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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용PD Jun 06. 2023

<어바웃 타임>2013

2013/12/23에 쓴 글


시간 여행에 관한 영화나 드라마라면 이제 질릴 정도로 많이 보았습니다만, ‘노팅힐’의 작가이자 ‘러브 액츄얼리’의 감독인 리차드 커티스가 만든 시간 여행이라면 아직도 관심이 가실 겁니다. 감독의 이력을 보면 짐작할 수 있겠지만, ‘어바웃 타임’은 ‘시간’으로 이야기를 시작하지만, 결국 ‘사랑’을 얘기하고 극장을 나설 때는 ‘인생’을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지금껏 연애 한 번 제대로 못 해본 팀은, 21살이 되어서 아버지로부터 가족의 비밀을 듣습니다. 이 집 가문의 남자는 자가 인생의 과거 한순간으로 시간 여행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지금까지의 시간 여행 이야기에서는 세상을 구하거나, 자기 인생을 바꿔놓은 원대한 일들을 했었지만, 현명하신 팀의 아버지는 ‘돈 따위를 벌기 위해 이 능력을 사용하지 말라’고 충고하면서 가문의 비밀을 전수해줍니다. 그때부터 팀은 사랑할 ‘여자’를 구하기 위해 그의 능력을 사용합니다. 여자 앞에서 실수투성이였던 팀은 한눈에 반한 메리와 인연을 맺기 위해 몇 번씩 시곗바늘을 거꾸로 돌립니다. 둘은 결혼하고 아이도 낳고 행복한 삶을 살아갑니다. 이렇게 쓰고 나니 영화가 시시한 듯하지만, 사랑을 얻은 후에  영화는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묻고 대답하는 세션에 돌입합니다. 시간을 돌리는 행위는 사소한 변화를 일으키는데, 그 사소한 변화의 결과가 인생의 가장 중요한 것을 바꿔놓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아이를 낳고 난 후, 그 전 상황으로 돌아가니, 다른 아이가 자라고 있으니 시간을 되돌리지 못하는 것 처럼요. 과거의 어느 한 순간을 바꾸는 대가로, 현재의 자식이 다른 아이로 바뀐다면 그 어느 부모가 시간 여행을 하겠어요. 이 영화는 ‘인생’에서 ‘오늘’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오늘’을 정말 즐기고 있느냐고요. 오늘을 충분히 음미하고 살아간다면, 인생은 더욱 풍족해진다는 메시지를 영화는 들려줍니다. 시간이라는 유한한 자원을 우리가 어떤 의도와 가치를 가지고 하루하루 쓰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해줍니다.


재미있는 캐릭터들이 넘쳐납니다. 배우들의 연기가 좋아서, 메리 역의 레이철 맥 아담스의 사랑에 빠진 연기는 보는 동안 저도 도파민이 다시 넘쳐 나오는 설렘을 느낄 정도였어요. 크리스마스라서 애인 손잡고 가서 보면 딱 좋은 영화인데, 제 애인은 먼저 가서 보고 왔더군요.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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