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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리추얼, 시작과 끝을 기록하는 습관

사색하는 과정 글쓰기. 나의 무의식 속 에서 나를 발견한다.

by 용인주




나만의 여행리추얼


여행을 무의식 적으로 꼭 챙기는게 있다면 바로 노트와 펜이다. 여기서 더 중요한건, 어떤 노트와 펜을 준비하는가에도 있다. 이번 여행에 쓸 손가방에 들어갈 만한 노트여야 하고, 가장 잘써지는 펜이여야 한다. 언제 어느때에 무언가를 기록하게 될지 모르므로.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 )


그리고는,

여행지로 향하는 비행기 안,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 이렇게 두 번의 시간에는 꼭꼭 글을 적는다. 나의 무의식적 생각들을 기록하고 바라보고 싶어서다.


* 비행기에서 찍지 않아서 ㅠㅠ.. 방에서 찰칵. 이때까지는 이 글을 쓸 줄 몰랐으니까 하하




6월 30일 목요일 비행기안에서


6월의 마지막날, 휴가가 시작됬다. 얼마만의 혼자의 외출인지. 음 혼자여행을 떠났다. 라는 사실이 나를 새롭게 만들어준다. 나는 2014년 7월 피렌체, 파리를 방문했고, 마지막 혼자여행을 보냈다. 28살의 용인주.

어제 혜민이가 질문을 했다. "언제 여행에서 자유로움을 느꼈어요?" 주저없이 말했다. 혼자 했었던 파리 여행이었다고. 그때 나는 12시간의 짧디 짧은 파리일정을 거뜬히 해냈다. 처음으로 여행 그림미션을 수행하기도 했고, 우연히 셰익스피어 서점에 들려 피아노와 함께 옛 정취를 맡았다.

유럽이란 국가안에서는 처음으로 발을 디뎠으며, 전철 하나를 타도 모든게 새롭고 떨렸으니 말이다. 낯선여행자 두 친구를 만나 진득한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어쩌면 난 그 순간을 기억하며 오늘의 여행을 시작하고 싶어 하는지도 모르겠다.

첫경험.
첫경험이라는 말이 꽤나 낯간지럽다. 온 몸을 설레이게 만들어낸다. 그만큼 몸과 뇌 그 모두를 자극시켜 내 기억 한 귀퉁이를 차지하게 만든다. 예전 영경과 함께 했던 시간에 이 단어가 솔깃하게 내 머리에 안착했는데. 이렇게 떠오르는걸 보니 좋다. 첫 경험. 매력적이다.








여행에서 사색의 힘



여기까지가, 나의 첫 시작이야기 아마 나는 기대를 했었나보다. 그때 파리의 설레임이 나에게 다가오기를 말이다. 계획이라곤 전혀 없이 내 몸뚱아리를 내 자신이 믿고 가게 됬다. 하하 그렇게 떠난 시간이였다.


이번에 깨닫게된 나의 성향 중 하나.

난 혼자 여행을 떠났지만, 혼자 여행하지 않는다. 사람이 꼬인다. 꼬이게 내가 만든다. 제주도에 있는 친구가 있으면 어떻게든 연락해서 신선한 만남을 만들어낸다. (서울에서 보다가 여기서 보는거 자체가 신기하고 걍 좋다.) 어쿠스틱밴드 귀요미들 부터 게스트하우스 사장님 내 동생의 멋진 지인들까지. 정말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그러다 보니 가끔은 나혼자 사색할 수 있는 시간이 없다. 우린 곧잘 여행을 떠나서, 나를 알고 싶다고 나를 찾고 싶다고 말한다. 이건 나도 마찬가지, 혼자 가는 이유는 조금더 나자신과 있고 싶다는 이야기다. <조금 더 나를 알아보고, 나를 마주하고 싶다. 나에게만 집중하는 사색을 하는 여행을 하고 싶다. >라는 욕망을 갖는다.


자연스럽게 나의 본성과 욕망이 만나 만들어진 나의 리추얼이 바로 지금 말하고 있는 노트와 펜을 지니는 것 이였다. 사람들과 신나게 하루를 보내다가도, 꼭 나만의 시간을 보낸다. 비행기 안에서, 꼭두새벽에 일어나서, 혹은 밤 늦게 글을 쓴다. (글을 쓰는 이유는 나의 생각을 정리해낼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인큐에서도 모든 교육의 시작과 끝에는 글이 있다. 책을 읽고 인문폴리오를 쓰고, 수업이 끝나면 글을 작성한다.) 그때는 꼭 스마트폰과 떨어져 있는다. 펜을 들고 지금의 나의 무의식을 만나고, 아날로그적으로 돌아가 사색하기 시작한다.


여행은 환경을 낯설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오늘의 나를 되돌이켜보면 나의 성향을 더 디테일하게 관찰할 수 있다. 동시에 순간의 감정이 들어가 기록에 감정이 입혀진다. 시간이 지나고서의 기록은 종종 기록만을 위함이 된다.










연착 된 비행기 안에서 꺼진 폰을 가방에 넣어두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글이 막히면 영경이 선물해준 책을 읽었다.






7월 4일 수요일 비행기 안

제주, 마지막날을 보내고 집으로 간다. 목금토일월 5일이란 시간을 이곳에서 보냈다. 굉장히 특별했다. 동시에 잔잔하고 나다웠다. 한동안 잃어버렸던 나. 나는 우물속에 고여있는 나의 모습을 바라봤었다. 고여있어야할 시기였겠지 하며 자위하고 싶지만, 싫어졌다. 흐르고 싶다. 이번 여행을 통해서 배웠다. 익숙함을 쫓아내고자 하고, 틀을 벗어나려고 하는 그 각가지의 노력들이 매일 필요하다고. 나는 사람이 함께 살아숨쉬는 것들에 매력을 느꼈다. 그 관계 속에서 '나'라는 사람을 규정짓고 싶어했다. 선택에 있어 내가 있는가 없는가는 많은 의미를 지녔다. 취향적인 것에 충실했을 때의 만족을 경험했다.





예술가들의 평범하고도 특별한 시간



내가 무척이나 좋아하고 존경하는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그만의 습관이 있는걸로 유명하다.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9시에 잠이 드는 것. 오후에는 달리기를 한다던가, 그런것들이다.


또 특유의 유머로 영화를 만들어 항상 제작하는 영화마다 세간의이슈를 만드는 영화감독 우디앨런.

그는 샤워하는 것을 리추얼이라 말한다. 긴장을 풀어주고 아이디어를 짜내고 줄거리를 구상할 수 있는 시간이자신에겐 샤워하는 시간이라 말하는 것이다.


그외의 많은 예술가들에겐 리추얼이 존재한다. 가장 평범할 수 있는 시간을 가장 빛나는 순간으로 만들 줄 안다. 위대함이 아닌, 창조적인 행위를 하는 일상의 습관이 있는 것이다. 모든 공통점이 사색을 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봐요. 내가 나의 생각에 집중하는 과정. 나만의 방법으로 풀어내는 방식이 다를뿐. 사실 내 무의식적 글을 다시 읽고 가공없이 그대로 옮겨 적어가는 시간이... 괜히 부끄러웠다. 하지만 이것 또한 나, 있는 그대로 이지 않으련가. 감사한 리추얼을 공유하려 글이 아닌, 디자인씽킹 특별 미션으로 가공 시켰다.





여러분은 하루 안에 여러분만의 리추얼이 있으신가요?

만약, 오늘을 기록하고 싶다면 디씽팸에게만 공유한 이 방법을 따라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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