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를 시작했다
정확히 말하면 시작한 것이 아니라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2년 전에도 비전문가의 냄새를 풍기며
브이로그 형식으로 유튜브를 한적이 있다
별 뜻 없이 나의 일상과 생각들이나
마케팅 잡지식을 썰로 풀며
소소하게 몇십 혹은 몇백 정도로
조회수 얼마안되는 구독자 500명 유튜버였다
하다 보니 더 이상 보여줄 것도 없고
귀찮기도 할 즈음
동영상 하나가 빵 하고 터졌는데
하나만 뜬 건 아니고 특정 형식을 취한 영상들은
대게 1000이 넘어갔고 몇몇 영상은 1만을 넘어갔다
댓글도 많이 달렸는데..특정 형식이란
불만표출 이었다
회사에 대한 불만을 깊은 생각 없이
퇴근길에 그냥 스마트 폰으로
찍은 영상이었다
당시에 내가 다니던 회사는 S*이었고
사무실은 서울역에 있었다
지금은 성수로 이전했다던데..
그러거나 말거나
S*이라고 하면 보통 S*엔터테인먼트를 떠올리는데
그룹 안에는 S* 엔터 말고도 광고대행사도 있다
유튜브 영상 제목에 그냥 S* 만 넣으니
사람들은 대부분 S* 엔터로 생각을 하고
찾아들어왔나보다 했고
굳이 제목을 바꾸진 않았다
첫 번째로 조회수를 지켜보는 마음이 뿌듯했다
두 번째로 S*의 댓글 협박이 무섭지 않았다..
그렇다!!
나의 유튜브는 S*에 의해 테러를 당하고 있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업로드를 했던 시기는 S* 소속이었지만
영상이 S* 에게 발견된 것은 그로부터 한참 뒤였고
회사를 옮긴 후였다
유튜브 콘텐츠 자체가 이직 과정에서 면접 내용이나
고민을 이야기하는 콘셉트이었으므로
유튜브를 하던 도중에 이직이 되어버린 거다
(고민은 많고 하소연할 곳이 없어서
유튜브에 대고 말하다보니..)
처음엔 악플이 S* 의 사주를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S*의 테러라는 것을 알아차리게 된 것은
스스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파헤치다보니 알게된 사실이었다
S* 의 무더기 악플 등장 이전에는
댓글 중에 악플은 없었다
좋아요 와 싫어요 비율이 90프로 정도로
10명 중 한 사람은 싫어했으나
일반적인 비율보다 오히려 낮았다
근데 하루 밤 특정시간대에 악플이 몇 십개가 달리면서
스마트폰 진동이 마구 울렸던 기억이 난다
"뭐지?"
첫 악플을 읽고 매우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그 전엔 한꺼번에 댓글이 달린 적도 없었고
대부분 하루 한 두 개 자연스러운 빈도로
댓글이 달렸기에 그날 밤은 당황스러웠다
현 디지털 마케팅 팀장답게 댓글의 출처를 추적했는데..
추적을 시작하자마자 S* 짓이란 것을 발견해버렸다
어이가 없게도 수많은 계정을 사용했으나
하나같이 광고주의 채널을 재생목록에 저장해두고있었다
S*에서 진행 중이었던
S*텔레콤, 대*항공 광고영상들이
재생목록을 채우고있었다
어이없게도 광고주 모니터링 계정으로 댓글을 단 것이다
하긴 악플 전용 계정을 따로 만들지는 않겠지..
겸사겸사 사용하나보다..
( 여담이지만 지들이 만든 광고에 자체계정 수백개를 이용해서
댓글 다는 것 (가짜트래픽)도 광고주 입장에서는
사기인 셈이나 광고업이 다 그렇지 모..)
디지털 마케팅 팀장이 아니더라도 한 번의 클릭으로
출처를 알 수 있도록 작업한 이 엉성함은...
회사 내에서 간부가 시켜서 한 듯
악플에는 짜증이 묻어있었다
그 후로 여전히 그 영상은 S*에서 처치곤란이었나보다
아직도 재직 중인 전 팀장님의 전화가 걸려왔고
전 팀원 두 명의 전화가 걸려왔다
팀장님은 영상에 대한 언급을 일절 하지 않았고
안부가 궁금해서 전화를 하셨다고...
이것 저것 케물으셨다
나 역시 수박겉핥는 식의 답변을 돌려드렸다
2명의 전 동료와의 통화내용은 사뭇 달랐다
S* 내부에서 난리가 난 상황을 과장했고
동시에 나를 격려했다
뉘앙스로 미루어 영상을 응원하는 눈치였다
'사이다'였다는 소감과 함께
주말에 오랜만에 전 팀원들과 만나 와인을 얻어먹은 즐거움도
일종의 유튜브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부사수였던 후배는 웃으며
"내일 없이 사시는 모습을 보며 감동받았습니다.."
좋은 뜻이겠거니..
가장 중요한 건
이SM 대표가 내 유튜브를 봤다는 거다
순간 영광스러움에 무릎을 꿇을 뻔했다
일개의 직원의 손 닿을 수없는 대장을
일대일로 상대하는 기분은
조금은 쾌감이었고 조금은 두려움이었다
일이 커지긴 했나보다
호들갑은 아닌가보다
아직도 S*취업관련 키워드를 치면
내 영상이 제일 위에 올라온다
S*에 취업을 준비하는
모든 사람들이 거쳐가는 콘텐츠라고 한다면 오바일까 ?
이SM대표가 봤다면 화나고 어이없을 만은 하다..
훗날 이SM 대표를 사석에서 만나
" 그 영상 만든 게 너야?"
라는 말을 듣기 전까진
사실로 받아들이는 것은 일단 보류
그떄가 되면 나도 크게 성장했을테고
김구라 처럼 행동해야겠다..
욕한 모든 사람들께 사죄할 준비가 되어있다
2년 전 유튜브를 진행했을 당시
나름의 파이팅과 우여곡절이 기억이 났다
문제는 지금이다 !
재미를 맛보았던 경험을 살려 발전적인 방향으로
다시 시작하고픈 욕심이 갑자기 생겼다
이런 마음이 생긴데는 주변에서 하도
유튜브 유튜브 해대는 것도 있고
더불어 주변인들이 이제 유튜브 안하냐고
물어보는 것이 은근히 신경이 쓰이고
속에서 열정이 올라온다
정말 별 생각없이 했던 건데 이쪽 재능인가 ?
더불어 해야겠다는 가장 강한 동기는..
디지털 시대에 맞게, 디지털 세상 속에
나의 영역이 반드시 있어야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다시 시작함에 앞서
2년 전에 어그로를 끌면서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은
지양해야 할 부분이다
왜냐면 그런식으로는 성공해도 골칫거리이기 때문이다
많은 유튜버들을 모니터링하면서 세운 방향성에 대하여
첫 번째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야 한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유튜버
좋은 정보를 제공하는 유튜버가 되자
기존에 조회수 대박을 쳤던 S* 어그로 영상은 사실 반칙이다
사람들은 불만형에 컨텐츠에 분명 반응한다
다만 부정적인 방향에 서게되면
적이 생기게 되고, 댓글도 격해지면
안좋은 기류가 형성되어 오래가기 힘들다
잘하는 유튜버 롤모델은
슈카 월드
포근한 말투와 똑똑해지는 기분 마저 든다
두 번째
소재를 나의 내부에서 찾지마라
브이로그처럼 나의 생각이나 일상을 전달하는
콘텐츠는 한계가 있다
삶을 고스란히 전달하는 방법은
유튜브를 시작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어차피 내가 마시는 커피 내가 가는 레스토랑
방문하는 장소들 속에서 카메라만 키면 되는건데
소재는 결국 바닥나게되어
장기적인 시각에서는 지양해야하는 방향이다
어느순간 똑같은 일상의 반복이 되며
자극을 느끼지못하는 구독자들은 떠나게 되는 게 일반적이다
나라는 사람이 계속 새로워질 순 없지 않은가
대표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담은 브이로그 형식의
한예슬 is를 방문해 보았는데
저렇게 화려한 삶과 보여줄 게 많은 탑 스타도
갈수록 소재가 바닥이 나버리고 형식이 고착화되어
갈 수록 힘이 부치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그러고 보면 2년 전의 내가 유튜브가 멈춘 것도
결국 소재가 바닥났기 때문이었다
이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재밌는게 많았다
면접보러다니는 새로운 회사들과 면접후 소감이라던지
이직하려는 다양한 이유라던지..
이직을 해버리자 더 이상 보여줄 게 없었다
결국...
세 번째
정보의 홍수와 연결되어야한다
일반인으로서 유튜브를 하기 위해선
바닥나지 않는 소재를 찾아 해매 야했다
바닥나지 않는 소재를 내 안에서 찾는 건 불가능하다
외부의 정보소스와 콜라보레이션이 되어야만 한다
최고의 소재를 자신의 삶에서 찾은 영화감독의
다음 영화는 졸작이 될게 뻔하다
그만큼 유튜브에서도 소재를 가공하는 능력과
카테고리의 정보의 홍수속에서 정보를 편집 자기 것으로 소화
하는 과정이 핵심이다
외부소재는 널려있다
찾는 것이 첫번째 과제다
가령 영화를 자기만의 색깔로 해석하는 유튜버들도 있다
영화도 많고 영화리뷰 유튜버도 많지만
그만큼 수요도 많기에 영화를 좋아한다면
좋은 방향일 수있다
다만 나는 영화를 전혀 보지않는다
영화를 픽하고 자신만의 해석을 하고
배경지식과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자리잡은
영화유튜버들이 많이있다
그들은 영화라는무궁무진한 풀에서
끊이지 않는 소재를 제공받을 수 있다
아까 언급한 슈카 월드의 경우도
세계정세 혹은 경제뉴스라는
바닥나지 않는 소재 속에서 슈카만의
색깔로 해석하고 있다
즉 나의 유튜브 전략을
정보의 홍수속에서 편집하는 능력으로
메시저의 역할이 되어야할 것
네번째
소재는 내가 공부하고 싶은 분야에서 찾는다
사실 반대로 이야기해야 맞다
내가 공부를 하고 싶으면 유튜브 활동이
더욱 열심히 하는 자극제가 될 수있다
즉 유튜브 해야지 ? 내가 공부하는 분야를..이 아니라
공부해야하니까 .. 유튜버가 되어 수준을 높일 거야 가 맞는듯하다
유튜버로서 성공은 내가 결정할 수없지만
유튜버가 됨으로서 공부의 수준을 높이는 건 내가 선택할 수 있다
조회수와 인기와 상관없이 꾸준하게 할 수있고
더 깊이 있게 들어가는데 기폭제가 된다
왜냐면 방송을 해야하니까..
애초에 유튜브를 다시해야지는 아니었다
주식 공부를 하고 싶은데 동기부여를 고민하다가
유튜브라는 목표의식 설정하게 된거다
유튜브는 정기적으로 업로드해야하고
오랫동안 해야되기떄문에 나를 푸쉬하는 힘이 있다
라는 생각으로
결국 유튜브로 돌아오게 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