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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PM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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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용진 Jul 30. 2024

일은 재미있으신가요?

2010년에 공채로 신입사원으로 입사를 했다. 당시 회사는 연차가 높은 멤버가 ‘버디’(용어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로 매칭되어 신입사원의 온보딩을 도와주는 기업문화가 있었다. 내가 이때가 기억이 나는 것은 어쩌면 첫인상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준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입사하고 얼마되지 않아서 버디는 사내 카페테리아에서 커피를 사주신다고 하셨다 (여담이지만 그 당시 회사 카페테리아는 정말 좋았다!).


카페테리아에서 커피를 주문하면서 버디께서 궁금한 점이 있는지 여쭤보셨다. 그때 나는 “일은 재미 있으신가요?”라고 물어봤다. 나보다 경력이 많으신 분이 지금 하고 계신 일을 어떻게 바라보시는지 궁금해서 물어본 의도였는데, 질문의 내용이 너무 날 것이었던 것이다.


질문을 받으신 분께선 살짝 당황하시면서 대답을 하셨는데 그 내용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금방 나의 메시지는 내가 속한 조직에 소문이 났다. 누군가는 개념 없다고 하신 것 같았고, 당시 리더 분께서는 “정말 궁금해서 물어본 것일 수 있지 않느냐”라면서 분위기를 좋게 돌리려고 하셨던 기억도 난다. 다들 신입사원에게 관심이 많았던 시기라서 나의 행동이나 실수가 금방 회자가 되었던 것 같다. (그땐 솔직히 왜 그리도 실수에 관심이 많은지 조직문화를 원망하기도 했다)


첫인상이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관계의 시작을 의미하며, 이후의 관계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순간이다. 그날의 경험은 나에게 왜 그랬을까 하는 후회를 남기기도 했고, 시간이 지나고나니 일종의 교훈을 얻었던 것 같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질문하고 대화를 이끌어가는 것이었다. 당시에는 경험이 부족했기 때문에 직설적인 질문을 던졌지만, 이제는 상대방의 기분과 상황을 고려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다.


그날 이후로, 나는 첫인상의 중요성을 더욱 이해하게 되었고, 다른 사람들과의 첫 만남에서 신중하고 사려 깊은 태도를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어떻게 보면 눈치를 보게 되고 패기가 줄었다고도 할 수 있지만, 다르게 해석하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었다고 생각된다.


그때로 다시 돌아가라면 나는 어떻게 질문을 했을까? 


OO님, 현재 참여하고 계신 프로젝트를 여쭤봐도 될까요? 

... 업무 하시면서 가장 많이 신경쓰시고 고려하시고 있는 영역은 어떻게 되실까요?

... 회사에서 일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이 언제였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이건 약간 오글 거리는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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