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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왜 이래?

연기(緣起), 던져진 돌이 아니라 던진 사람을 찾아라!

by 이용태

끝이 보이지 않는 장마에 이은 무더위에 아침 운동시간은 점점 빨라져 간다.

이른 아침, 타기 시작부터 느껴진 더위는 자전거로 달려온 거리에 비례하여 더해진 느낌이다.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 전환되었다지만 아직도 끝나지 않은 듯한 코로나의 긴 터널, 그리고 이어진 올여름 극성스러운 무더위는 우리를 짜증의 극치로 내몰고 있다.


여느 때처럼 멈추고 앉아본다.

달려오느라 쌓였던 몸속의 열기가 한꺼번에 땀으로 쏟아져 나오는 듯하다. 덥다!


지그시 눈을 감고 호흡을 달래 본다,

어느 듯 새근거리는 호흡의 리듬에 맞춰 온몸의 긴장이 녹아내린다.

체온과 함께 분당 130까지 오르내리던 심박수도 60선으로 차분히 내려온다.

시원하다! 평안하다!


내가 느낀 이 더움도, 숨 가쁨도, 짜증도 결국은 내가 만든 것이었으니,

그 해답 또한 내 안에 있었던 것 같다.



금방 지나가리라 여겼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몰고 온 팬데믹은, 3년이란 긴 격리의 시공간으로 몰아넣었고, 아직도 엔데믹이란 이름으로 끝인지 아닌지가 모호한 경계상에서 후유증을 앓고 있다.

코로나19나, 매년 최고, 최장 더위 등으로 보도되어 온 기상이변 또한

이변, 즉 우연이 아니라, 모두 지구온난화, Climate Change에서 비롯된 현상, 결과라 한다.


사람들이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시작한 산업혁명의 근간에는 화석에너지가 있었고,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거의 300여 년을 석탄, 석유등의 화석연료가 태워낸 이산화탄소 (CO2)에다,

어느 듯 바뀐 육류 중심의 식생활이 뺏아간 산림초지를 가든 채운 소 등 식용가축들의 배설과정에서 뿜어져 나온 메탄가스(CH4)까지 더해져. 탄소(C) 가스가 지구 대기층에 온실막을 형성하고 대기 순환을 막아낸 결과가 지구 온난화란 결과를 초래했다는 과학적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코로나 19 바이러스 또한 지구온난화로 생긴 고온 현상으로 인해,
어느 곳은 산림 건조로 인한 대형 산불, 또 어떤 곳에서는 대형 홍수로 이어지고, 서식지를 잃게 된 박쥐, 천산갑 등 인간과는 멀리 떨어진 생태계에서 그들 나름의 면역체계를 형성하고 살아오던 동물들이 살기 위해 인간 생태계 주위로 내려오면서, 이들을 숙주 삼아 기생하던 바이러스에 무방비 상태인 우리 인간들이 고통받고 있으니...,

이 또한 우연이 아니라 연기라고 볼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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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런 자연환경적 고통보다 더 심각한 고통이 우리를 점점 더 억눌러 오고 있음을...

결국 산업혁명에서 이어진 4차 산업혁명으로 일컬어지는 디지털혁명은 젊은이들을 생존 전략이란 미명하에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 그리고 무한경쟁을 강요하는 스트레스 속으로 몰아넣었고, 팬데믹이라는 사회적 격리까지 가세하여 온라인 디지털 환경으로 내몰렸다.

스마트폰이라 불리는 수갑에 채워진 채, 격리된 물리적 공간과 거리를 대신한 무형의 장막 속에 갇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24시간을 감시당하고 있는 셈이니, 더한 긴장과 스트레스가 아닐 수 없다.

그 와중에 디지털문화에 뒤처진 시니어층 또한 AI, 로봇 등에 일자리를 잃고, 이리저리 소외되고, 고립되어 간다.

바깥은 더없이 화려하고,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가건만, 정작 우리의 내면은 초라하고, 외롭기만 하다.

어디 그뿐인가, 중동과 북한을 둘러싼 오랜 갈등에 더해,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전쟁에 이르기까지..

이거야말로, 역병과 전쟁으로 지구가 초위기상황으로 내몰린 듯하다.


근데, 더 심각한 위기는 따로 도사리고 있었다.

코로나 19 직전, ‘사피엔스’와 ‘호모데우스’의 저자 유발하라리는, 과거 인류의 최대 난제였던 기아(식량)나 질병은 인간이 이룬 과학, 의료 기술로 해결될 수 있었으나, 기후변화로 인한 전염병과 같은 재앙을 예견하면서, 오히려 더 큰 위험은 우리 내부의 불신과 갈등에 있음을 경고한 적이 있다.


소름 끼칠 정도로 정확히 예견했던 것이다.

역사학자로서 과거 역사를 통해 내다본 혜안(慧眼)이랄까?

인간을 잘 먹고 잘 살게 하겠다고 시작된, 산업화, 기계화가 결국 인간성 상실이란 결과를 빚어낸 셈이다. 코로나 19의 원인을 둘러싼 불신과 ‘네 탓’ 론이 중국과 미국(서방) 진영 간의 갈등을 빚어냈고, 식량을 둘러싼 갈등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을 유발한 셈이 되었다.


연일 이어지고 있는 국내외 흉악, 폭력사건, 묻지 마 흉기 난동...

인과응보(因果應報)요 업보(業報)다.


어찌해야 하나?

던져진 돌을 살필 것이 아니라, 던진 사람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인간성 회복!

유발하라리의 최근 저서 ‘21C를 위한 21가지 제언’에서도 명상을 마지막 21번째 제언의 주제로 잡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결국, 이 모든 시발점인 인간내면에서 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명상이다.

지치고 힘든 세상을 살아가는 청년, 시니어, 우리 모두에게

멈춤과 비움을 통한 힐링과 내면성찰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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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치고 힘든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멈추고 앉는다.

깊이 숨을 들이 내쉬고, 마시며, 밖으로 나간 마음을 안으로 불러들인다.

들어오는 숨을 따라, 내 몸과 마음의 고통을 알아차리고,

돌아 나가는 숨을 따라 어루만져 준다.


참 잘했어요,

그래도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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