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그재그 #십자인대 #코로나육아 #음악
이직만큼 개인에게 큰 이벤트도 많지 않을 것이다. 두 달전에 네이버를 그만두고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크로키닷컴으로 입사했다. 그동안 다음, 카카오, 네이버랩스, 네이버와 같은 많은 사람들이 포털이라 부르는 기업에서 10년 넘게 일했다. 역시 많이 받은 질문은 "왜 (요즘 대학생들이 가장 들어가고 싶은...) 좋은 회사를 그만두냐?"였다.
지그재그팀은 대학교 동기가 입사했다는 소식을 듣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지그재그 관련 뉴스를 챙겨 보았다. 특히 개인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에 있어 낮은 비용으로 빠르게 확장가능한(scalable) 구조에 관심이 많은데, 지그재그는 사용자 경험에 대한 접근부터 비즈니스 모델까지 이를 스마트하게 풀어나가는 인상을 받았다. 친구에게도 입사 지원하기 전에 지그재그의 기획하는 포인트가 세심하게 사용자의 니즈를 풀어가는 것 같다고 의견을 주기도 했었다.
시간이 지난 약 세 달 전에 지그재그 팀의 프로덕트 매니저 공고를 확인했다. 다들 이직에 신중해야할 나이라고 했지만 그들에게 나름의 계획이 있다고 떵떵거리고, 지그재그 다니는 친구에게 연락해서 "그래도 레퍼러가 있는 것이 조금 더 수월할테니 도와달라고" 부탁하여 추천입사로 지원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추천 입사의 그림은 아니다). 인터뷰를 통해 면접관 분들과 대표님(회사에서 쟈니님이라고 부른다)과 대화를 하면서 더욱 지그재그팀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졌고, 다행히 합격하여 두 달 전부터 멤버가 되었다. 본격적인 업무를 진행한 것은 약 6주 정도 된 것 같고, 벌써 10여개의 기능 및 테스트 배포를 관리하면서 스스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개인적으로 지그재그팀에서 느낀 장점은 다양성(Diversity)라고 느낀다. 다양한 개성의 멤버들이 서로 존중하고, 어려움을 같이 해결하려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 아직 두 달 정도 밖에 다니지 않아 이 회사는 어떻다라고 확실히 말할 수 없지만, 지금은 내 스스로와 회사의 성장을 기꺼이 일치시키고 있다.
▶︎ 지그재그팀 채용공고
최근에 있었던 개인적으로 가장 불행했던 사건은 십자인대 파열이다. 왜 어른들이 안전사고 조심하라고 하는지 이제 알 것 같다. 뒤늦게.
사건은... 작년에 여름에 일본 여행을 갔는데, 비행기 출발 시간을 착각하여 아이를 안고 뛰다가 넘어져서 오른쪽 무릎을 크게 다쳤다. 크록스를 신었는데 공항 바닥과 마찰이 오히려 심해 앞으로 심하게 넘어졌다. 다행인 것은 아이는 무사하고, 내 다리만 다친 것이다. 아직도 그때 내가 넘어지던 광경이 슬로우 모션처럼 기억 속에 생생하다. (나쁜 기억은 우리 뇌가 지운다더니... 왜 내 뇌는...)
그 날 이후로 나 때문에 아이가 위험해질 수 있다는 죄책감이 정말 심해졌다. 지금도 극복하고 조심하려고 많이 노력 중이다. 십자인대 파열이란 것이 회복이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아래 사진의 보호장비를 차지 않은 것은 거의 6개월이 지난 시점이었던 것 같다 (저 기간동안 보호장비와 접촉성 피부 트러블이 어찌나 심하던지...).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도 무릎 꿇고 앉지를 못한다. 오른쪽 다리 근육도 갑자기 확 줄어 외소해졌다.
내 인생에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순간. 어쨌든 이것도 내 인생의 한 시점이라 이렇게 기록으로 남긴다.
최근에 아내와 내가 모두 이직을 하였다. 우리 아이는 기존에 오랫동안 직장 어린이집을 떠났다. 이후에 아이가 다닐 유치원을 알아보느라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 빠르게 다닐 유치원이 정해졌다. 아이가 어린이집을 그만 다니고, 유치원에 입학하기까지 3개월의 공백기가 있었다. 우리 부부는 그 기간동안 아이를 예체능 학원에 보낼 계획이었다. 그렇게 3개월이 거의 끝나갔는데 코로나 시대가 오고 말았다. 그리고 거의 6개월이 지나 우리 아이는 유치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유치원의 가이드는 1주일에 한 번 등원하는 것이었다. 매일 등원하는 것이 아니다보니 우리 아이는 잘 적응하지 못했다. 유치원 가야하는 날에는 아이는 아침부터 우울해져서 계속 울기만 했다. 지난 주에는 2시간 가까이 우느라 애를 크게 먹었다. 6개월이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이제 막 유치원을 들어간 아이에겐 인생(?)의 상당 시간을 집에서만 시간을 보냈다.
아이가 스트레스 받는 것이 눈에 보여서, 주말에 교외로 외출을 나가려고 노력하거나 또래 친구들을 만날 기회를 만들려고 노력을 많이 하게된다. 하지만 맞벌이 부부에게 바쁜 일과에 주말을 위한 별도 계획을 짜는 것도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매일매일 건강하게 자라고, 아직까지 엄마아빠가 세상의 전부인 우리 아이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행복을 느낀다.
작년에 나의 귀를 사로잡았던 음악은 단연 빌리 아이리쉬였다. Bad guy, i don't wanna be you anymore 노래를 처음 듣자마자 오랜만에 저절로 '기막히다'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그 이후로 올해 사운드가 인상적이었던 곡은 The Weeknd의 Blinding lights였는데, 노래 부르는 가수가 춤을 잘 못추고 뮤직 비디오도 음산해서 호감도가 떨어졌다. 개인적으로 위 두 가수 컨셉에서 공통적으로 세기말적인 분위기가 느껴지는 것 같다.
그렇게 시간이 지난 오늘. 마음에 드는 곡 하나 발견했다! 바로 리한나의 Love on the Brain이다. 이 노래를 발견하게 된 계기는 인스타그램이었다. 인스타그램 검색을 둘러보다가 우연히 리한나가 이 곡을 부르는 콘서트 장면을 바스트 샷으로 잡은 클립을 보았는데, 노래의 몰입하는 표정과 열정이 너무 멋있었다. 그리고 유튜브에서 리한나가 이 곡을 라이브로 부르는 클립을 여러 편을 무한반복하면서 보았다.
이 포스팅을 쓰고나면 '계약서 작성'에 대한 브런치 글을 별도로 써볼려고 했지만... 다음 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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