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꾸었다.
깨고 나서 다행이다 했던 아찔하고 생생한 꿈.
비닐하우스 뼈대를 연상시키는, 건물의 골조만 형태를 갖춘 천장쯤. 가장 높은 곳에 나는 있었다.
얼기설기 연결된 뻥 뚫린 철근 사이로 발을 삐끗하면 그대로 추락하는 위치였다.
마당에 모인 사람들이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들의 시선으로 건너편에 어떤 여자애가 앉아있는 걸 알았다. 사람들은 어린 여자애를 보고 있었다. 열 살 안팎의 작은 아이를.
나는 알았다. 저 아이를 구해야 하는 것을.
그 아이는 전혀 울지 않았다. 울기는커녕 마치 놀이기구를 탄 듯 앉아 발까지 흔들며 처키처럼 웃고 있었다.
어느 순간 균형이 흐트러졌다. 철근으로 이어진 천장의 가운데가 갈라지면서 금방이라도 추락할 것 같았다. 건너편의 아이가 내 앞에 앉아 있었다.
나는 무너질 듯한 골조를 잡고 아이에게 손을 내밀었다. 손을 한껏 뻗쳐도 닿을 수 없는, 두 뼘 정도의 틈이 있는 야속한 거리였다. 무너질 듯 흔들리는 구조물 위에서 그 아이를 잡으려고 안간힘을 쓰다 꿈에서 깨어났다.
깨어나면서 어렴풋이 꿈이라는 걸 알았다. 아.. 꿈이라 다행이다. 너무나 생생한 꿈. 꿈이라 감사한 그런 꿈을 꾸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영화 '달콤한 인생' 마지막 장면이 생각났다. 이병헌의 독백이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