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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nny Jun 08. 2024

아내의 파안대소

양평군 지평 당일치기 여행

모처럼 아내와 함께 부부동반 친구 모임에 다녀왔다. 정년퇴임 후 양평으로 귀촌한 친구의 집으로 향했다.

수제 효소차와 호밀빵 조찬, 동네 맛집 갈치조림 오찬, 귀향한 바리스타의 사이폰 커피와 화덕피자, 수제 팥과 인절미를 곁들인 눈꽃 빙수 디저트, 오디 따기 체험, 동네 뒷산 맨발 걷기, 지평 밀밭 탐방,  BBQ 만찬이 하루의 스케줄이다.


새벽 6시 20분경 출발해서 두 시간을 달려 친구의 전원주택에 도착했다. 만발한 장미꽃이 우릴 반겼다. 꽃을 보면 늘 기분이 좋아진다. 그래서 꽃을 들고 사랑을 고백하는 것이겠지?


친구 아내가 직접 담근 수제 효소차와 호밀빵으로 조찬을 나누었다. 효소차의 식감은 막걸리 같은 데 당류를 넣지 않은 식혜라고 했다. 벌써부터 건강해진 느낌이다. 각종 꽃이 만개한 전원주택을 이리저리 둘러보며 시골의 좋은 공기를 한껏 들이마셨다. 오랜만에 만난 아내들은 사진도 찍고 수다도 떨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거워한다.


11시가 조금 넘어서 동네 맛집으로 향했다. 예약하지 않으면 길게 줄을 서야 하는 곳이라나! 갈치조림을 시켰다. 뻘건 갈치조림이 펄펄 끓었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넘어갔다. 숟가락으로 조림 국물 맛을 살짝 봤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남대문시장 갈치조림집 주인장에겐 미안하지만 여기가 조금 더 맛있는 듯하다. 너무 맛있게 먹느라 갈치조림은 사진을 찍지 못했다.


고향에서 자녀들을 키우고 싶어 귀향했다는 유명 바리스타의 커피를 마시러 이동했다. 마을회관을 커피숍으로 리모델링했다는 데, 맛집(?) 표시라는 블루라벨(?)이 10장 붙어 있다. 10년째 커피 맛집이란 뜻인가? 여하튼 사이폰 커피와 화덕피자, 눈꽃빙수를 주문했다. 사이폰 커피를 마시려면 수십 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는 걸 처음 알았다. 7가지 종류의 사이폰 커피가 나왔다. ㅇㅇ벅스인지 ㅇㅇ커피나인지 커피 맛을 구분하지 못하는 내 미각과 후각이 7가지의 향과 맛을 느꼈다. 신기하다. 하몽 토핑의 화덕피자도 나왔다. 피자빵이 인도나 파키스탄에서 먹었던 짜파티 맛이었다. 가끔 짜파티가 먹고 싶었는데, 빵이 정말 맛있다. 지난해 여름, 그 맛에 반했던 눈꽃빙수가 나왔다. 수제 단팥, 인절미, 우유를 즉석에서 얼려 만든 눈꽃 빙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맛이다.


오디 따기 체험농장에 갔다. 오디를 양껏 따먹고 남으면 킬로그램당 오천 원에 사면된다고 했다. 푸짐한 조찬과 오찬으로 인한 포만감이 심해서 농장에서 딴 오디는 두 알 밖에 먹지 못하고 아내와 함께 딴 2통을 모두 포장했다. 이어서 양평밀밭축제를 준비 중인 들판으로 향했다. 지방자치단체 관계자인 듯한 사람들이 행사장을 준비하고 있었다. 개장 하루 전이라는 데 제법 그럴듯하게 꾸며져 있었다. 밀밭에서 가곡을 흥얼거려 본다. “보리밭 사잇길로 걸어가면 님이 부르는 소리 있어 발을 멈춘다. 옛 생각이......”


맨발 걷기에 꽂힌 일행들이 있어서 산길에 조성해 놓은 맨발 걷기 코스로 향했다. 흙길을 맨발로 걷는 걸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모두들 간다기에 따라나섰다. 자잘한 돌에 발바닥이 따끔따끔.... 아내들은 모두 신났다. 맨발 걷길 마치도 쉬면서 오랜만에 아내의 파안대소(破顔大笑)를 보았다. 무척 즐거운 모양이다. 아내가 좋아하니 나도 좋다.


드디어 오늘의 클라이맥스인 바비큐 만찬이다. 삼겹살, 소시지, 주꾸미, 친환경 쌈류, 수제 된장...... 조찬, 오찬, 만찬, 간식까지 먹방투어 느낌도 들지만, 오디농장 체험, 밀밭 감상, 맨발 걷기 등 이틀 일정을 하루에 소화해 냈다. 초대해 준 친구 내외에게 감사하며 다음을 기약한다.


파안대소(破顔大笑)
破 : 찢어질 파     顔 : 얼굴 안
大 : 큰 대             笑 : 웃을 소
  얼굴이 찢어질 정도로 크게 웃는다는 뜻이다. 그만큼 즐거운 표정으로 한바탕 크게 웃는 웃음을 비유한 한자성어이다. 입이 찢어질 만큼이라고 해서 경망스럽게 웃는 웃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시원스럽게 웃는 즐겁고 유쾌한 웃음을 가리킨다.
  재미있는 일이나 유쾌한 장면을 보았을 때 자연스럽게 한바탕 터져 나오는 웃음이 파안대소이다. 그러니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 밝게 펴져 얼굴빛이 부드럽고 넉넉할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웃음을 참지 못해 배를 안고 넘어질 정도로 몹시 웃는 포복절도(抱腹絶倒)·봉복절도(捧腹絶倒)와는 다르다.
  같은 뜻으로는 파안일소(破顔一笑)가 있다. 역시 즐거운 표정으로 한바탕 웃는다는 뜻이다. 최남선(崔南善)은 저서 《금강예찬(金剛禮讚)》에서 금강산 만폭동(萬瀑洞)에 있는 묘길상(妙吉祥:고려시대 마애불)을 보고 "이 파안일소할 것 같은 입초리에선 비지(悲智)가 뚝뚝 떨어질 듯하다"고 묘사하였다.
-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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