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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킹의 상징 뿔투구

아침 단상

by Kenny

옛 동료의 초청으로 중립국감독위원회 스웨덴 캠프를 방문했다. 오찬 후 차담을 나누던 중, 바이킹의 상징 뿔투구를 발견했다. 착용해도 되냐고 물었더니 물론이라며 멋진 스냅사진을 찍어 주었다. 거대한 짐승의 뿔이 달린 철판으로 만든 투구였다. 실제 사용한 것이라기 보단 장식용으로 만든 투구로 보였다. 그런데 스웨덴 친구로부터 바이킹 투구에 대한 의외의 얘기를 들었다. 원래 바이킹 투구는 뿔투구가 아니라는 것이다. 바이킹에 관한 스웨덴 역사 자료에는 뿔이 없는 투구가 나온다는 얘기였다. 그러면 왜 바이킹의 상징이 뿔투구로 묘사되냐고 물었더니, 아마도 후세에 그렇게 된 듯하다고 했다.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Chat GPT에게 질문을 던졌다. 역시나 바이킹의 투구는 뿔투구가 아니었다. 오슬로의 문화사 박물관(Kulturhistorisk Museum) VÍKINGR 전시관에 있는 Gjermundbu 헬멧(복원된 모습)은 10세기경의 바이킹 유물로 투구에 뿔이 없다. 원형대로 현존하는 유일한 바이킹 투구가 불투구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언제부터 뿔투구가 바이킹의 상징이 되었는지 궁금했다. Chat GPT에게 언제부터 왜 바이킹 투구에 뿔이 달린 것으로 묘사되어 왔는지 물어봤다. “오늘날에 뿔이 달린 바이킹 헬멧은 19세기 예술, 낭만주의적 상상력, 오페라나 대중문화의 영향으로 자리 잡은 상징이죠.”라고 답을 했다. 그 원인은 세 가지로 분류된다.


첫째, 19세기 낭만주의의 영향 때문이다. 1800년대 스칸디나비아에서 바이킹 문화를 재조명하면서 무대 연출가, 예술가들이 더욱 강인하고 원시적인 모습을 강조하기 위해 헬멧에 뿔을 추가했다는 것이다.

둘째, 오페라 무대 연출로 인한 것이다. 특히 리하르트 바그너(Richard Wagner)의 오페라 니벨룽겐의 반지(1876)에서 무대 디자이너가 뿔 달린 헬멧을 도입하면서 대중의 이미지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셋째, 근대 대중매체로의 확산이다. 연극, 만화, 영화 등을 통해 계속해서 반복되며 “바이킹 = 뿔 달린 헬멧”이라는 고정관념이 자리 잡게 되었다고 한다.


정리하자면, 역사 속 바이킹은 뿔이 없는 실용적인 원형 헬멧을 착용했지만, 근대 대중매체 속 바이킹은 역사적 사실과 달리 연극·예술·영화로 인해 뿔 달린 헬멧을 착용한 것으로 인식하게 되었다고 한다.


중립국감독위원회 휴게실에 비치된 바이킹 뿔투구를 착용한 모습
오슬로의 문화사 박물관(Kulturhistorisk Museum) VÍKINGR 전시관에있는 Gjermundbu 헬멧(복원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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