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의 달, 옥상에 올라간 사람들

수습편집위원 해로

by 문우편집위원회

참고: 이 글은 민주노총 금속노동조합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의 이지영 사무장과 진행한 서면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다. 글의 중간에 따옴표와 함께 기재된 내용은 해당 인터뷰의 인용이다. 여러모로 분주한 상황에도 인터뷰에 응해 주신 이지영 사무장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참고 2: 법적으로 ‘노동력을 제공하고 얻은 임금으로 생활을 유지하는 사람’을 뜻하는 말은 ‘근로자’다. 그러나 근로자가 ‘부지런히 일하는 사람’을 뜻해 ‘시키는 일을 수동적으로 부지런히 이행하는 자’라는 문맥을 포함할 수 있다는 점, 또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이미 여러 형태의 노동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 그리고 노동조합 등 여러 법적 용어에서 이미 노동이라는 단어를 채택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본 글에서는 ‘노동자’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다.



0. 지상의 달, 옥상에 올라간 사람들


구미시 구포동에는 불탄 채 삼 년째 방치된 9층 건물이 한 채 있다. 내부는 그을려 있는데 건물의 외벽에는 온갖 스티커와 포스트잇이 붙어 있는 이상한 공장이다. 그곳의 옥상에 사람이 한 명 산다. 겨울에는 달의 이면처럼 차가워지고 여름에는 금성처럼 뜨거운 곳. 이곳에서 박정혜 씨는 벌써 일곱 번째 계절을 나고 있다.

정혜 씨는 민주노총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의 수석부지회장이다. 본래 이 공장의 노동자였던 정혜 씨가 마지막으로 맨땅을 밟았던 것은 500일도 더 전이다. 니토덴코의 노동자 탄압에 맞서 고공농성을 진행 중인 까닭이다.

“고공농성은 땅에서 더 이상 방법을 찾지 못한 노동자들이 하늘 가까운 높은 곳에 올라 부당함을 호소하는, 100여 년 전부터 우리나라에만 있는 시위 방법입니다. (···) 노동자가 법과 제도를 바꿀 수 없기 때문에 본인을 희생하면서까지 문제해결을 위해 간절함을 전달하기 위해 선택하는 투쟁 방법인 것 같아요.”

고공농성이란 노동자들이 사측의 부당한 대우에 항의하기 위해 회사 건물, 혹은 회사가 보이는 고층 구조물의 꼭대기에서 진행하는 농성을 뜻한다. 100여 년 전 일제강점기 당시 평양의 노동자였던 강주룡의 농성이 최초인, 우리나라의 특수한 투쟁 방식이기도 하다. 노동자들은 드물지만, 꾸준히, 매번 큰 각오를 안고 위로, 위로 향했다. 대표적으로 한진중공업에서 부당 해고를 당한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의 사례가 있으며, 쌍용자동차의 해고자들도 이와 같은 고공농성 투쟁을 진행한 바 있다. 현재 정혜 씨 외에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노동자로는 세종호텔의 해고자인 고진수 씨를 꼽을 수 있다. 세종호텔에서 주방장으로 일하던 고진수 관광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장은 코로나19에 의한 경영 악화를 이유로 해고되었고, 현재 복직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불과 얼마 전인 2025년 6월 19일까지 고공농성을 진행하다가 임단협[1]이 타결되어 극적으로 땅을 밟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의 김형수 지회장도 고려하면, 생각 외로 많은 노동자들이 동시에 공중에서 투쟁을 진행한 것이다.

고공농성을 진행하는 노동자는 의식주를 포함한 모든 생활을 좁은 고공 공간에서 해결한다. 식사는 지상에서 투쟁하는 동료 노동자들이 준비한 뒤 도르래 등의 도구를 통해 위로 올려보내 주고, 목욕에는 샤워용 물티슈 등을 이용한다. 정혜 씨처럼 건물 옥상에서 농성할 때는 조금씩 걷는 등의 운동을 할 수 있지만, 그보다 좁은 공간에서 진행되는 농성이 많아 쉽지는 않다. 세종호텔 해고자인 고진수 지부장의 경우, 비좁은 지하차도 안내 구조물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어 걷기 위한 공간조차 매우 부족하다. 정혜 씨처럼 옥상에서 농성을 진행하더라도 여전히 제대로 된 운동을 하기가 어려워 체력에 많은 부담이 되고, 바이러스 등에도 취약해져 건강 이상이 생기기도 쉽다. 최소한의 건강 유지를 위해 왕진 의사의 진료를 받기도 하지만, 워낙 열악하고 좁은 장소에서 모든 생활을 이어가다 보니 충분한 조치라고 하기 어렵다.

이러한 고공농성은 단식투쟁이나 분신과 유사하게, 자신의 건강과 생명을 담보로 하는 매우 위험한 투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정혜 씨는 왜 이런 투쟁을 감행한 걸까.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노동자들이 이러한 투쟁까지 감행하며 요구하는 것은 무엇일까.



1. 누구도 옥상에 올라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 다만 그래야 할 뿐


“공장 철거를 막아야 했기 때문에 저희는 고공농성에 돌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고용 승계가 되기 전까진 절대 내려올 수 없다고 하고 있죠.”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일본에 위치한 니토덴코 사의 자회사로, 스마트폰 등에 활용되는 편광필름을 비롯하여 다양한 반도체 부품을 생산하는 회사다. 니토덴코와 같은 해외 기업은 국내에 자회사를 설립할 때 큰 혜택을 받는다. 국외 자본의 국내 투자를 적극 장려한다는 명목에서다. 특히 니토덴코의 경우 구미시로부터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 건설을 위한 부지 임대료를 50년간 감면받은 바 있다. 이 경우 지방에 위치한 구미시의 지역 일자리 창출 목표와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수혜의 정도가 유난히 컸다.

그러나 이런 혜택 하에 설립되었던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9층 공장은, 2022년 10월 화재가 발생한 후 가동을 멈춘 상태다. 화재로 인하여 니토덴코는 1300억 원의 화재 보험금을 수령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법인 청산을 결정하고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이때 희망퇴직을 거부한 17명의 노동자가 일방적으로 정리해고되었다. 이때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물량이 전부 평택의 한국니토옵티칼에 이관되었다. 화재를 명목으로 법인을 청산하고 노동자들을 해고하더니, 동일한 본사의 자회사인 자매 법인으로 물량을 완전히 옮겨버린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니토덴코는 고용 승계를 요구한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노동자들을 단 한 명도 고용하지 않았다. 평택에서 156명의 노동자를 신규 고용한 것과는 대비되는 행보다.

“외투기업이 국내에 들어와 온갖 세제 혜택을 다 받지만, 기업이 철수할 때는 고용 유지나 책임 경영에 대한 법적 의무가 없습니다. 피해는 고스란히 노동자와 지역사회가 떠안고 있습니다. 외투기업의 철수에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를 위한 법과 제도가 전혀 없습니다.”

일견 비상식적으로까지 보이는 이러한 횡포는 외투기업[2]에 대한 미비한 규제를 바탕으로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외투기업의 일방적 철수를 방지할 수 있는 법률이나 제도가 마땅히 마련되어 있지 않다. 극단적으로 말하여, 외투기업이 국내의 각종 혜택만 누린 후 돌연 철수를 결정하더라도 이를 제지할 뾰족한 수단이 없는 것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의 권리 보호는 더더욱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러한 문제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철수 이전에도 계속해서 제기되어 왔다. 인접한 지역만 보더라도 대구의 한국게이츠, 영천의 다이셀코리아의 노동자들이 이미 유사한 투쟁을 진행한 바 있다. 전국으로 범위를 확대하면 이보다도 다양한 사례와 고발이 쏟아진다. 국가가 마땅히 개인의 노동할 권리를 보장해야 함에도, 수년에 걸쳐 이어진 노동권 침해 행위를 전혀 해결하지 못한 것이다.



2. 그날, 삶의 터전 앞에서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지영 사무장께 고공농성에 돌입하던 당시의 이야기를 소상히 들을 수 있었다. 이하의 내용은 인터뷰의 내용에 자료 조사를 더하여 줄글로 풀어낸 것이다.

화재 이후 니토덴코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청산과 구미 공장의 철거를 지극히 일방적으로 결정하였다. 아직 노사 간에 어떠한 합의도 이루어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외투기업에 대한 미비한 규제를 방패로 노동 현장을 완전히 삭제하려고 든 것이다. 노동자들은 구미시에 ‘합의가 완료되지 않았으므로 당장의 철거는 부당하다’라는 의견을 강력히 피력하였으나 구미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2024년 1월 8일, 구미시에서 니토덴코가 요청한 해당 공장의 철거를 승인하리라는 소식을 노동자들에게 미리 통보한 것이다. 해당 소식을 접한 노동자들은 긴급히 공장 사수에 나섰고, 이것이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고공농성의 시발점이 되었다.

당시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뒤편에 위치한 공장은 확장 공사를 진행하던 중이었는데, 해당 공사의 노동자들이 새벽 중 공장의 위치를 혼동하여 옵티칼 지부에 진입했다. 철거 승인 예정 통보로 인해 긴장해 있던 옵티칼의 노동자들은 이를 공장 철거를 위한 진입으로 오인하였다. 이 탓에 당시 현장에 있던 소현숙 씨와 박정혜 씨가 긴급히 공장 옥상으로 향했고, 그대로 고공농성이 시작되었다. 문제는 고공농성이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구미시에서 예정대로 공장의 철거를 승인하였다는 점이다. 건물이 철거되면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청산 절차가 빠르게 진행되고, 그만큼 교섭의 가능성이 희박해지기에 노동자들은 어떻게든 건물을 사수할 수밖에 없었다.



3. ‘노동자’가 아닌 ‘노동자들’의 투쟁


그렇게 시작한 고공농성이 벌써 두 번째 여름을 지나고 있다. 본래 두 명이 진행하던 이 농성은, 소현숙 씨가 건강 악화로 인해 땅으로 내려오면서 박정혜 씨의 몫이 되었다.

그러나 니토덴코의 노동자 탄압에 정혜 씨만 저항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정혜 씨가 옥상을 지키며 철거를 막는 동안 동료 노동자들은 백방으로 뛰며 사측과의 교섭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니토덴코의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소송을 제기하거나, 국회 청원을 통해 니토덴코를 청문회에 회부하는 일 등이 그 예시다. 이중 지난 5월 시작되었던 국회 청원의 경우, 퀴어 퍼레이드에 참여해 청원에 동의해 달라는 요청을 QR코드로 공유하기도 했다.[3] 결과적으로 5만 명 이상의 시민이 동의하여 무사히 안건을 상임위로 회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청문회가 개회되기까지는 최대 90일이 소요되는 데다, 현재 노동조합법 개선 등 계류되어 있는 중요 사안이 많아 신속한 개회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청문회가 속히 개회된다면 국회를 통해 니토덴코에게 책임을 물음으로써 사측에 압박을 가하고, 그를 통해 교섭을 시도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된다. 또 지회는 니토덴코의 노동자 탄압 및 고용 불승계가 OECD 가이드라인을 위반한다는 점을 근거로 사측을 NCP에 제소하기도 했다. 해당 제소의 경우 1차 평가에서 대화 주선이라는 결과를 얻었고, 조정위원을 구성해 날짜를 조율 중이다. 지금까지 니토덴코가 노동자들과의 대화 자체를 일절 거부한 것을 고려하면, 이번 제소가 첫 교섭을 위한 중요한 발걸음으로 보인다.

이러한 성과는 앞으로의 희망을 암시하는 지표들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노동자들이 그간 이어 온 치열한 투쟁을 보여주는 흔적이기도 하다. 투쟁에 온 힘을 쏟다 보니 노동자들의 실제 생활에는 큰 어려움이 따른다. 옥상에 있는 정혜 씨는 자신이 고공에 오른 뒤 태어난 조카의 얼굴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최근에는 치주질환과 온열질환, 바이러스성 장염 증세를 보이는 등 여러 건강 문제마저 겪고 있다.


“평택, 서울, 일본 등 왔다 갔다 하며 투쟁에 올인하다 보니 가족들에게 소홀해질 수밖에 없더라구요. 어린 자녀가 있는 조합원들도 있고, 가족을 많이 못 챙기니까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많이 듭니다. 또 한 가지는 투쟁을 하면서 느낀 건데, 고공농성을 지켜보는 입장으로서도, 왜 노동자들은 본인을 희생시키면서까지 투쟁할 수밖에 없을까, 하는 심리적 힘듦도 있어요.”


이지영 사무장 역시 이러한 고민을 인터뷰에서 나누어 주었다. 정혜 씨와 마찬가지로 투쟁하는 다른 노동자들 역시 자신의 일상을 전혀 지키지 못하는 상태다. 사측에서 노동자들에게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여 4억 원 이상의 배상금을 요구하고, 이들의 재산을 가압류하는 일도 생기는 등 경제적인 어려움도 따른다.

사진 1.jpg 고용 승계를 위해 투쟁하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의 노동자들. 옥상에 보이는 소현숙, 박정혜 씨를 포함해 총7명



4. 그럼에도 싸운다, ‘우리’이기에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한 투쟁이지만, 저희는 3년째 투쟁하며 많은 연대 동지의 힘을 받았고 그 힘으로 같이 싸워 나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저희만의 투쟁이 아니라 쉽게 포기할 수 없어요. 끝까지 싸워 연대 동지와 함께 승리의 기쁨을 맞이하고 싶어요.”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힘든 투쟁을 500일 이상 이어오고 있는 것은, 이들의 투쟁이 ‘자신만의 투쟁’이 아니기 때문이다. 3년째 이어지고 있는 고된 투쟁 중 노동자들은 동료 노동자들의, 또 시민들의 연대에 힘입어 왔다. 올해 초에는 여러 사정으로 현장을 찾을 수 없는 이들이 연대의 의미를 담아 인형을 전달했고, 구미에서부터 서울의 국회까지 도보로 이동하는 ‘희망뚜벅이’ 투쟁을 통해 투쟁을 알리기도 했다. 봄에는 불탄 건물의 외벽에 종이꽃을 붙이고, 깃대를 이용해 종이꽃을 옥상까지 전달하여 연대를 표한 시민들도 있다. 상술한 국회 청원의 경우 노동자들이 게시한 청원 페이지가 SNS를 통해 널리 전파되면서 목표 인원에 도달하였을 뿐 아니라, 특히 사회적 소수자를 포함하는 많은 시민의 연대를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시민들의 연대를 바탕으로 6월 대선 기간에는 권영국 당시 대선 후보가, 올 7월에는 김영훈 노동부 장관이 현장을 찾아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정치인들의 방문과 별개로 꾸준히 구미의 현장을 찾아 함께 식사를 준비하고 연대를 표하는 시민들도 있다.

조금 앞서 승리를 맛보았던 또 다른 동료 노동자들의 연대도 이어졌다. 구미시에서 무려 9년간 투쟁을 이어 왔던 아사히글라스의 노동자들이 대표적이다. 아사히글라스는 하청업체 교체,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법인 청산으로 해고당해 그 사유가 조금 달랐지만, 같은 구미시에서 발생한 사건이며, 부당한 해고에 맞서 싸웠다는 점에서 상황이 비슷하다. 아사히글라스의 노동자들은 옵티칼 공장을 직접 찾아 약식 집회에 함께하는 등 직접적으로 연대를 표했다.

이러한 연대 속에서, 또 동료 노동자들을 위해 ‘외투기업의 고용승계’라는 선례를 만들고자 하는 마음가짐으로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노동자들은 계속 투쟁한다. 이들의 목표는 승리해 기존의 삶으로 돌아가는 것뿐만이 아니다. 지금껏 연대해 온 동지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는 것, 얼굴도 알 수 없는 다른 노동자들과 조금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것 또한 이들의 청사진에 담겨 있다.



5. 우리에게도 ‘우리’인 그들


“저희 투쟁을 주변에 소개해 주시거나 외투기업의 문제들을 널리 알려주시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됩니다.”

쉽지 않은 싸움을 ‘함께’라는 힘으로 이어가는 노동자들에게는 더 크고 단단한 연대가 필요하다. 구미에 직접 찾아가 연대를 표할 수도 있고, 인형 보내기 캠페인과 같이 멀리 떨어진 곳에서 마음을 표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이지영 사무장의 말대로 투쟁 정보를 널리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트위터(현 X) 등의 SNS를 통한 정보 공유도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용자층이 보다 다양한 플랫폼에서의 공유가 연대자 확보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언뜻 너무나도 쉬워 보이는 말 한마디가, 그게 어렵다면 게시글의 공유 한 번이, 또 마음이 닿는 대로 표하는 ‘함께’의 마음이 모여 연대가 된다. 특히 지난 5월에서 6월 간 이어졌던 청원과 같이, 국회 청원 등에 동참을 요청하는 글을 알리고 또 참여하는 것도 도움의 일환이 될 수 있다.

노동자들은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위해 싸우지만, ‘우리’를 위해 싸우기도 한다. 언젠가는 어떤 형태로든 노동하게 될 수많은 ‘우리’를 위해서. 광장에서 이름도 성격도 알지 못하는 사람들과 함께 기치를 들었던 사람들처럼, 각자의 삶의 터전에서 살아갈 서로 다른 ‘나’를 위해. 때로는 그 서로 다른 ‘나’에게 이유 없는 비난을 받기도 하고 편견 어린 시선 아래 놓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양보할 수 없는 의지를 위해서. 그러니 지상의 달에 있는 또 다른 ‘나’를 위해 함께 목소리를 높이자. 박정혜라는, 또 고진수라는 이름의 ‘나’를 위하여, 결국은 ‘우리’를 위하여.


마지막으로 인터뷰에 응해 주신 이지영 사무장의 말씀을 전한다.

“저희 투쟁은 외투기업의 책임을 묻는 투쟁입니다. 반드시 승리해서 고용승계의 선례를 꼭 남기고 싶습니다. 그 길에 많은 동지들의 응원과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추가하는 말


지난 8월 29일, 박정혜 수석부지회장은 고공농성을 종료하고 600일 만에 땅을 밟았다. 그러나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투쟁이 끝난 것은 아니다. 국회에서 빠른 시일 내에 청문회가 실시되고, 노동자들의 고용승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연대가 필요하다.



[1] 임금과 단체협약의 준말. 노동조합과 사용자 간 체결하는 협상으로, 주로 임금과 노동시간, 복리후생, 노동조건 등을 협의한다.

[2] 외국인투자기업의 준말. 외국인투자촉진법에 따른 ‘외국인 투자’를 받은 기업을 말하는데, 1억 원 이상의 투자, 주식의 10% 이상 취득 등 다양한 조건을 바탕으로 한다. 니토덴코의 경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3] 올해 퀴어 퍼레이드에 대한 정보는 본지의 ‘활동정리’ 중 ‘2025 제26회 서울퀴어문화축제 후기’를 참고하면 더욱 자세히 알 수 있다.


참고 문헌

신정임,『우리 같이 노조해요』, 오월의봄, 2024

손가영, “97일 고공농성 끝, 땅 밟은 김형수 "노조법 2·3조 개정으로 길 열자"”, 프레시안, 2025.6.19, http://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5061916463159043

김영화, “한국게이츠, 대구공장 31년 만에 폐업...노동자 150명 '해고 위기'”, 평화뉴스, 2020.6.29, https://www.pn.or.kr/news/articleView.html?idxno=18169

김보현, “외투기업 다이셀코리아, 무상임대 끝나는 시점에 일방적 폐업 논란”, 뉴스민, 2022.5.19, https://www.newsmin.co.kr/news/72295/

최하나, “이기적인 ‘말벌’ 동지가 목격한 영화보다 영화 같은 순간”, 오마이뉴스, 2025.5.25, https://omn.kr/2dq1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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