는 조금 작고 바람을 덜 넣은 듯한 풍선이었다. 얼마나 견디는지 보려고 커다란 풍선을 들고 밑에서 라이터불을 댕겼다. 곧바로 뻥하고 터져버렸다. 같은 방법으로 작은 풍선을 들고 라이터불을 댕겼다. 잠시 후 터질 줄 알았던 풍선이 터지지 않았다. 똑같은 방법으로 작은 풍선을 들고 한번 더 라이터불을 댕겼다. 제법 오랫동안 작은 풍선에 열을 가했지만 풍선은 터지지 않았다. 작은 풍선에는 물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사람의 마음도 마찬가지다. 마음이 크게 부풀어 있지만 속이 비어있으면 고난과 역경을 만났을 때 마음이 쉽게 무너진다. 하지만 작은 마음이라도 속이 가득 차 있으면 어떤 어려움이라도 견뎌서 이겨낼 수 있다. 지난 두어 달간 나의 마음이 그랬다. 속은 채우지 못한 채 마음만 크게 부풀리다 보니 어느 상황에서 갑자기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 마음이 무너지니 몸이 무너져 내렸다. 부풀렸던 마음을 가라앉히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마음을 다시 채우기 시작했다. 출퇴근길에 CCM을 계속 들었다. 틈나는 대로 유튜브 동영상 설교를 들었다. 교회에 가서 울부짖으며 기도하기도 했다.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CCM을 흥얼거리는 자신을 발견했다. 무너졌던 마음이 회복되기 시작했다. 마음이 회복되니 몸도 회복되었다.
두 개의 고무풍선 이야기는 교회에서 담임목사님이 설교 중에 실제로 시연했었다. 마음을 무엇으로 채워야 할 것인가를 강조하시기 위함이었다. 금요기도회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목사님으로부터 문자가 와 있었다. "장로님, 요즘 잘 지내십니까? 최근에 얼굴을 잘 뵙지 못한 듯하여... 밤늦게 생각이 나서 연락을 드립니다." 답신을 했다. "네. 영육이 조금 지쳤었는데, 회복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목사님의 문자가 다시 왔다. "네. 장로님. 그러셨군요. 회복되셨다니 다행입니다. 저도 최근에 영육 간에 지쳤는데 조금 나아질만하니 이제 장로님께 안부문자를 드리는 걸 보니 인간은 자기중심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오늘도 평안한 밤 되십시오." 다시 답신을 했다. "물 빠지고 바람만 든 큰 풍선이, 작아지면서 물이 거의 채워지고 있어요. ㅎ" 목사님의 문자가 또 왔다. "비유가 확 와닿습니다. 저도 그런 것 같습니다." 이어서 사랑한다는 이모티콘을 서로 주고받았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신 목적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인간의 삶의 목적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이라야 한다. 그리스도인의 마음속에 성령이 충만하지 않으면 세상의 유혹에 쉽게 흔들린다. 이생의 자랑, 육신과 안목의 정욕에 휘둘리게 된다. 목회자도 영육 간에 지치는 걸 보면 늘 성령충만한 삶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영적 전투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모양이다. 우는 사자처럼 빈틈을 노리는 사탄 마귀와 대적하기 위해 성령의 전신갑주를 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