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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창문 밖 풍경

여보! 여기 좀 봐봐! 너무 예쁘지 않아?

by Kenny

아내는 저녁노을, 석양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언젠가 일몰이 멋진 서해안 어느 곳을 가자고 했을 때, 아내가 이렇게 말했다.

나이 들어가는 것도 서글픈데, 지는 해를 보면 기분이 별로일 것 같아서 가기 싫다. 차라리 일출이나 보러 가자.

그 후로는 아내에게 노을이 아름답다거나 석양이 멋지다거나, 일몰 관광지를 가자거나 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거실에 앉아 있는 나에게 아내가 말했다.

여보! 여기 좀 봐! 너무 예쁘지 않아?

그래서 일 년째 살고 있던 집에서 그 시간에 처음으로 창문 밖 풍경을 보게 되었다. 그날부터 가끔 창 밖을 바라본다.

그렇게 이 사진들이 나오게 되었다. 제일 아래 사진은 반대쪽 창문 밖 동틀 녘 풍경이다.

아내가 일몰이 정말 싫었던 게 아닌가? 아니면 여자의 마음이 갈대라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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