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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느Yonu Nov 09. 2019

선종, 소천, 입적. 종교계 각각 다른 죽음의 표현


어제는 이태석 신부의 선종 10주기였고 오늘은 서강대 전 총장 박홍 신부의 선종 부고가 났다. 


종교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한국 사회에 살다 보면 그만큼 부고를 접할 때마다 다양한 죽음의 표현을 접하게 된다. 천주교계의 선종, 개신교계의 소천, 불교계의 입적까지. 각 교계와 종교인들이 그들만의 단어를 고수하는 것은 분명 이유가 있어서다. 그래서 나도 오늘은 한 번 그 뜻을 뜯어보았다. 


**특정 교계의 입장을 대변해 쓴 글이 아님을 밝힙니다. 

**각 교계에서 사용하는 다른 표현들 피드백 환영합니다. 


선종. 대죄가 없는 상태에서 죽다. 

출처 = 다음 한자사전


착할 선(善)에 끝날 종, 마칠 종(終) 자를 써서 착하게 마쳤다, 죄가 없이 마쳤다를 의미한다. 

마지막 고해성사를 마치고 인생을 끝내 죄가 없이 죽음을 의미한다. 


고인이 된 박홍 신부의 경우 그의 생전에 설왕설래가 많았던 것을 나도 알고 있다. 그러나 오늘은 그가 삶을 마친(終) 날인데 산사람들이 마친 사람에게 지나치게 왈가왈부하는 것 같아 조금 아쉽다. 우리는 언제 조용한 추모와 추모 기사 한토막 보는 게 가능할까. 



소천. 하늘의 부름을 받아 돌아간다. 

출처 = 다음 한자사전

부를 소(召) 자에 하늘 천(天)을 써서 좀 특이한 단어다. 직역하면 하늘이 불렀다고만 돼있다. 개신교의 하늘은 곧 하나님이니 하나님이 불렀다. 직접적으로 끝냈다는 표현은 없다. 그리고 어찌 보면 수동형이다. 불려서, 간 것이다. 



입적. 승려가 죽음

사전 정의 중 가장 간략한 설명이지만 한 글자 한 글자 뜯어보면 예술이다. 들 입(入)에 고요할 적(寂). 고요함에 든다. 시끄러운 인간 세계를 떠나 고요함으로 들어선다니. 참으로 불교다운 표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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