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속성 인간으로 진화 중
도시의 불빛들이 남기는 잔상을 좋아한다. 형형색색의 빛 번짐은 도시 안의 피로감이 일렁이다 넘친 것 같은 모양이기도 하고, 보고 있노라면 도시가 가진 번잡스러움과 적막함의 경계가 흐려지는 느낌도 좋다.
나의 단상들도 잔상을 남긴다. 쓸 수밖에 없는 마음이 넘친 탓에 흐릿하지만 *'지워지지 아니하는 지난날의 모습'임은 분명하다. 나에게 떠오르는 많은 단상이 어떤 색의 잔상이 될지 궁금하다.
1) 무언가를 누구에게 자의로 배우는 과정이다.
업무에는 성취의 사이클이 있는데, 업무가 안정기에 오르는 사이클 기간에는 으레 무기력함이 따라온다. 이럴 때 내 업무를 아무리 집착스럽게 파헤쳐도 원하는 성취감을 얻을 수 없다. (물론 사이클이니 곧 도전기를 마주하겠지만)
그럴 때 삶의 다른 영역으로 시야를 돌리는 건 균형을 잡는 데에 도움이 된다.
집 근처에 있는 수영장을 찾고, 사이트에 들어가 강습 신청을 하며 새로운 물품을 산다. 게임으로 치면 새로운 에피소드가 시작되는 것이다.
선생님 말에 집중하여 새로운 것들을 배우고 몸으로 익힌다. 입문기에는 매번 배움 -> 실행 -> 목표 달성을 하게 된다. 이 성취의 과정이 자잘히 반복되는 건 단순히 ‘수영’이라는 에피소드에 한정되는 게 아니라, 내가 진행 중인 다른 에피소드(업무)에도 영향을 준다.
그렇게 되면 업무의 사이클에 목메지 않게 되고 거리를 둘 수 있다.
2)아주 조금씩 늘고, 연습하면 더 빨리 는다.
팍팍 늘지 않고 아주 조금씩 느는 건 수영의 매력과 비슷하다. 물의 묵직한 무게를 느끼는 감각과 닮아서 오히려 좋아.
정직한 성취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은 수영뿐만 아니라 운동 초기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다.
강습만 받을 때와 자유 수영을 병행하며 강습에 갈 때와는 확연히 다르다. 예복습 효과도 있지만 무엇보다 자신감이 붙어서 열심히 하게 된다.
자유 수영을 더 자주 병행하면 좋겠지만..8월에는 더 노력해봐야지.
3)새벽 수영
나에겐 평생 죽은 시간인 줄 알았던 아침 5~6시 사이를 살아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생각보다 남은 하루가 활기차다. 수영 후 업무 전까지 조금 남는 아침 시간을 어떻게 잘 쓸 수 있을까 요리조리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밤 11시로 취침 시간이 강제 조정되었다^^..)
이런 이유로 주변 여러 사람에게 수영 전도를 하고 있는 1개월 차 수영 꿈나무이다.
벌써 자유형에 헉헉대고 있지만 맨 처음 수영 레인을 걸을 때 생경한 물의 감각에 저절로 나오던 미소를 잊지 않고 오래오래 수영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