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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용석 Yongsuk Hur Jun 16. 2020

순게이 부로 Sungei Buroh Wetland

싱가포르 최고의 야생 늪지대

현재 싱가포르는 COVID-19으로 인해 외부 활동이 전면 금지되어있다. 뉴스에 보면 전 세계적으로 바이러스가 인류의 모든 것을 가져갔다고 하지만, 한편으로는 인류에게 되돌려 준 것도 있는 것 같다. 바로 야생의 세계이다. 아마도 뉴스에서 이탈리아 베니스에 해파리가 돌아왔다는 기사를 많이 접했을 거라 생각하다. 싱가포르도 마찬가지다 마리나 베이 샌즈에 살고 있는 수달 가족이 도심 속 까지 들어왔다. 물론 이것에 대한 문제도 있었다 수달 가족이 개인 주택에 들어가 연못에 있던 매우 비싼 관상어를 다 잡아먹었단다. 그래서 또 한 편의 사람들은 이런 야생 동물들을 몰아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모든 일에 좋을 일만 또 나쁜 일만 있을 수는 없다. 하지만 필자는 동물들에게 피해를 받을 수도 있겠지만 공존하는 쪽을 택하고 싶다.

그래서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곳은 싱가포르의 최대 습지대 순게이 부로 (Sungei Buroh Wetland Reserve)이다. 한국의 서울과 경기도를 합친 것보다 작은 나라에 오밀조밀 있을 건 다 있는 거 같다. 순게이 부로는 말레이시아에 인접한 철새 도래지이다. 그래서 겨울에 철새들이 모일 때에 싱가포르에서 새 사진 찍는 사람들은 다 모인다. 필자도 겨울철 (이라고 해도 온도는 29도 지만, 달력으로 겨울 10월부터 2월 정도까지)에 몇 번 가보았지만 아쉽지만 철새를 때로 만나지는 못했다. 

순게이 부로는 습지대이다 보니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그래서 대중교통으로는 사실 상당히 가기 불편하다. 만약 인원 수가 3-4명 정도 되면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 택시를 타는 것을 추천드린다. 다운타운에서 편도 20~23 싱가포르 달러 예상하면 되겠다. 아니면 갈 때는 대중교통을 올 때는 택시 조합도 괜찮을 것 같다.

대중교통을 이용 시 레드 라인에서 크란지 역(NS7 Kranji)이 있다. C번 출구 (Exit C)로 나가면 버스정류장이 나오는데 버스 925M번을 타거나 Kranji Express라고 순게이 부로와 그 근처를 운행하는 셔틀버스가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 시 전철 레드 라인(North South Line, NS)에서 크란지 역(NS7 Kranji)으로 간다. C번 출구 (Exit C)로 나가면 버스정류장이 나오는데 버스 925M번을 타거나 크란지 익스프레스 버스 (Kranji Express Bus)라고 순게이 부로와 그 근처를 운행하는 셔틀버스(버스 정류자 3번 탑승구, Berth 3)를 타면 된다. (셔틀버스 시간표는 여행정보를 참고하기 바란다.)

순게이 부로 습지대 센터 입구다.

순게이 부로에는 입구가 두 군데 있다. 순게이 부로 방문객 센터 (Sungei Buloh Visitor Centre)와 순게이 부로 습지대 센터 (Sugei Buroh Wetland Centre)이다. 필자는 순게이 부로 습지대 센터로 입장해서 방문객 센터를 나오는 것을 추천한다. 습지대 센터가 철새 도래지랑 가까워서 거기를 통해서 습지대를 먼저 구경하고 방문객 센터까지 슬슬 걸어가서 버스나 택시를 타면 될 것 같다. 두 입구 모두 바로 앞에 버스 정류장과 택시 승하차장이 있다. 크란지 익스프레스 셔틀버스는 표를 한번 사면 (어른 3불, 어린이 1불) 당일 하루는 무제한으로 탈 수 있기 때문에 시간만 잘 숙지하면 편하게 역까지 왕복할 수 있다. 일반 버스는 여러 정류장에 멈추기 때문에 아무래도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한 가지 주의사항은 크란지 익스프레스 셔틀버스는 잔돈을 거슬러 주지 않는다. 정확하게 잔돈을 준비하자.

(좌) 순게이 부로 습지대 센터 입구 (우) COVID-19으로 주차장은 폐쇄되었으나 일반 입장은 가능하다.
(좌) 사람들로 붐비는 장소인데 요즘은 쥬라기 공원의 버려진 방문객 센터같이 휑하다. (우) 싱가포르 공원을 담당하는 기관

순게이 부로는 철새 도래지로만 유명한 것은 아니다. 자, 여기 또 다른 순게이 부로의 스타가 있다. 바로 모니터 도마뱀 (Monitor Lizard)이다. 왜 하필 이름이 모니터인지 모르겠으나 유명한 코모도 섬의 도마뱀도 모니터 도마뱀의 일종이란다. 

필자가 말했듯이 COVID-19가 모든 것을 가져가기만 한 것은 아닌 거 같다. 이제 보는 사진 같이 여러 동물들이 우리에게 좀 더 가까이 돌아왔다. 오늘 소개하는 동물들의 대부분의 사진 중에는 평소에 정말 보기 힘든 친구도 있다. 사람이 많으니 동물들은 늘 숨어있다. 필자도 오늘 이렇게 다양한 동물/새/곤충을 보게 될 줄은 몰랐다. 

모니터 리자드, 필자가 바로 앞에서 찍은 거다. 낮잠을 자고 있는지 숨도 안 쉬는 거 같아서 죽었다고 착각할 정도였다. 나갈 때 다시 보니 사라지고 없었다.

이런 사진을 보여주게 되어서 미안하다 (때가 때이니 만큼...) 하지만 이들 또한 유명한 친구들이다. 낮에 방문하면 항상 같은 곳에 있어서 발견하기 쉬운 친구들이다. 여성분들은 특히나 싫어할 것 같으니 그냥 스크롤 부탁드린다.

(좌) 잠자고 있는 박쥐... 아 코로나... (우) 덩치가 크길래 유심히 봤더니 애기박쥐를 껴안고 있었다. 필자가 놀라게 만든 건 아니다.
이 친구를 직접 본 것은 태어나서 처음이다.

필자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야생에서 본 딱따구리(woodpecker)이다. 이때 이 주변에 본인만 있어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사람이 많이 다녔다면 그냥 지나쳤을 것이다. 조용한 가운데 소리가 들리길래 봤더니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고 있었다. 이래서 필자는 자연을 좋아한다. 야생에서는 만날 수도 있고 못 만날 수도 있다. 못 만나면 아쉬움이 있겠지만 만나게 된다면 그만큼 더 기쁜 것이 야생 동물 촬영인 것 같다. 그래서 아프리카 사파리를 못 잊는데, 오늘만은 여기가 아프리카를 대신했다. 발목에 표식이 있는 것으로 보아 보호 관찰 대상인 것 같다. 한국의 크낙새 (딱따구리 일종)는 멸종 위기 동물이란다.

딱따구리!! 머리가 정말 빨갛다.
(좌) 산책로는 잘 관리되어있다. 저기서 지나가는 도마뱀들과의 조우~ (우) 늪지대 관리인들

오늘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 야생 악어이다. 여기는 싱가포르 동물원이 아니다. 필자도 딱따구리 사진 찍고 "오늘은 아생 악어는 못 보나?" 생각하면서 다리를 건너면서 오른쪽을 바라보는데 딱! 만난 광경이다. 전에 방문했을 때 새끼 악어를 본 적은 있으나 이렇게 큰 악어가 있을 줄은 몰랐다. 곳곳에 '악어 조심' 표지판이 있어도 넘겼는데, 얘는 우습게 보이지 않는다. 도마뱀과 마찬가지로 움직이지 않아서 박제인 줄 알았다. 심각하게 관리인에게 물어본다고 사진을 찍고 있는데 벌린 입을 다물어서 진짜 깜짝 놀랐다.

악어가 산다고 해도 작은 악어인 줄 알았다. 이렇게 클 줄 몰랐다. 태닝 중
(좌) 입벌리고 있는 둘째 악어 (우) 물속에 숨어있는 셋째 악어. 세놈이 형제는 아닐 것이다. 그냥 발견 순서!
우아하게 날아가는 백로겠지?

새 사진도 힘들지만 곤충 접사 사진도 매우 어렵다. 한 곳에 머무르지 않기 때문이다. 평소는 사람으로 북적이는 장소였지만 지금은 텅 비어서 이런 사진도 찍을 수 있었다.

방문객이 많았다면 진작에 날아갔을 잠자리도 가만히 있어서 이렇게 찍을 수 있었다.
맹그로브 숲에서 발견한 뭔가를 아작아작 먹는 다람쥐
필자는  맹그로브 숲이 주는 축축한 느낌을 좋아한다. (흠... 표현이 왠지 좀...)
새들도 사회적 거리두기 (Social/Safe disance)를 시전하고 있다.
(좌) 저 건너가 말레이시아다. 악어 조심 표지판이 유난히 다르게 보인다. (우) 타워 위의 뷰가 멋진데 지금은 출입금지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조호바루 (Johor Bahru) 사이에는 조호 해협 (Johor Strait)이 있다. 해협이 매우 좁기 때문에 저렇게 말레이시아가 잘 보인다. 사실 다리 하나만 건너면 말레이시아다. 그래서 이쪽에는 감시 카메라가 곳곳에 설치되어있다. 여기 올 때마다 말레이시아 쪽의 건물들이 콩나물 같이 쑥쑥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다.

멀리 보이는 말레이시아 조호바루
곳곳에 쉼터가 잘 마련되어있는데 지금은 모두 폐쇄되어있다.
크란지 댐 (Kranji Dam)
새들이 올망졸망 모여있다.
멀리서 어떤 새인지 사실 구분이 잘 안 간다. 독수리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확실한 건 참 우아하게 날고 있다는 것
순게이 부로 방문객 센터.. 모두 닫혀 있고 습지대만 열려있다.

오늘 (2020년 6월 16일) 속보로 싱가포르가 이번 주 주말 (2020년 6월 19일) 부로 Phase 2가 시작된다고 한다. 지금은 Phase 1으로 모든 가게는 문을 닫고, 식당에서의 식사가 금지되어있었다. Phase 2에서는 모든 가게도 다시 열고, 식당에서 식사도 가능하다. 아마도 여기도 전보다 사람들이 더 북적거릴 것 같다. 그럼 이 야생동물 친구들은 더 깊은 자연 속으로 돌아갈 것이다. Phase 2가 되면서 생활이 다시 대부분 정상화되어서 기쁘기도 하지만 다음에 왔을 때 이 친구들을 볼 확률이 더 줄어들 것을 생각하면 한편으로는 씁쓸하다.


여행정보

싱가포르 (Singapore)

Sungei Buroh Wetland Reserve

Kranji Express time table (nparks.gov.sg)
순게이 부로 지도. Wetland Center로 들어가서 Visitor Center로 나오는 것을 추천한다. (nparks.gov.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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