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위원 고민중, 온갖
여러분은 둠스데이(Doomsday) 시계를 아시나요? ‘지구 종말의 날 시계’라고도 불리는 이 둠스데이 시계는 자정, 즉 24:00을 인류의 파멸을 가져올 핵전쟁의 발발로 두고 우리에게 ‘핵전쟁이 얼마나 다가왔는지’를 보여주는 시계입니다. 놀랍게도 글을 쓰고 있는 2018년 2월의 시침과 분침은 23시 58분을 가리키고 있다고 합니다. 2분 뒤에는 우리 모두 전쟁에 휩쓸려 파멸에 이른다는 것이죠. 사실 2017년을 돌아보면 정말 많은 반전·평화 이슈들이 있었습니다. 이를 떠올리다 보면 ‘군사 위기’라는 말이 당연한 것 같기도 합니다. 연초부터 북핵 도발은 잊을만하면 실시간 검색어를 장식했고, 런던이나 바르셀로나 같은 세계 각국의 주요 도시들에서도 테러와 전쟁 위협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군사 위기의 한가운데에 있는 한반도, 그리고 동아시아에서 2017년 한 해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왜 둠스데이 시계가 “23:58”을 나타내게 되었는지 타임라인 형식으로 알아보고자 합니다.
2017년 1월 1일,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ICBM 개발이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사드배치와 관련된 논쟁이 계속되었고 겨울 내내 이어진 촛불집회에서도 사드에 반대하며 평화를 외치는 구호들이 등장했습니다.
1월 20일에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국제 질서에 큰 변화가 예상되었고 실제 둠스데이 시계가 11시 57분 30초로 조정되었습니다. 트럼프의 존재가 핵무기 사용과 기후변화에 있어 위험 요소가 된다는 것이 조정의 이유였습니다.
[관련기사]
- [KBS뉴스] 北 “ICBM 완성 단계”…상반기 도발 예고, 17.1.1.
- [이뉴스투데이] 둠스데이 시계 조정... 인류 종말 앞으로 '2분 30초', 17.1.27.
2월 27일, 롯데그룹이 경북 성주군 롯데스카이힐성주CC(성주골프장)를 사드 배치 부지로 제공하고 대신 국방부로부터 경기 남양주 군용지를 받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사드 부지 문제가 확정되고 사드 배치가 가속화되었습니다. 중국 측은 곧바로 거센 반발을 표했습니다.
[관련기사]
- [경향신문] [사드 부지 확정 후폭풍] 롯데, 부지 제공 확정…중국 “뒷감당은 한국 몫” 강력 반발, 17.2.27.
사드 배치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중국의 ‘사드 보복’이 시작되었습니다. 한국으로의 패키지여행을 금지하는 등의 조치가 취해지면서 국내외에서 금전적 피해가 현실화되었습니다. 그 와중에 3월 6일, 북한이 동해를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동아시아의 군사적 긴장은 한층 심화되었습니다.
[관련기사]
- [중앙일보] 美 언론 “北 미사일 5발 발사…1발은 실패”, 17.3.7.
- [경향비즈] 중국 ‘사드 보복’ 본격 현실화···업체 89% 피해 체감, 17.3.12.
주한미군은 지난 4월 26일 새벽 사드 부지에 발사대 2기와 사격통제 레이더, 교전통제소, 발전기 등 핵심 장비를 전격적으로 반입했습니다. 추후 9월에 기습 배치된 발사대 4기를 빼면 사실상 모든 장비가 들어간 상태였고 이 때부터 사드는 이미 초기 작전운용 단계에 들어갔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4월 28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드 비용 10억 달러를 한국에 물게 하겠다.”라는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져갔습니다.
[관련기사]
- [서울신문] 사드 성주 전격 배치… 대선 전 시험가동, 17.4.26.
- [한국일보] ‘10억弗짜리 사드’ 비용 청구서 내민 트럼프, 17.4.28.
모두가 알고 있듯이 2017년 5월 10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식이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의 19대 대통령이 된 그는 “박근혜 정부에서 관련 법령을 무시하거나 피해가는 방식으로 무리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사드 배치는 국회의 비준 동의와 함께 주민 동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후 5월 30일에는 사드 배치 과정을 진상 조사하여 절차적이고 민주적인 정당성을 갖추겠다고 밝혔습니다.
[관련기사]
- [아시아투데이] 문재인 새 정부 ‘사드 재검토, 중국 달래기’... 한미·한중관계 전망은, 17.5.10.
- [한국경제] 사드배치 ‘올스톱’ 진상조사 등으로 대기 길어질 가능성, 17.5.10.
한국에서는 사드가 배치된 반면, 6월 23일에 일본 방위성은 북한 미사일 방어용으로 사드 도입을 보류하고 ‘이지스어쇼어’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일본은 원래 사드와 이지스어쇼어를 모두 도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었으나, 요격 반경이 더 길고 발사대도 적게 필요한 이지스어쇼어가 비용 대비 효과가 좋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합니다.
[관련기사]
- [한겨레] 일본은 사드 배치 보류…‘이지스어쇼어’ 도입키로, 17.6.23.
9월 3일, 북한이 6차 핵실험을 실시했습니다. 이에 각국 정부는 바쁘게 ‘강경 대응’의 메시지를 표명했습니다. 특히 문재인 정부는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강력한 조처’를 취하겠다고 말했고, 바로 다음날인 9월 4일에 한미 합동 미사일 발사 훈련이 실시되었습니다. ‘대화와 압박’ 투트랙을 유지하며 ‘한반도 운전자’가 되겠다던 문재인 정부는 점점 ‘강력한 군사적 압박’ 쪽으로 돌아섰습니다.
[관련기사]
- [매일일보] 北 ‘6차 핵실험’에 文 정부, 사실상 군사 대치 노선으로 선회 (2017. 09. 04.)
- [경향일보] [북한 6차 핵실험] 쏘면 쏜다...한·미, 이번에도 ‘무력 맞불’ (2017. 09. 04.)
- [한겨레] 북 핵실험 ‘강대강’ 격량에 쪼그라든 ‘한반도 운전자’ 구상 (2017. 09. 04.)
그리고 바로 9월 7일, 사드 잔여 발사대 4기가 배치되었습니다. ‘일관성이 없다’는 등 비난이 쏟아지자 문재인 대통령은 직접 나서서 사드 추가 배치가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이며, ‘이미 예정되어 있었던 임시 배치’였다고 밝혔습니다. 또 최종 배치 전에 엄격한 환경영향평가를 거칠 것이고, 집행 과정에서 다친 성주 주민들과 시민들의 조속한 쾌유를 빈다고도 말했습니다. ‘어쩔 수 없었던’ 사드 임시 배치. 최종 배치의 전단계인 일반 환경영향평가는 2018년 12월에 완료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관련기사]
- [서울신문] 문재인 대통령, 사드 추가 임시배치 관련 입장, 17.9.8.
- [한겨레] 지지층 ‘사드 반발’ 거세자…직접 나서 ‘불가피성’ 호소, 17.9.8.
- [한국일보] 사드, 내년 12월 최종 배치할 듯, 17.12.13.
두 달 동안 북한의 별다른 도발이 없어 남북대화의 가능성이 커지던 11월, 귀순 북한군 병사가 총상을 당한 채 남측 JSA 지역에서 발견되었습니다. 당시 다른 북한군 병사들이 귀순 병사에게 총격을 가하는 과정에서 북한군이 정전협정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남북 간의 긴장감이 높아지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여부에 대한 논의가 급진전되면서 남북관계는 대화 모드로 빠르게 전환되었습니다.
[관련기사]
- [한겨레] 북한군, 귀순병사에 40여발 총격…이국종 교수 “열흘이 고비”, 17.11.14.
- [아시아투데이] ‘JSA 총격 귀순’ 북한 정전협정 위반논란...남북관계 긴장감 고조되나, 17.11.19.
12월 15일에는 중국에서 한중 정상회담이 열렸습니다. 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를 합의했습니다. 사드 배치 이후로 냉각되었던 한중 관계가 회복될 기미가 보이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사드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사드에 대해 직접적으로 논의한 것은 시진핑 주석이 ‘잘 알아서 처리해 주기 바란다.’라고 말한 것뿐이었죠. 이 회담 이후로 사드에 대한 입장은 양국 모두 그대로 유지한 채 다른 분야의 한중 교류를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관련기사]
- [한겨레] 문 대통령 “한-중, 힘 합치면 동북아 평화 이뤄낼 수 있어”, 17.12.15.
- [한겨레] 민주 “한중회담 성과”, 국민의당 “문재인 대통령 부부 여행 짠 것이냐”, 17.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