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포 끝에서 수영하기 (Devil's Pool)
이번 여행의 목적은 매우 단순했다. 그냥 폭포 끝에서 수영하기
세계 3대 폭포 중의 하나인 빅토리아 폭포 여행 계획도 한 장의 사진에서 시작되었다. 여러 명의 사람들이 폭포 끝에서 수영을 하고 있는 사진이었다. 보통 수영장에서 하는 수영은 아니었지만 폭포 끝에서 물속에서 찍은 사진이었다. 악마의 수영장(Devil's Pool)이라고 불리는 이 액티비티는 물때?를 잘 만나야 한다. 물이 너무 불어나 있으면 참가할 수 없다. 그래서 보통 우기에는 해당 관광은 하지 않은데 필자는 우기와 건기 사이에 방문해서 운 좋게 갈 수 있었다.
빅토리아 폭포는 북미의 나이아가라 폭포와 비슷하게 두나라의 국경을 이룬다. 그래서 짐바브웨 쪽에서 보는 풍경과 잠비아 쪽에서 보는 풍경이 다르다. 3대 폭포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엄청난 수량의 폭포를 상상했는데 필자가 방문했던 시기는 완전 우기는 아니어서 물은 생각보다 많이 없었다. 엄청 콸콸 내리는 폭포수를 기대했었는데... 하지만 그 덕에 악마의 수영장에 갈 수 있었다.
잠비아(Zambia) 악마의 수영장 (Devil's Pool)
악마의 수영장은 보통 건기에만 운영한다. 수영장까지 가는 법은 두 가지가 있는데, 수량이 상대적으로 많을 때는 모터보트를 이용하고, 물이 없으면 걸어서 들어간다. 필자가 방문했을 때는 물이 거의 바닥을 드러냈을 때라 걸어서 들어갔다. 가는 길이 일반 하이킹 같지만 우기 때는 폭포가 되는 곳이기 때문에 중간중간 물살이 센 곳을 만나고 수영을 해서 넘어 가느라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사진 찍으면서 따라가니 한두 시간 걸린 것 같다.
갈수록 물이 불어난다. 악마의 수영장 근처로 가면 깊은 물을 건너야 하기 때문에 카메라 같은 소지품은 보관함 같은데 두고 수영복만 입고 들어가야 한다. 사실 보관함이라고 하기보단 관광객이 우리 밖에 없고 제한구역이라서 괜찮은 듯하다 수영 후 다시 돌아오니 다음 그룹이 우리와 교대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마침내 악마의 수영장 도착. 다른 곳은 물살이 엄청 센데 딱 여기만 목욕탕 욕조같이 물살이 약하다. 하지만 아무리 물살이 약하다고 하더라고 다른 곳에 비해서 상대적인 거지 가만히 있으면 몸이 살살 밖으로 쓸려간다. 그래서 항상 발을 아래쪽으로 향하게 하라고 한다. 다른 여행 사진으로 보면 저기 위에 걸터앉아서 찍은 사진들도 있는데,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관광객이 한번 떨어져서 죽은 적이 있어서 더 이상 찍을 수 없단다.
매일 입장할 수 있는 인원 수가 정해져 있고 각각 시간이 정해져 있다. 인원수를 제한하기 때문에 가격이 좀 세다 (USD 105 정도). 가장 최근 정보는 다음과 같이 일일 5회 입장이 가능하다.
7:30-9:00 / 9:00-10:30 / 10:30-12:00 / 12:30-3:00 / 3:30-5:30
악마의 수영장은 잠비아에 있고 필자는 짐바브웨에서 지냈기 때문에 국경을 건너야 했다. 악마의 수영장 투어는 빅토리아 폭포 국립공원에서 바로 신청할 수 있다. 잠비아에서 지내면 바로 구입할 수 있겠지만 짐바브웨에서는 국경도 건너야 하고 교통편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짐바브웨에서는 투어를 구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장기 여행 중이라면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직접 구입할 수 도 있다.
본인은 투어를 신청해서 갔는데 다음과 같은 비용이 포함되어있다.
교통편 (왕복 택시) : 숙소 - 짐바브웨 국경, 잠비아 국경 - 빅토리아 폭포
빅토리아 폭포 입장권 (예약 필수)
아프리카의 대부분 국가는 한국 여권의 경우 도착비자(Visa on arrival)를 발급하는 곳이 많다 (하지만 반드시 미리미리 확인해야 한다. 나미비아 같이 비자발급이 까다로운 곳도 있다.) 도착해서 비자를 구입하면 되는데 현금결제고 대부분 USD를 받는다. 악마의 수영장을 가기 위해 짐바브웨에서 잠비아를 넘어갔다 오면 잠비아에서 비자를 구입해야 하고 다시 짐바브웨로 넘어오면서 짐바브웨에서 다시 비자를 구입해야 한다. 비자 발급 수수료도 USD 50~100으로 부담이 되니 여행 경로를 잘 세워야 한다. 필자는 짐바브웨로 다시 돌아와야 했기 때문에 2회 복수 비자를 구입했었다.
짐바브웨 (Zimbabwe)
빅토리아 폭포는 물이 잠비아 쪽의 잠베지강에서 떨어지기 때문에 오히려 짐바브웨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름답다. 그리고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짐바브웨가 더 잘 꾸며져 있고 깨끗하게 정리되어있는 것 같다.
짐바브웨에서 Victoria Falls Backpackers에서 지냈는데 아직 비수기인 우기라서 그런지 숙박객도 많이 있진 않았는데, 여기서 한국인 여행객을 4명이나 만났다. 여자 2명, 남자 2명 각각 여행을 다니는 친구들이었다. 각자 선택한 투어를 한 후에 경험을 공유했는데, 필자 말을 듣고 악마의 수영장에 다녀온 남자 2명도 매우 만족해했다. 저녁에는 동네 슈퍼에서 장을 봐와서 삼겹살을 구워 먹었다. 짐바브웨는 해가 지면 다니기가 위험해져서 숙소에서 버스를 알아봐 준다. 돌아올 때는 마트 앞에서 택시를 타고 돌아왔다. (아프리카에서 해가 진 다음에 걸어서 돌아다니는 것은 비추천이다.)
사실 잠비아에 있지 않고 짐바브웨에서 남아공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탔던 이유는 짐바브웨에 있는 공항 이름이 '빅토리아 폭포 공항 (Victoria Falls Airport, VFA)'이어서였다 뭔가 멋있고 그럴 듯한 이름이다.
이렇게 빅토리아 폭포에 크리스마스이브까지 있다가 친구가 있는 요하네스버그로 간다.
빅토리아 폭포 공식 사이트 : https://victoriafalls.co.zm/
숙소 : 빅토리아 폭포 백패커스 https://victoriafallsbackpackers.com/
항공사 : 남아공 항공 (South African Airways)
나이아가라 폭포 (Niagara Fal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