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일을 하면서 유독 힘들어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답답한 마음에 신경정신과 의사가 운영하는 유튜브도 찾아보고, 강의도 들어 보는 중이다. 연차가 쌓여도 나이가 들어도 나아지기는커녕 더 힘들어지니 말이다.
내가 하고 싶어서 내 발로 걸어온 사회복지 일이지만 내 의도와는 다르게 나를 갉아먹고 있는 일이 되었다. 지금의 일을 힘들어하고 하기 싫어하는 마음과는 별개로 야근을 하면서까지 누구보다 성실하게 일을 하는 참으로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힘듦의 이유는 바로 완벽주의와 책임감 때문인 것 같다. 그리고 내가 그렇게 된 이유는 어쩌면 직업병으로 생긴 걸지도 모르겠다. 일을 시작하기 전의 나를 돌아보면 친구들이나 어울리는 사람이 많은 편도 아니고, 남에게 싫은 소리를 하지도 않거니와 싫은 소리를 들을 일도 크게 없었다. 그러던 내가 사람을 상대하고 사람을 위한 일을 하게 된 것이다. 매일 유선과 대면으로 사람들을 만난다. 업무 특성상 팀으로 하는 일보다 나 혼자 처리해야 하는 일이 많다 보니, 내가 곧 회사가 되고 내가 한 일은 내가 책임져야 하는 일들이 많았다. 내가 만든 제도도 아니고, 절차에 따라 일을 하고 있을 뿐인데 그렇게 까지 욕을 먹어야 하는지 속상한 경우가 많고, 그렇게 비난을 듣다 보면 상대방의 의도는 그게 아니었을지언정 나라는 존재가 부정당하는 느낌이 들 때가 많았다. 그러다 보니 내가 나를 보호하기 위해 일을 하는 태도 또한 방어적이 되고, 완벽주의 성향을 띠게 되었다.
사실 난 남에게는 관대한 편이다. 그럴 수도 있지. 그리고 남에게 크게 관심이 없기도 하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실수를 할 때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데, 내가 실수를 했을 때에는 갑자기 열이 오르면서 일상이 마비될 정도로 그 생각에 사로잡히곤 한다. 나의 힘든 마음을 친구에게 털어놓았는데, 그 친구가 나에게 해 준 말이 머리를 띵~하게 만들었다.
"그럴 땐 남이 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봐!"
나 자신에게 좀 더 관대해져야겠다. 대충 하겠다는 다짐은 아니다. 실수해도 괜찮아!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다면 내가 알아주면 되니까.
휴. 내일도 출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