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의 폐해

2005년 2월에 쓴 글

우리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거의 모든 저작물이 법률의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살펴보는 뉴스, 회사로 향하는 차 안에서 듣는 음악, 집에 돌아와 시청하는 OTT의 콘텐츠까지 저작권의 영역 아래 있지 않은 것이 거의 없다고 봐야 합니다. 저작권이 창작자의 권리와 재산임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작권이 인류의 문명과 문화의 발전에 장애가 될 수도 있는 것이 저작권이 폐해일 수 있습니다. 지금 저작권의 수호천사처럼 되어 있는 미국의 예를 들어본다면, 미국의 헌법에는 다음과 같은 조항이 있습니다.

    “To promote the progress of Science and useful arts, by securing for limited times to     Authors and Inventors the exclusive rights to their respective Writings and discoveries”

번역한다면  “문명과 과학의 발전을 도모하고자, 한정된 시간 동안 작가, 발명가의 저작물과 발명에 대해 독점적인 권리를 보장하겠다” 는 것입니다. 여기서 ‘한정된 시간’이란 언급을, 저작권 문제애 대해 연구하는 학자들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왜 요즘 저작권이 강화되고, 그 보호 기간이 한없이 길어지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것입니다. 왜냐면 인류의 문명이란 것이 상호교류를 통한 접촉과 그로부터 가능해진 상호 모방을 통해 발전했다는 것이 거의 정설이기 때문입니다. 소위 ‘축적된 지식’이란 것이 오늘의 지적 체계를 이룬 토양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예가 있습니다.

제임스 와트는 증기기관을 발견한 사람으로 유명합니다. 사실 그의 증기 기관은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 발명이 아닙니다. 1764년 와트는 기존에 사용하던 Newcomen steam engine을 수리하다 자신의 증기기관에 대한 영감을 얻었습니다. 사실 와트의 엔진은 출력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폭발을 두려워해 대출력을 낼 수도 없었습니다. 와트와 그의 파트너는 그들의 증기기관을 개선하는데 주력하기보다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데 신경 썼습니다. 1768년에 특허를 받은 그는, 각종 로비와 소송을 통해 자신의 권리를 1800년까지 연장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당시의 시장에 와트의 엔진보다 발전된 Hornblower엔진이 소개되자, 맹렬히 공격해서 결국 Hornblower는 감옥에 갇혔고 그는 모든 잃었습니다. 1800년 와트의 권리가 소멸됐을 당시 영국의 시장에는 1000개 정도의 증기기관이 사용되었는데, 그중 와트의 시스템은 321개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그 출력은 10,000마력 정도였습니다. 와트의 사후 15년 뒤에 이 출력은 210,000마력으로 개선됩니다. 뿐만 아니라, 여러 엔지니어에 의래 개선에 개선이 거듭돼 증기기관차, 증기기선 등 다양한 동력원으로 응용이 되었고 영국의 산업혁명을 이끄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와트와 그의 사업 동료 볼튼이 장악한 저작권은 사실상 증기기관의 개선, 발전을 15년 넘게 방해한 것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와트 자신은 기존의 뉴컴 스팀 엔진의 저작권을 침해해서 그의 발명품을 만들어 냈지만요. 이 경우는 저작권이 창의력과 아이디어의 발전을 가로막는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예입니다. 왜 저작권을 한정적인 시간 동안 보호해야 하는지도 깨닫게 해주는 사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