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관람기
우리 노래방 가서 얘기 좀 할까?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노래방의 추억이 떠올랐다.
때론 직장 동료들과
때론 친구들과
때론 가족과 함께
때론 혼자서
노래방에서 목청껏 노래를 불렀던 기억들
때론 즐겁게
때론 슬프게
때론 행복하게
때론 고독하게
노래방에서 감정을 추스르던 기억들
노래방에서 마주쳤던 군상들
부부처럼
연인처럼
친구처럼
완전한 타인처럼 느껴졌던
아스라한 군상들
우리 노래방 가서 얘기 좀 할까?
연극은 노래방을 얘기의 공간으로 묘사한다
아버지와 아들이
친구와 친구가
연인과 연인이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을
노랫말로 전달하는 공간
노래방 주인은
방너머로 들리거나 느껴지는 분위기로
고객에게 감정이 이입돼서
무언가 도움을 주려고 한다
사생활 침해로 느껴질 법한 주인의 행동이
전혀 밉게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고객에 대한 존중과 배려로 느껴진다
오랜만에 마주한 추억과 회상의 장소
소년 노래방
노래방의 이름도 예사롭지 않다
모든 배우가 주인공인듯한 연극
우리 노래방 가서 얘기 좀 할까?
유쾌하고 간혹 먹먹했던 연극
행복한 연극 관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