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 고민중
반갑습니다. 대뜸 시작되는 질문에 놀란 독자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요. 편집장 고민중입니다. 어떠한 연유인지는 모르겠지만 각자의 공간을 지나치다가 집으신, 손에 딱 잡히는 문우 59호를 펼치신 독자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그럼 질문으로 돌아가 볼까요? 여러분의 일상, 잘돌아가고 있으신지요. 아마 2018년 1학기 개강을 맞이한 학우분들에게는 정신없는 그런 나날들이 이어지고 있을 것 같네요. 뭐 2만 연세인, 더 나아가 한국 사회의 평범한 20대 1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도 큰 문제없이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네요. 밥 잘 먹고 수업 열심히...는 아니고 그냥 듣고 과제도 뭐 낼 수 있다면 내고?(이렇게 나온 학점은 항상 스트레스를 주지만...) 새로 시작한 아르바이트도 참 재미있습니다. 아참, 영어공부도 종종 하고 있어요. 글로벌 시대에 뒤처지면 안 되니까요. 가끔씩은 친한 친구들과 좋은 시간도 보내고, 항상 '나중에 뭐 먹고 살래?' 물어보시는 부모님의 잔소리도 요즘 들어 아주 약간 줄어든 것 같기도 합니다. 어쩌다 보게 된 뉴스에서는 또 누가 일하다 죽었다지만 취업도 못할 것 같은 제가 하기에는 조금 이른 걱정인 것만 같고요. 실시간 검색어 1위는 북한이지만 뭐 어떻습니까. 설마 전쟁이라도 날까 봐요. 그런 건 먼 나라 이야기 같습니다. 너무 제 얘기만 하는 것 같아 독자분들의 이야기도 궁금해지려는 찰나, 조금은 다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이렇게 일상이 어찌저찌 굴러가고 있음과 달리 언론에서는 언제나와 같이 지금의 우리가 '위기'라고 말합니다. 아마 몇몇분들은 '위기'라는 말을 들어도 더 이상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이 단어가 익숙하실 것 같은데요. 제가 오늘 저녁 맛난 돈가스덮밥을 잘 먹 은 것과는 별개로 세상은 참 위기인가 봅니다. 그래서 문우에서는 이번 59호를 통해 이러 한 위기상황을 조명해보았는데요. 결과가 어떻게 되었느냐고요? 네, 그렇습니다. 2018년은 계속해서 '위기의 시대'입니다. 경제 위기, 군사 위기, 대학의 위기 등 많고도 많은 위기는 우리의 공간을 구성하고 곧 내 삶을 옥죄어 오기도 합니다. 과연 그런지 잘 모르시겠다고요? 이 시대의 청년을 대표하는(?) 제 일상을 한번 되짚어 볼까요. 학점 별 거 아니라고 웃어넘기면서도 시험기간만 되면 앓는 소리를 내며 SNS를 붙잡고, 10년이 넘도록 매달려도 도통 알 수가 없는 영어 공부도 꾸역꾸역 해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도 '취.업.' 두 글자는 별나라 달나라 이야기 같고 행여 일자리를 구한다 해도 과로사라도 하게 되면 어쩔까 두렵 습니다. 국회에서 '과로사 방지법이 발의되기도 할 정도라니까요. 이번 59호의 메인기획이기도 한 전쟁 위기 또한 빼놓을 수 없습니다. 2017년은 참 격동의 한 해였습니다. 작년 2월 당선된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불바다로 만들겠다."라는 발언을 하고, 계속되는 북한의 무력 핵 도발과 사드(THAAD) 배치로 한반도 군사 위기는 한층 심각해졌습니다.
최근 평창올림픽을 기점으로 남-북미 간의 유화 국면이 마련되고 있다고는 하는데 한치 앞을 내다볼 수가 없군요. 평화로워 보이는 제 일상, 사실 그렇지 않았네요. 이뿐 만이 아닙니다. 2018년 2월부터는 한국에서 본격화된 미투(MeToo)운동이 '여성들의 삶이 그동안 얼마나 위태로웠는지' 고발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다시 한 번 묻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일상, 정말 괜찮나요?
앞에서 이야기한 위기는 더 이상 한국 사회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글로벌 시대답게 우리가 마주한 위기 또한 세계화 되어갑니다. 그렇기 때문에 각국의 전문가들과 정부에서는 지금의 상황을 개혁하기 위한 대안을 쏟아내고 있지요.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도,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도 자신만의 관점을 담아 큰 그림을 그리며 자국민들을 설득하는 것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대안들 덥석 믿을 수 있는 것일까요? 국제정치의 전문가가 내놓는 해법이 나를 평화로운 서상에서 살게 해줄 수 있을까요? 수많은 경제학자의 업적이 내 암울한 미래를 밝게 만들어줄 수 있을까요? 이번 겨울 호에서는 이 대안적 담론들을 차근차근 검토하고자 했습니다. 문우 편집위원들이 한 학기 동안의 활동을 통해 얻은 '문우의 관점'으로 우리가 발 닫은 공간을 새롭게 바라본 결과물을 기사로 엮었습니다. 그렇게 재구성한 공간에서 문우는 새로운 '눈', 즉 관점을 제시하려고 합니다. 별일 없어 보이는 일상을 찢어 그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 2018년의 우리에게 필요한 '관점의 전환'을 시작 하려고 합니다. 부디 문우의 이야기가 독자 분들의 일상에 가닿기를, 찢어진 틈새에서 함께 고민을 시작해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18년 2월
추운 캠퍼스 안 가장 따뜻한 외솔관 지하 문우방에서
편집장 고민중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