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타비아 1 트레일 포다라 산장에서 스코토니 산장까지)
산행지 : 이탈리아 돌로미티 Alta Via no1
산행일 : 2023년 7월 30일 일요일
누구랑 : 산찾사와 함께 하는 산우들
▶이동 경로◀
⇒ 08:00 포다라(Fodara) 산장
⇒ 08:53~09:20 페데루(Pederu) 산장
⇒ 11:13 문타고라네스(Muntagnoles) 산장
⇒ 11:21~12:40 파네스(Fanes) 산장에서 중식
⇒ 13:28 Gross Fanes 쉘터에서 우측길로 진행
⇒ 15:52 Forc del Lech 고개
⇒ 16:50~17:11 라가주오이 호수에서 탁족 하며 휴식
⇒ 17:38 스토코니(Scotoni) 산장 도착
아래는 아침에 일어나 한번 작동시켜 본 오룩스맵에 남겨진 기록이다.
사용방법을 몰라 제대로 된 기록 확보엔 실패했지만 이날 이동 거리가 16km로 기록돼 있다.
트래킹 3일 차의 날이 밝았다.
일어난 김에 일찌감치 샤워 후 산책에 나섰다.
산장을 나서자 부지런한 바커스님과 김진업 씨가 산장뜰을 서성인다.
두 분께 천주교 신자니 날씨 좀 좋게 기도해 달라니 함께 가잖다.
산장옆에 위치한 미니 성당이 참 이쁘다.
저 성당을 보니 문득 12 사도길을 걸었던 소악도의 추억이 떠올려진다.
성당 안에 들어선 두 분은 엄숙하고 정중하게 여호와 주님께 기도를 드렸다.
덕분에 오늘 날씨는 100% 좋을 거다.
오늘도 변함없이 산장 조식은 뷔페로 제공되고 07:00에 문을 열었다.
이날도 우린 아침부터 푸짐하게 영양 보충을 했다.
우리 팀은 08:00 정각에 9명이 출발했다.
세 명이 빠진 이유는 전날 오늘 코스에 대한 브리핑을 하며
파올라는 50분 거리의 페데루 산장까진 급경사의 내리막길이라
무릎이 불편하면 자신이 알아봐 준 교통편으로 합류하는 방법이 있다고 하자
영만. 윤경 선생님이 신청하셨는데 뜻밖에도 체력이 아주 좋은 진업씨도 그 팀에 함류 하셨다.
3명 빠져 단출해진 우리 팀은 곧바로 포다라 산장을 뒤로 보낸 후
운해가 자욱하게 깔린 숲 속으로 내려섰다.
등로는 우측에 계곡을 끼고 이어진 날벼랑인데 아주 협소하다.
그런 등로를 걷다 보니 길 한가운데를 소 한 마리가 차지하고 있다.
그러자 파올라가 소를 잘 다독여 산우들이 무사히 통과할 수 있게 도움을 준다.
햐~!
역시 파올라는 베테랑 가이드...
계속된 내림길에서 바라본 산하는 가렸다 벗겨지기를 반복하는 운무쇼가 펼쳐진다.
그 모습은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 신비롭다.
어느덧 정겨운 숲 속 길은 이내 곧
포장도로와 접속되고 저 아래엔 페데루 산장이 보였다.
페데루 산장을 향하며 바라보니 산장 위쪽으로
실금을 그은 등로가 협곡을 타고 올라가는 게 보인다.
얼마 후 우린 저 등로를 타고 올라야 한다.
정확하게 포다라 산장을 떠난 지 53분에 우린 페데루 산장에 안착했다.
그런데....
페데루 산장엔 차량으로 이동한 산우들이
먼저 도착해 있을 줄 알았건만 우리가 먼저 도착했다.
그들은 이후로 20여분이 훌쩍 지나고 나서야 도착하셨다.
페데루를 떠나면 또 한차레 고도를 올려야 하는 힘든 구간이다.
그래서 아무래도 컨디션 난조라 힘겨울게 분명한 영만. 윤경선생님 부부는
택시로 이동해 파네스 산장에서 함류하기로 했다.
두 분이 빠진 10명이 페데루 산장을 뒤로 보낸 후
우린 양 협곡 사이로 경사를 올리기 시작한 등로를 힘차게 올랐다.
우리가 걷고 있던 등로의 계곡 반대편은 자전거 도로다.
그곳을 바라보니 MTB 라이더들이 신나게 언덕길을 올라가는 게 보였다.
초록잎새는 그들이 신기하다.
"어떻게 저렇게 쉽게 오르지?"
정답은 전기 자전거...
등로는 좀 위험해 보일 수 도 있는 능선 사면길을 통과하자
또다시 경사를 높이기 시작했다.
선두의 파올라가 자주 뒤를 돌아보며 나의 동정을 살핀다.
맨 후미에서 올라서는 내 동태를 보며 끌었다 늦추는 파올라의 리딩이 예술이다.
덕분에 우리 팀은 줄줄이 사탕처럼 엮여서 다 함께 산행을 할 수 있었다.
이건 내가 제일 선호하고 좋아하는 산행 형태다.
겨우 한고비를 올라선 고갯마루...
다들 한숨을 돌린 후
다시 시작된 등로엔 우리나라의 장승처럼
좀 익살스럽게 조각된 이정목이 우릴 안내하고 있다.
이후...
널찍하던 평원의 등로는 얼마 못 가
좁다란 우측길로 이정목이 또 방향을 틀게 만든다.
그러더니 또다시 업~
오늘 산행은 업~ 다운의 연속이다.
그러다 또다시 만난 이정목엔 예수상이 내걸려 있다.
이런 이정목을 보니 교황이 살고 있는 나라답다.
드디어 우린 걷기 좋은 임도 수준의 등로를 만났다.
룰루랄라~!
다들 편안한 길에선 흥이 실린다.
오늘 코스는 산장에서 산장을 연결한 등로의 연속....
지금 산우들이 걷고 있는 좌측의 건물도 산장으로 보인다.
건물 벼름박엔 Vcia Pices Fanes란 간판을 달고 있다.
그렇다고 저 건물이 우리가 찾아가고 있는 파네스 산장은 아니다.
걷다 보면 건물마다 앞 글자만 다른 뒷 글자 간판은 죄다 Fanes를 달고 있어 헷갈린다.
내 생각엔 아마도 이 동네 이름이 파네스인 듯....
걷기 좋은 길이라 금방 파네스를 뒤로 보내자
이번엔 Muntagnoles란 간판이 내걸린
산장 앞을 총무 부부가 보무도 당당하게 통과하고 있다.
그런데 총무님은 곁에 있던 파올라를 어디다 팔아먹고 혼자 오는가~?
가이드 파올라는 방금 지나친 그 파네스에 영만선생님
부부가 오실 거라며 그래서 기다렸다 데리고 온다고 했단다.
드디어 도착한 파네스 산장....
그런데 길이 엇갈렸다.
이미 영만 선생님 부부는 이곳에 계셨던 것.
누군가 파올라를 부르러 가는 사이
난 민생고 해결이 급해 식수를 떠다 발열식품을 데우는 동안
울 총무님 이곳 쥔장과 협의를 끝냈나 보다.
각자 맥주 한잔씩 사주는 조건으로 점심 먹을 자리로 식탁 2 좌석을 할당받았다.
우린 발열식품을 준비하는 사이
김선주 박사님이 총무의 직책과 통역사로 열일하는
옆지기를 위해 이 산장에서 제일 고급스러운 음식을 주문하셨다.
울 마누라님....
발열식품 소고기 덮밥을 먹다 옆좌석 수연 씨 음식을 탐낸다.
아무래도 유럽은 낙농업이 발달하다 보니 치즈맛이 별스럽게 맛이 좋았나 보다.
무지하게 맛있다나 뭐라나?
아래 사진은 이곳 산장의 쥔장 여인네다
그들은 발열 용기에서 물이 펄펄 끓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게 신기했나 보다
그게 궁금해 구경 나오셨다.
바커스님이 나중에 발열식품이 완성되고 한 수저 떠 먹여주자 아주 좋아한다.
그렇게 좋음 울 마눌님꺼랑 바꾸자고 할까 ?
수연씨 맛나게 드시는 저 메뉴랑.
ㅋㅋㅋ
즐거운 잔치는 끝났다.
배는 부르고 가야 할 등로는 하늘을 향한 고갯길....
그래도 어쩌겠나 가야징.
세월아 네월아 천천히 걷다 문득 뒤를 돌아보니
햐~!
방금 점심식사를 하던 산장이 까마득하게 저 멀리 물러나 있다.
그래...
그냥 다들 이렇게만 걸으면 되는 거야.
드디어 다 올라선 고갯마루...
흐미~!
여기도 십자가다.
햐간에 여긴 십자가 풍년이다.
이제부턴 어제 저녁에 파올라가 지도에서
펜을 굴려가며 띠로로로~ 띠로로로~ 외치던 길이 나왔다.
그녀가 말한 띠로로로는 평탄하여 걷기 편안한 길을 의미한다.
파올라가 말한 띠로록길의 한가운데에 총각 4분이 서있다.
이번 돌로미테팀은 부부 4쌍에 홀로 오신 남정네 4분으로 토털 12명이다.
그 남정네 4분은 알타비아노 1을 걸으며 자신들을 일컬어 자칭 총각팀이라 명명했다.
그 총각들을 불러 세워 기념사진을 박아주니 좋아라 하신다.
4분들 모두 다 어찌나 성격들이 좋으신지?
이해심은 하늘 같고 배려와 베풂은 바다처럼 깊다.
그간 내 경험에 의하면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 수 있는 건
해외 장기간 그것도 개고생 컨셉의 트래킹을 하다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인간성 더러운 놈들은 그간의 이미지를 싹 벗어던지고 그동안 숨겨왔던 인성을
바닥까지 들어내는 게 개고생의 오지 해외 트래킹이다.
걷기는 좋으나 매일같이 걷는 장거리라 힘겨움은 마찬가지.
오늘도 걷는다 마는 정처 없는 나그넷길이나
그래도 주위 풍경이 황홀하니 몸은 고달파도 정신은 즐거워 그 힘듦을 잊을 수 있다.
그렇게 걷다 만난 화석하나...
암모나이트 화석이다.
훗날 김진업 박사님의 시심을 불러일으킨 주범이다.
여기서 잠깐 제목부터 위트가 넘친 그의 시 한수를 음미해 보고 간다.
이태리 돌밑에 (돌로미테)
알프들이 늘어진 그곳에
우리는 함께 있었다.
오랜 시간 커다란 바위 속에 잠자다 들킨
공룡들의 춤과 바닷속 축제
바다였고 평지였던 그곳이 이젠 알프가 되어
여기 떡하니 버티고 있구나.
이제 알프의 눈물이 흘러내린 모래자갈들 사이로 우린
돌아오지 않을 먼 길을 걸었다.
그렇게 시간은 한 방향으로만 흘러
이태리 돌밑에 추억을 떨구고 또다시 구름 속으로 날아간다.
김진업 20230808 입추에
띠로로록길은 저기 살짝 내민 집 한 채에서 길이 나뉜다.
바로 여기다.
이 건물 벼름박에도 파네스란 명패를 달고 있다.
내가 여길 올 때 구글에 지도를 띄워놓고 지명을 찾을 때 매우 헷갈린 이유가 다 여기에 있다.
일례로 우리가 예정된 숙소를 찾다 보면 여기도 파네스 저기도 파네스 그놈의 파네스가 어찌나 많던지?
하루도 안돼 난 포기를 했다.
그런데...
우리 일행 중 김선주 박사는 달랐다.
그는 얼마나 열공을 했던지 돌로미티 알타비아노 1은 그의 손바닥 안에 있었다.
헐~!
역시 명문대를 나온 박사는 다르네 그랴~!
Gross Fanes란 간판을 달고 있던 이 건물에서 우리가 진행한 곳은 오른쪽 길이다.
저 큼직 막한 암릉 사이 안부를 넘어서자
맑은 계류가 흐르던
초원이 우릴 맞아 준다.
이쯤에서 우린 퍼질러 한참이나 다리 쉼을 했다.
왜~?
이건 순전히 파올라의 작전이다.
파올라가 후덕한 인심을 베푼 건 앞으로 닥칠
개고생을 대비한 충전을 위한 휴식였다.
우야튼 좌우지당간에 쉴 땐 참 좋다.
이곳 초원엔 갖가지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 있다.
한국에선 귀한 대접을 받는 에델 바이스가 여기선 잡풀로 취급받는 똥급이다.
다른 건 모르겠다.
그래도 요건 알겠다.
패랭이꽃...
아님 말고.
김선주 박사는 야생화에 관심이 많다
매일같이 그는 구부렸다 폈다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하며 야생화 담기에 열중였는데
그게 난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몆 년 전 디스크 수술을 한 부실한 허리라 내가 그랬다간 당장 그날밤부터 난 환자다.
한차레 휴식 이후
등로는 띠로로록~
살짝 올려 붙은 고개도 있었지만
또다시 띠로로록~
그러다 만난 이정목에서 가이드의 발걸음이 멈춘다.
그냥 직진하면 띠로로록~이 보장된
아주 쉬운 길로 카판나 알피나(Capanna Alpina)로 향한 길
좌측으로 틀면 어렵고 좀 위험스러운 등로지만
풍경만큼은 하이 라이트인 포르첼라 델 라고 (For cella del Lago)로 향한 길.
여기서 파올라가 우리에게 숙제를 던진다.
판단은 니들이 알아서 하란다.
의견이 분분했다.
그런데...
해찰을 떨다 늦게 도착한 총 각 팀들이 좌측길로 방향을 틀어 언덕을 향하고 있다.
그럼 뭐~
어쩌겠나 따라가야지~
여기서 사실을 고백을 하자면 이렇다.
그들이 이정목 가까이 올 때 내게 물었었다.
"어디로 가요?"
"저기 산기슭의 등로로 갈 겁니다."
ㅋㅋㅋ
아휴~!
총무님이 뒤로 처졌다.
이젠 막역지우 친구가 된 가이드 파올라가 총무를 기다리고 계신다.
총무님 미안혀~
그래도 고생은 했지만 사실 알타비아노 1에서
이 길이 최고의 하이 라이트라 소문난 곳이라 내심 난 벼르고 있던 곳였슴다.
첫날은 내가 포기했어도 여긴 포기할 수 없었던 이유고
가이드가 선택하라고 했을 땐 우리 팀을 믿고 있었던 반증이라 강행했습니다.
고생할 땐 힘들지만 지나고 나면 그런 일이 제일 기억에 남는 소중한 추억이 됩니다.
그대에겐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경험였으니 고마워나 하슈~
느림보 황소걸음이라도 다들 힘들어한다.
그래서 한차레 길게 다리 쉼....
힘은 들지라도 해맑은 미소의 경태형님 얼굴을 보면 행복해 보여 좋다.
저 연세에 저런 표정이 나올 수 있는 건 정말로 천연기념물...
참 순수하신 형님이다.
저 커다란 암봉 사이가 고생 끝인 고갯마루....
드디어 우린 고갯마루(Forc.del Lech 2486m)에 올라섰다.
이젠 조심스러운 내리막길...
돌멩이 하나라도 잘못 건들면 앞사람이 다칠 수 있어 리딩하는 파올라가 긴장한다.
그나마 경사를 낮춘 꼬부랑길이라 얼마나 다행였던지....
저 아래 보이는 호수가 라가주오이 호수다.
저곳까지 내려서면 오늘 산행은 거의 마무리 단계라 보면 된다.
거의 다 내려섰다.
라가주오이 호수를 배경으로 일행에게 부탁해 나도 오랜만에 인증샷 한번 남겨본다.
내 머리 뒤편으로 실금을 긋고 올라가는 저 등로는 내일 우리가 올라야 할 라가주오이 산장을 향한 길이다.
무사히 안착한 라가주오이 호수....
막상 도착하고 보니 이 호수는 멀리서 봐야만 이쁜 호수였다.
우린 이곳에 피로를 달래주는 탁족으로 긴 휴식을 취했다.
그런 후...
오늘밤 우리의 안식처가 되어줄 산장을 향한다.
스코토니 산장은 호수를 조금만 더 지나면 협곡 날벼랑 아래에 그 모습이 보인다.
이젠 다 왔다.
오늘은 좀 길게 걸어 그런가?
다들 힘겨운 기색이 역 역하다.
얼마 후 저녁식사 시간....
다들 오늘은 맥주 대신 와인을 시킨다.
이날 맥주는 오로지 나만...
맨 먼저 나온 수프...
가이드 말이 이게 피로를 달래 주는데 최고라 해서 다들 깔끔하게 비워낸다.
곧이어 나온 메인 음식까지 드셔주고 나자
배가 빵빵~!
가는 곳마다 산장의 식사는 과식인데 그래도 소화는 참 잘 된다.
스코트니 산장의 방 배정은 우리 팀 중 두 명이 외국인과 함께
써야 된다고 해 나 외에 누구 한 사람 지원을 부탁하자 선선히 김진업 씨가 손을 들어주셨다.
사소한 일인 것 같지만 진행자는 이럴 때 참 감사하다.
이날 우리가 배정받은 방은 4인실인데 외국인 부부가 1층을 선점해 버렸다.
어쩔 수 없이 2층을 써야 했던 김진업 씨가 곧바로 소파를 침대로 만들어 버린다.
저 양반은 공부하는 머리만 좋은 줄 알았는데 잔머리 굴리는 것도 딥따 좋은 것 같다.
ㅋㅋㅋ
2층인 내 자리 밑엔 외국 여성이다.
제법 몸이 비대한 그녀의 남편이 코를 골면 어쩌나 했는데
그날밤 다행히 우리 방엔 코골이 협연이 없어 우린 모두 숙면을 취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