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지만 먼 일본의 미술
왜화(倭畫)벌이
왜화란 무엇인가? 왜나라 왜, 그림 화. 즉, 일본화란 뜻이다. 이렇게 동양 미술을 소개하는 이 브런치의 첫 발은 일본화가 담당하게 되었다. 일본미술은 담백하면서도 화려하고, 생명력이 넘치면서도 덧없는 미술이다. 이런 일본화를 왜(Why) 알아야 하는가? 파도를 그린 이는 누구인가? 궁금증은 많지만 챗 GPT는 아직도 미덥지 않은 자들이여, 서양미술사에 질릴 대로 질린 이들이여. 여기로 모여라!
생뚱맞게 미안하지만 노래 하나 추천하고 시작하겠다. 바로 일본 밴드 sakanacktion의 <신보물섬新宝島
>. 이 노래를 모른다면 이참에 한번 들어보시길. (9년 전 노래임에도 전혀 촌스럽지 않다. J-POP 역사에 길이 남을 명곡이라고 감히 단언한다.)
https://youtu.be/LIlZCmETvsY?si=XLCW3A8UM88-s9-4
夢の景色を、景色をさがすんだ
유메노케시키오, 케시키오사가슨다
꿈의 풍경을, 풍경을 찾는 거야
宝島
타카라지마
보물섬
각설하고, 이 노래의 가사는 제목 그대로 당신을 “보물섬”에 데려가겠다는 아주 단순한 가사다. 하지만 보물섬이 어디에 위치한 곳인지, 어떤 곳인지 알려주지는 않는다. 아마 사카낙션은 듣는 이가 자신만의 보물섬을 대입해 들어주기를 바랐을 테다. 눈치가 빠른 독자라면, 내가 왜 “신보물섬”이란 카드를 꺼냈는지 여기서 알아차릴 수도 있겠다. 이 글에서의 보물섬이란, 바로 일본 미술이라는 미지의 영역이다.
우리는 일본을 이렇게 말한다.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전자는 자명한 사실이다. 한국에서 비행기로 한 시간에서 두 시간이면 나리타나 하네다 공항에 도착하니까. 그렇다면 후자는 왜일까? 아마도 우리가 일본에 대해 모르는 것들이 많기에, 지리적 위치는 가깝지만 심리적 위치는 멀다는 걸 표현한 말이 아닐까. (일상생활에서도 서로 가깝기에 놓치는 것들이 많다. 당장 우리만 해도 부모님의 나이를 까먹는다든지….) 미술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사람을 열 명 정도 모아놓고, “유명한 화가는?”이라 물어본다면 아마 누군가가 “고흐요!”, “피카소?”라 대답할 것이다. 여기서 좀 더 범위를 좁혀보자. “유명한 한국 화가는?” “김흥도?”. “신윤복!” 교과서에서 본 이름들이 나온다. 그런데. “유명한 일본 화가는?”…. 대답할 수 있는 이가 얼마나 될까? 이건 내가 ‘나는 호쿠사이라고 대답할 수 있지롱~!’하고 지적 허영을 뽐내려 든 예시가 아니다. 중요한 건 한국 대중들에게 일본 미술은 아직 미지의 영역이라는 점이다.
나는 여기서 제안해 보고자 한다. 미지의 영역을 같이 탐구해 보자고. 그곳은 분명 “신보물섬”이라고. 일본 미술은 마치 카멜레온과도 같다. 담백한 동시에 화려하고, 생명력이 넘치면서도 덧없다. 얼마나 매력이 넘치는 분야인가!
...그럴 마음이 들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다. 젖과 꿀이 흐르고 금은보화가 넘치는 곳이라 속여가며, 달콤한 세치 혀로 회유하지는 않겠다. 다만,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주시라. (그냥 내가 속상하니께) 이제부터 우리가 왜(Why) 일본 미술을 알아야 하는지 세 챕터로 나눠 설명해 볼 예정이다. 신보물섬을 찾으러 가는 여정에 함께할지 말지는 그 이후에 결정해 주시면 참 고맙겠다. 그럼 시작해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