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 편)
여행지 : 스리랑카
여행일 : 2025년 2월 10일(월)~19일(수) 9박 10일
누구랑 : 산찾사와 함께하는 산우들
주관사 : 모니무슈 알파인 가이드 투어
제1일 차 : 2025년 02월 10일 월요일
인천공항 : UL 471편 11:35 (실제 이륙 12:25)
스리랑카 호롬보 공항 17:14(한국시간 20:44) 착
입국 수속 완료 공항 출발 18:20
네곰보 현지 호텔 Earis 도착 19:00
호텔 체크인 후 식사 19:30
1년 전에 스리랑카 일주를 계획했다.
이번 여정은 최소 8명이면 진행하기로 했는데
막바지에 캔슬된 인원까지 채우고도 16명까지 늘었다.
덕분에 현지 운행 버스를 소형에서 대형으로 그리고 한국에서부터
직접 모니무슈 대표가 인솔자로 나를 도와주기로 했다.
와우~!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그럼 진행자인 나도 모니무슈 CEO인 조나단만 딸랑딸랑 따라다니면 된다.
내가 진행하는 해외 트래킹은 항상 전국구 다.
이번에도 역시 춘천, 서울, 용인, 화성, 대전, 광주, 목포 등등 각지의 산우들이
이른 새벽부터 인천공항 제1 터미널로 모여들었다.
나는 지금껏 세상을 살아오며
좁은 시야로 세상을 바라보기보단 넓은 시야를 가지고
누구나 할 수 있는 것보단 나만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삶을 살고자 했다.
그런 삶을 지향하다 보니 자연을 벗 삼는 일은 내 생의 전부가 됐고
그래서 남들보다 더 자주 해외 트래킹을 다니게 됐다.
모니무슈 대표 조나단은 그런 인연으로 필연적으로 만나게 된 후배다.
는 눈에 보이는 것보단 눈에 보이지 않는 무던함과 꾸준함에
성실함을 갖춘 인물로 코로나로 초토화가 된 여행업에서 지금껏 버티고 살아남았다.
그런 그가 이번 여정을 함께하니 이 어찌 든든하지 않을 수 있으랴~!
조나단은 인터넷으로 미리 우리의 항공 좌석까지 지정해 놓았던 터라
우린 여권만 디밀어 항공권을 받고 수화물을 붙이는 절차를 끝낸 후
그로부터 전 일정에 관한 간단한 브리핑을 받았다.
이제 우린 동토의 땅 한국을 떠나 열대지방인 스리랑카로 향한다.
시간이 되어 승차한 여객기는 스리랑카 항공 UL 471편이다.
이날 우린 50분 늦게 인천 공항을 이륙했다.
삶이 지치고 힘들 때 또는
무료해진 일상을 극복하기엔 여행이 최고다.
이번 여정 또한 내겐 시들해진 퇴직자의 삶에 활기는 물론
곧 닥치게 될 내 노년의 무료함을 달래줄 추억 부자로 만들어 줄게 확실하다.
이륙 후 기체가 안정을 찾자 기내식이 제공된다.
난 항상 실패 확률 제로에 가까운 치킨라이스를 선택했다.
기내식은 그런대로 먹을만했다.
이후 스리랑카 항공은 착륙 직전 가벼운 간식 정도의 기내식이 더 제공됐다.
8시간 15분이 걸린 기내에서
무료함을 달래는 건 酒 님을 모시던가 영화를 보면 된다.
나는 위스키에 힘을 빌려 보려 했지만 실패했고
ㅋㅋㅋ
무식해 영어는 알아들어 먹을 수 없어 한글 자막이
제공된 외국 영화 중에서 고르고 골라 3편을 몰아서 시청했다.
그 덕분에 뻑뻑해진 눈망울을 비비며 스리랑카
콜롬보 반다라 레이크 공항에 도착 후 조나단을 따라 입국장으로 향하다 보니
공항 청사에 떡~하니 자리한 부처님 상이 보였다.
다들 아시다시피 스리랑카는 전 국민 69%가 불교를 믿고
이슬람이 8% 나머지가 힌두교 외 다른 종교를 갖고 있어 불교 국가로 보면 된다.
스리랑카는 비자가 필요한 국가다.
스리랑카를 계획하며 나는 사전 e 비자와 도착 비자를 선택함에 고민이 많았다.
그 고민을 작년 12월에 손님들을 인솔해 다녀왔던 조나단이 해결해 줬다.
신경 쓰지 마시란다.
여기는 그냥 돈만 주면 된다고.
도착비자 승인은 정말로 그랬다.
여권만 내밀면 직원이 컴퓨터로 인적 사항을 기입 후
현찰은 오른쪽 창구에 카드 결제는 왼쪽 창구에 달러 60불을
지불하고 나면 승인 도장을 찍은 여권과 함께 60불을 지불한 증명서를 내준다.
그럼 그거와 함께 입국 심사관에게 내밀면 무사통과.
햐~!
간단하다.
사실 스리랑카의 비자 승인은 입국자의 신원을 확인해 부적격자를
가려내기 위한 행정적인 절차보다는 돈을 챙기기 위한 요식 행위라 보면 될 것 같다.
e 비자나 도착비자 입국심사 통과 시각은 별반 차이가 없다.
지난번 인도 북부 여행 때 도착 비자를 받던 때와는 사뭇 다르다.
인도는 가급적 e 비자를 발급해 가는 게 좋다.
공항 청사를 나오자
현지 가이드 로리타가 산우들께 생화로 만든 목걸이를 걸어준다.
세상에 꽃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듯.
그러니 일단 다들 기분 짱...
공항을 떠나기 전 우리 부부는 스리랑카 입국 기념사진을 남겼다.
당연 목엔 내가 한 번도 마눌님께 걸어 준 적 없던 로리타가 걸어준 꽃을 걸고...
ㅋㅋㅋ
올해가 우리 부부는 함께 살아온 세월이 39년이다.
난 초록잎새를 청주 김삿갓 다방에서
처음 만난 게 엊그게 같은데 벌써 그렇게 세월이 흘렀다.
사람은 태어나 말을 배우는데 2년이
걸리지만 침묵을 배우기 위해서는 60년이 걸린다고 했다.
내 나이 이제 꺾어진 60으로 칠순을 향해 빠르게
달려가고 있지만 난 아직도 그 침묵을 완전히 배우지 못했다.
지혜로운 사람은 입 밖으로 말을 뱉기 전에 반드시 두 번 이상 생각을 한다고 했다.
그것을 못해 항상 나는 초록잎새에게 가끔씩 상처를 주지만
천상 1004인 마눌님이 다 감싸고 용서해 지금껏 우린 무난하게 잘 살아왔다.
이젠 나도 좀 그 지혜로움을 배워야 하는뎅~!
나도 못한 그 삶의 지혜를 나는 작년 막내 결혼식 축사에서 아들 부부에게 당부했다.
이 세상의 모든 분쟁과 분열은 잘 못 된 단 한마디에서 비롯됨을 알고
항상 경계하라고...
아래 사진은 이번 여정을 함께 한 산우님들인데
단체 사진엔 우리들님과 조나단을 서브하러 중국에서 달려온
영훈님 그리고 현지에서 합류한 우리 부부의 오랜 지인 구름님 부부가 빠져있다.
공항 청사 밖 주차장...
스리랑카 현지에서 우릴 안전하게 모셔 줄 대형버스에 승차한 우린
콜롬보 공항을 등진 채 네곰보로 이동했다.
복잡한 거리를 헤치고 도착한
네곰보의 Earls Regent 호텔에 도착하자 직원이 음료수를 제공한다.
이런 패턴은 스리랑카의 모든 호텔마다 음료수 내용만 다를 뿐 서비스는 항상 똑같았다.
각자 호텔방에 짐만 두고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우린 호텔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레스토랑은 뷔페식인데 악사와 가수들이 흥겨운 라이브 공연을 한다.
밥 먹던 손님들 중 흥에 겨운 사람 일부가 나와 춤사위를 펼친다.
저런 용기가 부럽다.
난 왜 저러지 못할까?
잠재돼 있던 흥이 폭발해 나도 모르게
밥을 넘기던 어깨가 들썩인 건 7080 팝 음악 때문일 거다.
그들이 연주하고 노래한 스모키와
그 시대를 풍미했던 가수들의 선율은 심연 속에 잠자고 있던 내 정서를 깨우고 있다.
뷔페식은 푸짐했다.
우리 부부의 배둘레햄 폭식이 시작된 건 그때부터였다.
스리랑카 호텔은 가는 곳마다 산해진미가 넘쳐 나는데 그걸 참는 건
솔직히 나는 인간미 없는 재수 없는 인간이라 생각한다.
ㅋㅋㅋ
우리 부부만 그런 건 아닌듯하다.
인간미 물씬 풍기게 식탐은 니나 너나 다들 그랬다.
식사 후 우린 피로에 금방 떨어졌다.
그렇게 우리 부부는 스리랑카의 첫 일정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