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목적기반 자동차’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운송기기에서 머무는 공간으로

by Utopian

‘목적기반 자동차’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운전대를 잡지 않은 손으로 당신은 무엇을 하고 싶으신가요?”

자동차는 단순히 A지점에서 B지점으로 이동하는 수단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제 자동차는 ‘움직이는 생활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출근길 차 안에서 화상회의에 참석하고, 귀갓길에는 안마를 받으며 휴식을 취하는 일이 더 이상 상상 속 이야기가 아니다.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5 로보택시’는 운전석이 필요 없는 완전 자율주행차의 모습을 보여준다. 실내는 작은 거실처럼 승객들이 마주 보며 대화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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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의 ‘Vision AVTR’은 차량 내부를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앞유리는 거대한 디스플레이가 되어 증강현실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한다.

6-21.jpg Vision AVTR

볼보의 ‘360c’ 콘셉트카는 침대로 변형되어 야간 이동 시 편안한 숙면을 돕도록 설계되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동안 편안히 잠들었다가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

237055_Volvo_360c_Interior_Sleeping.jpg Volvo 360c

이렇게 자율주행은 편리함을 넘어 이동 시간의 활용 가능성에 대한 것이다.

- 출근길 차량이 이동식 사무실로 변신한다. 핸들과 페달 대신 책상과 모니터가 있는 공간에서 업무를 시작할 수 있다.

- 장거리 여행 중인 차량은 영화관으로 변신한다. 창문은 스크린으로 바뀌고, 좌석은 최상의 시청각 경험을 제공하는 영화관 좌석으로 재배치된다.

- 도심의 자율주행 밴은 이동식 회의실 역할을 하여, 이동 중에도 팀 미팅을 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변화는 도시 설계에도 혁신을 가져온다.

주차장이 필요 없어지면서 그 공간은 공원이나 문화시설로 탈바꿈할 수 있다.

차량이 스스로 충전소를 찾아가고 정비를 받게 되면서, 도시의 서비스 인프라도 완전히 새롭게 바뀔 것이다. 교통 체증이 줄어들면서 도로는 더욱 효율적으로 재구성되고, 보행자와 자전거를 위한 공간이 확대될 수 있다. 이제 ‘이동 시간’은 더 이상 ‘잃어버린 시간’이 아니다. 오히려 그 시간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의 시간’이 되었다. 운전에서 해방된 우리의 손과 눈은 이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 가능성은 무한하다.


최근 도요타는 2019년에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비전을 발표하고, 2025년에는 실제 모빌리티와 연계된 스마트 시티 프로젝트인 우븐시티를 공개했다. 그렇다면 우븐시티에서는 어떤 일들이 가능할까?

20200107_01_01_s.jpg Toyota Woven city

"아침 7시, 우븐시티의 하루가 시작된다.

김서연 씨의 스마트폰에 알림이 울린다. '오늘 아침 미팅을 위한 e-팔레트가 5분 후 도착합니다.' 그녀가 아파트를 나서자, 마치 움직이는 카페처럼 꾸며진 e-팔레트가 조용히 다가온다. 문이 열리자 향긋한 커피 향이 그녀를 맞이한다. 이미 도착해 있는 동료들과 함께 아침 회의를 시작하는 동안, 차량은 도시의 최적 경로를 따라 부드럽게 움직인다.

점심시간이 되면 도시의 풍경이 달라진다. 일부 e-팔레트는 이동식 레스토랑으로 변신해 도시 곳곳 수요가 있는 장소로 이동한다. 한 대는 유명 일식당으로 변해 사무실 밀집 지역에 정차하고, 또 다른 한 대는 신선한 샐러드 바로 변신해 공원 근처에서 운영된다.

001.jpg Toyota e-palette

오후가 되면 같은 e-팔레트가 이동식 헬스클럽으로 변신한다. 직장인들은 퇴근길에 잠시 들러 운동을 하고, 그대로 집 근처까지 이동할 수 있다. 러닝머신 위에서 달리며 창밖으로 우븐시티의 아름다운 저녁 풍경을 감상한다."

우븐시티 건축 조감도

밤이 되면 일부 e-팔레트 차량이 이동식 극장으로 변신한다. 조용한 공원에 여러 대의 e-팔레트가 모여 드라이브인 시어터를 만들기도 하고, 때로는 작은 공연장으로 변해 버스킹 공연을 진행하기도 한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우븐 시티의 건물들과 e-팔레트가 상호작용하는 방식이다.

건물의 특정 층이 e-팔레트 정차장으로 바뀌어, 마치 엘리베이터처럼 차량이 건물 안으로 직접 들어간다.

아파트 단지에서는 e-팔레트가 이동식 편의점 역할을 하여 심야 시간에도 필요한 물품을 제공한다.

학교에서는 e-팔레트가 이동식 과학실이나 도서관으로 변신해 다양한 학습 경험을 선사한다.

이 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은 ‘적응성’이다.


도시의 수요에 따라 e-팔레트의 용도가 실시간으로 바뀌며, 우븐 시티의 인프라가 이를 완벽히 지원한다. 교통 체증이 예상되는 구간에서는 도로가 자동으로 확장되고, 보행자가 많은 구역에서는 e-팔레트의 속도가 자연스럽게 조절된다.

밤이 깊어 도시가 잠들 무렵, e-팔레트들은 자동으로 충전소로 이동한다. 충전소는 거대한 벌집 모양으로 설계되어 수백 대의 차량을 효율적으로 수용하고 관리한다. 다음 날 새로운 변신을 위한 준비가 시작되는 것이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도요타의 e-팔레트와 우븐시티가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히 모빌리티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도시 생활에 필수적인 인프라이자 다목적 공간으로 발전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많은 미래 모빌리티 관련 이야기들이 이제는 사업 서비스 형태로 구체화되고 있다. 비슷한 사례로, 최근 2024년 CES에서 기아는 기존의 목적기반 자동차라는 PBV의 개념을 넘어 실제 제품 라인업과 PBV(Platform Beyond Vehicle) 생태계를 제시하는 사업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우븐시티에 도입될 e-팔레트의 경우 완전 자율주행이 상용화된 시기의 상하 분리형 모빌리티라면 기아의 PBV는 먼저 현재 EV차량으로 구현 가능한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운전석과 후면부 서비스존을 교체탈착 가능한 시나리오와 기술개발을 통해 실질적인 미래 모빌리티의 시작점을 제시한다.

이러한 상황을 가정해 보자면

기아 PBV의 서비스존 교체 기술 이지스왑

"2030년 서울의 어느 아침, 도시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기아의 PBV 생태계가 가동되기 시작한다.

기본 모듈인 PV5가 건물 1층 도킹 스테이션에 접근한다. 마치 레고 블록처럼, PV5는 이지스왑이라는 후면 서비스 존 교체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용도의 캡슐과 결합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한 유닛은 카페 모듈과 결합해 '모바일 카페'로 변신한다. 실시간 수요 데이터를 분석해 아침 출근 인파가 몰리는 지역으로 이동한다.

더 흥미로운 점은 PV5의 '스웜(Swarm)' 기능이다. 여러 대의 PV5가 서로 연결되어 기차처럼 움직이면서도, 필요할 때는 개별적으로 분리되어 각자의 임무를 수행한다.


예를 들어

아침에는 통근 열차처럼 연결되어 많은 사람들의 이동을 돕는 것.

점심시간에는 각각 다른 종류의 레스토랑으로 변신하여 '움직이는 푸드코트’를 꾸미는 것

저녁에는 문화공간으로 변모하여 공연장, 영화관, 갤러리 등으로 활용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PBV의 모듈형 설계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다.

소상공인들은 자신만의 맞춤형 모듈을 디자인하여 '이동식 창업'

대형 리테일 기업들은 계절과 트렌드에 따라 빠르게 변화하는 팝업 스토어 운영

의료 서비스 업체들은 이동식 진료소를 운영하여 의료 접근성 향상


더불어 기아의 'PBV 허브'는 이러한 모빌리티 혁신의 중심지 역할을 한다

자율주행 PBV들이 허브에 도착하면 AI가 자동으로 필요한 모듈 교체를 진행

여러 PBV가 연결되어 대형 공간을 형성하고, 임시 마켓이나 문화공간으로 활용

충전, 정비, 모듈 교체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원스톱 서비스 제공


밤이 되면 일부 PBV는 도시의 물류를 담당한다. 조용히 도시를 돌아다니며 24시간 무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다음 날 아침이면 다시 승객 운송용 모듈로 전환된다.

이러한 PBV 생태계의 가장 혁신적인 점은 '적응형 도시 인프라'와의 연계이다. 도로의 센서들은 PBV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최적의 이동 경로를 제시하고, 건물들은 PBV 도킹을 위한 스마트 플랫폼을 갖추고 있다. 마치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유기체처럼 작동하는 것이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PBV가 지향하는 모빌리티 혁신의 방향성을 보여준다. 특히 모듈형 설계와 스웜 인텔리전스를 통한 연결성이 만들어낼 수 있는 새로운 도시 생활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것은 발전된 도심과 일부 국가에서의 가능성을 제안하는 것에서 넘어 세계 곳곳의 인도주의적인 지원에서의 효율성도 제시한다.

"갑작스러운 지진이 발생한 도시, 기존의 인프라가 마비된 상황에서 PBV 컨보이가 도착한다.

첫 번째로 투입되는 것은 '모바일 컨트롤 타워' PBV이다. 위성 통신 모듈을 탑재한 이 차량은 끊긴 통신망을 복구하고, AI 기반 재난 상황 분석을 시작한다. 드론을 발진시켜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최적의 구호 활동 경로를 다른 PBV들에게 전송한다.

그 뒤를 이어

응급 의료 PBV가 이동식 병원으로 변신하여 부상자 치료 시작

생활 지원 PBV는 샤워실, 화장실, 세탁실로 변신하여 기본적인 위생 시설 제공

주거 PBV들은 서로 연결되어 임시 대피소 형성

주방 PBV는 하루 수천 명분의 따뜻한 식사 제공

정수 처리 PBV는 깨끗한 식수를 생산하고 공급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PBV의 모듈화가 가져오는 장점들이다

상황에 따라 신속하게 용도 변경 가능

피해 규모에 따라 확장성 있는 대응

현지 상황에 맞춘 맞춤형 구호 활동 전개

태양광 패널과 배터리 시스템으로 자급자족 가능


전쟁 지역에서는

방탄 모듈을 장착한 PBV가 안전한 인명 대피 지원

이동식 학교가 되어 피난 중인 아이들의 교육 지속

모바일 심리 상담소로 변신하여 트라우마 케어 제공


하지만 이러한 혁신적 시스템이 실현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있다

기술적 과제

극한 상황에서도 작동하는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

모듈 교체의 완전 자동화 구현

오프로드 주행 능력과 험지 극복력 확보

장기간 자가발전 시스템 구축


인프라 과제

모듈 표준화를 위한 국제 규격 제정

긴급 상황 대응을 위한 법적 제도 마련

국가 간 운용을 위한 규제 조정

원격 정비 및 수리 시스템 구축


사회적 과제

재난 상황에서의 윤리적 의사결정 프로토콜 수립

현지 문화와 관습을 고려한 서비스 제공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 시스템 구축

지역 사회와의 협력 체계 구축


이러한 PBV 시스템은 기존 자동차와 다음과 같은 근본적인 차이를 보인다

목적 중심 설계

이동 수단을 넘어 생활 인프라로서의 역할

상황에 따른 유연한 용도 변경 가능

개별 운용과 군집 운용의 자유로운 전환


운영 방식

소유 개념에서 서비스 개념으로 전환

AI 기반의 수요 예측과 선제적 대응

실시간 상황 적응형 운영 시스템


사회적 역할

개인 이동수단에서 공공 인프라로 진화

재난 대응과 사회 안전망으로서의 기능

지역 사회 재건을 위한 플랫폼 역할


이런 변화는 단순한 모빌리티의 진화를 넘어, 우리 사회의 회복력을 높이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재난과 위기 상황에서 PBV는 단순한 운송수단이 아닌, 삶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필수 인프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가능한 서비스 시나리오만큼이나 이를 뒷받침 하는 탈착기술의 정교화가 필요하고 사용하지 않는 서비스존은 일정기간 보관할 수 있는 시설의 준비, 그리고 이러한 서비스를 원활하게 제공할 수 있는 지원 프로그램 등 가능성만큼이나 세심한 준비는 필요하겠지만 없었던 서비스가 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서비스에 효율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변화가 오게 될 것이다. 그 변화에 맞춰 기존의 산업도 전환하게 된다. 생각의 속도만큼이나 현실의 속도가 빨리 따라잡고 있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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