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를 준비하는 태도
90년대 중반 이후 30여 년 동안 신앙의 멘토 역할을 하셨던 목사님이 며칠 전 창조주의 부르심을 받고 이 세상을 떠나셨다. 영결식에 다녀온 아내로부터 목사님의 마지막 모습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목사님은 93세였다. 외출 후 실버타운의 숙소에서 목욕을 하고 깨끗한 몸으로 족욕기에 발을 담근 채 잠이 든 모습이었다고 한다. 며칠 전 지인에게 주님 뵈러 갈 날이 머지 않았다고 하시더니, 준비하고 계셨던 모양이다.
일주 전에 이런 문자를 보내셨다.
[정직한 말의 중요성]
거짓말을 하면 성박(성 밖) 지옥에 가게 되니
*음행 하는 자들과 거짓말을 좋아하며 지어내는 자는 다 성밖에 있으리라* - 요한계시록 22:15
김ㅇㅇ 마라나타
일주 전만 해도 사진을 캡처하고 휴대폰으로 문자를 보내실 정도로 정정하시던 목사님이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정리한 채로 이생의 삶을 마치셨다. 평생 독신으로 살면서 여자 성도들과는 눈도 마주치지 않으시던 분이었다. 하나님을 영화롭게, 성도들을 유익하게! 늘 언행이 일치하는 삶으로 본을 보이셨던 목사님, 그분의 마지막 모습은 죽음을 맞이하는 태도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저명인사가 자기가 있어선 안 될 장소에서 삶을 마감한다면 어떻게 될까?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되어 수치심에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사람도 있는데, 일탈행위를 하던 곳에서 죽음을 맞는다면 명예를 회복할 길이 없다.
최근 삼십 대 유명가수의 음주운전 사고와 그에 대처하는 태도가 사회적 이슈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누구나 실수하기 마련이다. 실수가 계속되면 사달이 나기 마련이다. 아무리 감추려 해도 진실은 밝혀진다.
지금은 술을 끊었지만, 한창땐 사람 만나길 좋아하고 술도 즐겼었다. 두어 번 정도 술에 취해서 길거리에 쓰러져 있다가 경찰이나 선한 사마리아인(?)에 의해서 구조(?)된 경험도 있다. 만일 그때 길거리에 방치된 채로 명을 달리했다면 가족들에게 커다란 상처를 남겨줬을 것이다.
죽음엔 순서가 없다. 어떤 모습으로 생을 마감할 것인가? 어떤 태도로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 미리 미리 생각하고 준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