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단상(斷想)
몇 년 전 장가계에서 현지 관광 안내를 해 준 재중교포에게 들은 말이다. 다른 나라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을 칭할 때 재미교포, 재일교포라고 하는 데 유독 재중교포에겐 조선족이라고 한다고 했다. 한국 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계각층에서 동일하게 조선족이라고 칭한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을 조선족이라고 하지 말고 중국교포로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자신이 한국인들에게 조선족이라고 불리는 것이 좋게 느껴지지 않았던 모양이다.
최근 화성 리튬배터리공장 화재 사고로 조선족 00명이 사망했다는 보도를 접했다. 매체별로 중국인 또는 조선족으로 달리 표현했지만 여하튼 중국 국적의 동포인 듯하다.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시가 참사 현장을 방문해서 “불행히도 여러 명의 중국 국민이 희생돼 극히 침통한 심정"이라며, "앞으로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한국 유관 기업이 뼈아픈 교훈을 얻기를 바라며, 재한 중국 국민의 생명과 건강, 안전을 확실히 보장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조선족이란 표현을 하지 않고 중국인이라고 했다.
조선족(朝鲜族) 은 중화인민공화국 정부가 공인한 한족 외 55개 소수민족 가운데 1족으로, 한민족 가운데 중국으로 이주하여 중화인민공화국의 국적을 갖고 있는 사람을 중국 인민정부가 자국 소수민족으로 분류해 지정한 명칭이다.(출처: 나무위키) 즉, 조선족은 중국 내 여러 소수민족과 구분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 주한중국대사가 조선족이라고 칭하지 않고 중국인이라고 부르는 이들을 우리나라 방송매체에서 조선족이라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부정적 뉘앙스를 내포한 건 아닐까?
장가계에서 만난 여행가이드가 조선족이란 표현을 좋지 않게 여겼다면 그가 요구한 대로 재중교포라고 부르는 것이 합당한 것 같다. 재미교포 2세, 3세라고 하는 것처럼 재중 교포 2세, 3세라는 표현도 있지 않은가? 생각을 달리하는 분은 반론을 제기해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