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감사

by 용수

시어머니가 집에 오셨다. 나의 든든한 육아 지원군 중 한 분이다. 인근 지역에 살고 계시긴 하지만 그래도 한 시간은 넘게 걸리는 거리에도 불구하고 꽤 자주 와 주신다.


어머님은 고된 육아에 없어서는 안 될 한줄기 빛이다. 새벽 수유에 힘겨울 때면 유축해 둔 것을 꺼내 대신 먹여주시고 아기가 찡얼거리면 몇 시간 동안 화장실도 못 가고 전화도 못 받으시면서 안아 달래주신다. 그 와중에 산모는 밥을 잘 먹어야 한다며 반찬까지 왕창 싸들고 오셔서 진수성찬을 차려주시는 분이다.


요리도 집안일도 잘 못하는 며느리에게 군말 한번 한 적 없고, 피곤해서 어쩌냐는 걱정부터 하신다. 지나가듯 말했던 쑥떡이 먹고 싶다는 나의 말에 별 대답을 안 하셔 놓고, 그 다음번 우리 집에 올 땐 또 어김없이 쑥떡을 챙겨 오신다. 이번엔 아무것도 해오지 말라고 신신당부해도 시장을 갔다가 생각이나 샀다며 산딸기를 가득 사 오셨다. 그냥 가져온 것도 아니고 전날 밤에 식초물에 살살 씻어 갈색 설탕까지 버무린 산딸기였다. 사랑이란 이렇게 표현하는 것이라는 걸 뵐 때마다 배운다.


지금도 어머님은 부엌에서 저녁준비를 하시고 나는 거실에 누워서 이 글을 쓰고 있다.(이 정도면 며느리인지 딸인지)

내가 어머님이라면 며느리에게 잔소리 한마디 하고 싶어 질 것 같은데.. 나는 아직 멀었나 보다.


예전에 남편이 용한 무당집에 점을 보러 간 적이 있었는데 그 무당 왈 ‘너희 어머니가 부처니 다른 데 가서 기도하지 말고 어머니한테 기도해라’라고 했단다. 나는 그 말을 듣고 적극 동의했다. 이런 분을 만난 게 참 행운이고 감사하다. 매일 오늘의 감사한 일을 생각하곤 하는데, 오늘의 감사는 남편과 결혼해서 이런 시어머님을 만난 것,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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