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벅지에 깊은 내상을 입은 상처 봉합수술)
제7일 차 : 2016년 9월 24일 토요일
이른 아침...
핸드폰 소리에 기겁을 하고 깼다.
이른 시간에 무슨 일?
병원에서 걸려온 전화인 줄 알았는데 아랫집 아줌마의 폰이다.
문 좀 열어 달란다.
이런~!
아주 아침상을 봐 오셨다.
죄송하고 고맙고....
식사를 끝내고 입원할 때 준 유인물을 보니
얼어려~!!!!
회진시간이 오전엔 8시~10시로 돼 있다.
갑자기 바쁘다.
담당의를 만나 초록잎새의 몸상태와 진료 과정을 듣기 위해 서둘러 병원에 갔다.
초록잎새...
어제보다 오늘이 또 월~ 좋다.
당연 나의 기분 업~!
그런데..
토. 일은 회진 없다는 간병인의 말씀을 들었다.
뭘~ 알아야지 원~!
초록잎새가 심심할 것 같아 핸드폰을 챙겨 갔는데 on을 하자마자
수십 건의 전화와 문자 카톡의 골키퍼 서비스의 알람이 요란 맞다.
그중 병원에서 온 문자...
중간계산 120만 원을 결재하라고 돼 있다.
딘장~!
이런 문자는 보호자에게 보내야지 야들 왜 이러나?
수납을 하려고 하니 주위 병상의 가족들이 그거 나중에 내도 된단다.
10시를 조금 넘겨
더 챙겨 올 게 있어 귀가를 하니 택배 하나가 배달되었다.
전날 주문한 뼈에 잘 붙는다는 홍화씨다.
이달 말까지 2+1 행사라 하나가 더 왔다.
포장을 벗겨보니 요렇게 생겼다.
담아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용기가 있어 좋다.
냉동 보관 하라니 며칠분씩 저기에 담아 다니면 되겠다.
저게 효과가 좋다니 기대된다.
오늘부터 물을 먹을 수 있는 초록잎새...
그래서.
몸에 아주 좋은 약초를 달였다.
예전 라오스에서 사 온 그라비올라로 몸에 맞는 사람은 아주 좋다고 한다.
점심 식사를 하고
약초물을 다릴 동안 샴푸. 린스. 머리빗 등등...
역시나 이곳저곳 찾느라 애를 먹긴 했는데 일단 소기의 목적은 달성.
갈 때는 주차비도 그렇고
이젠 다리부상도 견딜만하니 올 때는 걸어오려고 택시로 이동을 했다.
1501호 병실에 들어서자
간병인 아줌마가 왜 이제야 오냐며 초록잎새가 지금 봉합 수술을 받고 있단다.
우이씨~!!!
분명 다음 주나 돼야 봉합을 한다고 하더니?
이놈들은 왜 예고도 없이 지들 맘대로 하는지 원~!
2시간이나 걸려 끝낸 수술에 혼쭐이 난 아내를 보니 가슴이 찢어진다.
의사에게 왜 빨리 수술을 하냐 물어보니 지금 안 하면 상처부위가 괴사 된단다.
얼마 후...
안정을 찾은 초록잎새가 늦은 점심식사를 했다.
아침은 물만 마시고 점심부터 유동식인데 그마저도 몇 수저 뜨고 만다.
부상 당한 후 7일 만에 첫 식사라 도저히 더는 못 넘기겠단다.
다행히...
수술 후의 고통이 잦아드나 보다.
얼굴이 펴지고 안정을 찾을쯤 핸드폰이 울린다.
이런~!!!
서울에서부터 25년 넘게 인연을 맺고 있는
투리님이 4층 중환자실에서 우릴 찾고 있었나 보다.
직접 보지는 못해도 멀리서나마 확인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견딜 수 없어 오셨단다.
고마우신 투리누님.
울 마누라가 참 좋아하고 따르는 언니인데 상상했던 거에 비해
그나마 다행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눈엔 눈물이 그렁 그렁하다.
그러는 사이 겨우 달려와 행복쟁이 부부가 잠보와 함께 찾아들고 나는 투리님을 마중해 드리는 사이에
산산님 부부와 맑은 소리님, 그리고 헬스장에서 정이 들어 버린 이웃집 아줌마와 20년 넘게
한 아파트에서 살아오고 있는 토박이 아주머니들이 한꺼번에 병문안을 오셨다.
연락도 안 했는데 어떻게들 아셨는지?
너무나 고마운 마음을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 부부는 깊은 은혜를 입었다.
따스한 온정과 격려를 기꺼이 고맙게 받고 있던 사이에 며칠 전
이차저차 알게 된 큰 아들이 찾아왔는데 다행히 제 엄마의 험악한 모습을
숨길 수 있어 다행인지 몰라도 큰아들답게 침착하고 담대하여 맘이 놓인다.
사실...
덩치만 컸지 마음은 너무나도 여리고 착한 게 큰 놈이다.
아마도 엄마 아빠 없는 곳에 선 분명 통곡을 하며 펑펑 울었을게 틀림없다.
아~!
그런데..
작은 아들은 또 어떻게 이 사실을 알려야 할지?
모든 분들을 보내 드린 후...
아내가 저녁식사로 나온 죽을 먹는 걸 본 뒤엔
내 마음을 온통 그곳에 둔 채 간병인에게 아내를 맡기고 집까지 걸었다.
다행히...
아내가 평소엔 좋아하지도 않던
약초 다린물도 잘 마시고 오늘 구입한 홍화씨로 만든 환도 잘 먹어 내심 기쁘다.
제발...
약발이 팍~팍~ 받아서 3달 걸릴 거라는 병원생활이
반에 반으로 줄어들기를 30여분 넘게 걸어오는 내내 온갖 신들에게 빌고 또 빌었다.
야~!
오늘도 또 그렇게 힘겨운 하루가 저물어 간다.
깊어가는 한밤...
잡념엔 일이 최고다.
초록잎새가 주문하여 배달된 오미자로 효소를 담그는 일을 착수했다.
먼저...
올봄에 담근 개복숭아를 걸러 놓은 항아리를 씻어 닦은 다음
그곳에 오미자를 설탕과 버물려 넣은 다음 뚜껑엔 한지로 덮고 끈으로 질끈 동여 메고 나자
이젠 할 일이 없네~?
그럼 이제는 모든 시름을 억지로 라도 잊기 위해 잠자리에 든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견딜 수 있음은 주위에 정말로 좋은 산우와 이웃들이 있어 가능했다.
그것이 우리 부부에겐 크나큰 행운이며 축복이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깊은 은혜는 살면서 차차 갚도로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