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홀 카메라에 의한 이미지의 형성]
카메라의 구조에 대해 이해하려면 우선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광학적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 카메라 렌즈를 만들기 위해서는 대단히 복잡하고 정교한 광학적 계산을 해야 하지만, 기본적인 동작 원리를 이해하는 것은 간단한 몇 가지의 원리만으로 충분합니다.
우선 핀홀 카메라(또는 카메라 옵스큐라)의 원리부터 살펴봅시다.
물체에서 나온 빛은 핀홀을 통과해 상자의 반대편 벽에 비춰짐으로써 이미지를 만들게 됩니다. 이때 이미지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핀홀의 크기입니다. 물체의 한 점에서 나온 빛은 핀홀이 작을수록 작은 원으로 맺히고 핀홀이 클수록 큰 원으로 맺힙니다. 이와 동시에 핀홀이 작으면 빛의 양이 적어서 어두운 이미지가 만들어지고 핀홀이 크면 밝은 이미지가 만들어집니다. 이를 종합해서 정리하면 핀홀이 작을수록 어둡지만 윤곽이 뚜렷한 섬세한 이미지가 만들어지고 핀홀이 클수록 밝지만 윤곽이 불분명한 흐릿한 이미지가 만들어집니다. (그림 1.2)
핀홀 카메라는 가장 손쉽게 이미지를 만들 수 있는 도구이지만, 밝으면서도 선명한 이미지를 만들기가 어렵기 때문에 현대적인 카메라를 만드는데 사용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렌즈를 사용한다면 이런 단점들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렌즈에 의한 이미지의 형성]
카메라에 실제로 사용되고 있는 렌즈는 크기, 모양, 재질 등이 서로 다른 여러 장의 단렌즈들을 조합하여 만든 복잡한 기계장치입니다 (그림 1.3). 하지만 렌즈를 통해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 이런 복잡한 장치를 다 이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렌즈의 원리는 이상적인 한 장의 렌즈로 충분히 설명됩니다. 렌즈와 광학에 관한 보다 상세한 내용은 다른 글에서 다루기로 하고, 여기에서는 이상적으로 단순화된 한 장의 렌즈를 통해 이미지가 형성되는 원리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은 렌즈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용어와 그 정의입니다.
광축: 렌즈의 중심을 지나며 렌즈면에 수직으로 뻗어 있는 가상의 축
초점: 광축과 평행한 빛이 렌즈를 통과하며 굴절하여 광축과 교차하는 점
초점거리: 렌즈의 중심면에서 초점까지의 거리
그림 1.4에서는 초점을 하나만 표시했지만 실제로는 렌즈 양쪽에 하나씩 두 개의 초점이 존재한다는 것을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이상적인 렌즈에서 빛의 경로는 다음의 세 가지 법칙을 따릅니다 (그림 1.5).
1법칙: 렌즈의 왼쪽에서 광축과 평행하게 들어온 빛은 렌즈 오른쪽의 초점을 지난다.
2법칙: 렌즈 왼쪽의 초점을 지나 들어온 빛은 렌즈를 지나 광축과 평행하게 진행한다.
3법칙: 렌즈의 중심을 지나는 빛은 꺾이지 않고 직선으로 진행한다.
렌즈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을 이해했으니 이제 렌즈를 통해 어떻게 이미지가 만들어지는지를 살펴봅시다. 모든 물체의 표면은 빛을 반사합니다. 그리고 매끈한 유리나 금속의 표면같이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한다면 대부분의 물체의 표면은 동시에 여러 방향으로 빛을 반사합니다. 그렇게 반사된 빛 중에서 일부분은 렌즈를 향해 진행하고, 한 점에서 동시에 반사된 빛들은 1, 2, 3 법칙에 따라 렌즈를 통과하여 다시 한 점에서 모이게 됩니다. 이렇게 모인 빛들이 이미지를 형성하게 되며, 이렇게 만들어진 이미지는 핀홀 카메라로 만들어진 것보다 훨씬 밝고 선명하게 나타납니다 (그림 1.6).
여기까지 렌즈를 통해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원리를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카메라를 이루고 있는 구성 요소들과 그 기능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