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잎새 병상일지 6일 차

(외상 중환자실에서 중증환자 병실로)

by Yong Ho Lee

제6일 차 : 2016년 9월 23일 금요일

전날밤...

뒤늦게 우리의 소식을 알게 된

앞집과 아랫집 이웃분들이 큰 충격을 받은 듯하다.

이때부터 나의 일거족 일투족을 관찰하시던 이웃들은 만보님과

박중규 님을 모시고 들어와 저녁 술 한잔 하는 걸 알아채고 전날 저녁 앞집에선

마른안주를 이른 아침엔 아랫집에서 국과 밥반찬을 공수해 오셨다.

그걸 본 중규 님 말씀..

산찾사 세상 참 잘 살았네~!!!!

이웃 덕분에 칭찬을 듣긴 했는데 그건 다 초록잎새가 처신을 잘해 그런 것...


식사 후 병원으로 이동하여

중규 님과 만보님은 아주 잠깐 환자의 얼굴만 보고 가는 것으로 했다.

중규 님 먼저 그다음 만보님이 다녀오시는데

이런~!

마음 약한 만보님은 눈물이 그렁 그렁하여 말을 잊었다.

다들 참 고마운신 분들이다.

이 깊은 은혜를 어찌 다 갚아야 할지?

얼마 후 두 분을 보낸 후 흉부외과 전문의로부터 오후에 일반 병실로 옮긴다는 말을 들었다.


무얼 준비해야 하나?

간호사가 에어메트와 냉찜질 패드를 구입해 오란다.

그러더니 계속 가래를 뱉어야 하는 관계로 석션 전문 간병인을 권한다.

간호사가 알려준 간병인 센터에 폰을 해 보니 3군데 중 한 곳만 석션 전문 간병인이

가능하단 연락을 받아 일단 병실로 옮길 때 만나 보기로 했다.

24시간 간병에 8만 원이라니 결코 비싼 금액은 아닌 것 같다.


일단 마땅히 할 일 없어 귀가하자

앞집, 아랫집 아주머니들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우리 집에 들렀다.

그러더니...

우리 집의 밀린 빨래를 찾아 세탁기를 돌려주시고 점심까지 배달을 해 주셨다.

흐미~!

이 원수를 어찌 갚을꼬~!!!!


얼추 시간이 되어 병원을 향한다.

아래층 아줌마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한번 봐야 안심하겠다며 따라나섰다.

가는 길에 나는 초록잎새 여고 동창생 서정미 씨가 알려준 대로

속옷, 양말, 물병, 수저, 컵, 물티슈, 화장지, 샘플용 화장품, 수건, 슬리퍼를 챙겼다.

그런데...

병원 이동 중 전화를 받았다.

입원실로 이동해야 하니 보호자는 빨리 오란다.

이런~!!!

어쩐 일로 예정 시간보다 빨라서 나를 골탕 먹이나 그래~?

이번에 니들도 좀 기다리라 해놓고 을지병원 지하 1층의 의료기구 판매점에서

에어 매트리스를 한 달 3만 원에 임대하여 들고 중환자실로 향했다.


어느덧...

여차저차의 과정을 거쳐 입원한 병실엔

산소 호흡기는 기본에 각종 첨단 장비가 즐비한 병실이다.

여기는 중환자실에서 한 단계 낮은 병실이라 이곳을 졸업해야만

비로소 완전한 일반 입원병실이라 보면 맞다.


어느 정도 정리가 되자...

맑은 소리님과 한송이 님 그리고 처남부부와 동서부부가 찾아왔다.

우리 부부의 사고를 현장에서 그대로 목격한 한송이 님이 초록잎새를 보자마자

울음 먼저 터트린다.

얼마나 애를 태웠을까?

괜히 우리 부부 때문에 트라우마가 생긴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

다행히...

상태가 호전된 초록잎새를 직접 보자 안정을 찾아가는 것 같아 한편 마음이 놓인다.


그러는 사이...

초록잎새가 몹시 갈증을 호소한다.

그러나 현재는 물 한 모금도 마실 수 없는 금식이다.

저녁 무렵이 되자 이젠 온몸에 열이 펄펄 오르기 시작했다.

다시 지하 1층 의료기기 판매점에서 냉찜질용 얼음 팩을 하나 사서

원하는 곳에 대 주었으나 하나 갖곤 어림없어 두 개를 더 사와 얼음을 채워

일단 급한 불을 끄고 나자 초록잎새가 이젠 다들 집에 가란다.

좀 있음 허벅지의 깊은 상처를 소독하고 드레싱을 해야 하는데

본인의 고통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기 싫된다.

아내가 원하는 대로 해 주기로 했다.

전문 간병인에게 아내를 부탁하고 처남부부와 동서부부를 데리고

집 근처에서 늦은 저녁식사를 하며 또 그렇게 우리 부부는 힘겨운 하루를 정리한다.


텅 빈 집안...

심한 고통을 견디고 있을 아내 생각에 또 가슴이 아프다.

오늘 이 밤이 지나고 새날이 밝아 오면 더 나은 모습의 아내가 보고 싶다.

마음이 답답하다.

뭘 어떻게 해줘야 할지?

오늘 낮에는 이리저리 뼈에 좋은 보조식품을 검색하다 보니

홍화씨가 좋다 하여 치료과정에 많은 도움이 되길

간절하게 바라며 환으로 된 제품 3달치를 인터넷으로 구입했다.

그거라도 많은 도움이 되길 간절히 빌어 본다.


모든 게 다 잘 되겠지?

아무렴~!

잘 되고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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